'17년차 배우' 주지훈이 외모에 신경 쓰지 않는 이유[SS인터뷰]

정하은 2023. 1. 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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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정하은기자]17년차 배우 주지훈의 연기 철학이 ‘젠틀맨’에서도 통했다.

영화 ‘젠틀맨’은 흥신소 사장 지현수(주지훈 분)가 실종된 의뢰인을 찾기 위해 검사 행세를 하며 불법, 합법 따지지 않고 나쁜 놈들을 쫓는 범죄 오락 영화다.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웨이브의 영화 펀드 첫 투자 작품이자 오리지널 영화로, 연출은 ‘아티스트: 다시 태어나다’의 신예 김경원 감독이 맡았다.

영화 ‘암수살인’ ‘공작’ ‘신과함께’ 시리즈를 비롯해, 드라마 ‘하이에나’, 넷플릭스 시리즈‘’킹덤’ 등 스크린과 안방극장을 오가며 연기력과 흥행력을 모두 잡은 주지훈이 4년만에 극장으로 돌아와 주목받고 있다.

예산이 큰 영화도, 스타 감독의 영화도 아니었지만 주지훈은 ‘젠틀맨’이 가진 이야기의 힘에 매료됐다고 말했다. “두 번의 반전이 있는데도 쉽게 읽혔다. 힘없는 사람이 거대 권력을 이겨나가는 이야기인데, 허술해 보일 수 있는 부분도 보는 사람이 잘 넘어갈 수 있게 위트로 넘어갈 수 있는 장치들이 잘 되어 있었다.”
검사로 위장한 흥신소 사장으로 분하는 주지훈은 능글맞으면서도 특유의 카리스마를 발산한다. 높은 싱크로율의 연기는 마치 캐릭터가 주지훈의 옷을 입은 것처럼 느껴지게 만든다. 김 감독 역시 주지훈을 생각하며 대본을 썼다고 밝히기도 했다. 주지훈 역시 “현수를 보자마자 내 말투, 어휘들이 느껴졌다. 능글거림이 직설적으로 표현하자면 ‘양스러움’(양아치스러움)이 느껴지더라. 다들 날 놓고 쓰면 왜 ‘양스럽게’ 쓰는지 모르겠다”며 웃었다.

주지훈은 평소에도 절친하게 지내는 박성웅과 한 작품에서는 처음으로 만나게 됐다. 작품을 고사한 박성웅을 직접 설득했다며 “성웅이 형 말고 누가 소화할 수 있을까 싶었다. 등장만으로 관객을 긴장시킬 수 있는 배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부담스러울까 봐 걱정했다. 나 역시 무리한 부탁을 많이 받아봤고 나는 잘못이 없는데 미안해지더라. 그런데 남길이 형과 있는 세명의 단톡방에서 ‘젠틀맨’ 출연 얘기를 하다 2시간 만에 수락하더라”라며 “친해서 좋은 게 그런 거 같다. ‘이유가 있겠지’하는 신뢰감이 아무래도 더 생기는 거 같다”고 두터운 신뢰를 드러냈다.

이야기는 판타지적일 수밖에 없지만 등장인물 만큼은 현실적으로 그려내고 싶다는 게 주지훈의 철학이다. 훤칠한 키에 카리스마 강한 비주얼까지, 외모하면 빠지지 않는 주지훈이지만 배우에게 외모는 캐릭터를 위해 써야 한다는 자신의 연기관을 이야기했다. ‘젠틀맨’ 현장에선 대부분 메이크업을 하지 않고 촬영했다는 주지훈은 극 초반 등장하는 짧은 상체 노출신에선 탄탄한 몸매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이야기는 불가능해 보이는 일을 해결해나가는 판타지적인 쾌감이 필요하지만 등장인물들은 내 주변에 있는 아저씨, 삼촌 같이 현실적이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샤워신에서도 선명한 복근 보다는 삼겹살에 소주를 마시는 흥신소 사장이지만 평소에 몸을 많이 쓰기 때문에 탄탄한 몸을 가진 인물로 비춰지고 싶었다.”
또 맨얼굴 촬영에 대해선 “어느 순간 깨달았다. 내가 배우 전체를 대변할 순 없지만, 멋져 보이려고 아무리 노력해도 내용이 멋지지 않으면 배우가 멋있다는 얘기가 나오지 않는다. 관객은 2시간 동안 가장 감명받은 배우의 얼굴을 기억하시더라. 감명받은 얼굴이 없다는 건 그 영화가 재미와 감동을 주지 못했다는 뜻이다. 외관에 그렇게 신경 쓸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소신을 밝혔다. 주지훈은 차기작 ‘피랍’에서는 12㎏를 다시 찌웠다고 전해 새로운 모습에 대한 궁금증도 높였다.

2006년 MBC 드라마 ‘궁’으로 연기 활동을 시작해 어느덧 17년차 베테랑 배우가 됐다. 올해 주지훈은 다양한 작품으로 대중과 만난다. ‘젠틀맨’을 시작으로 영화 ‘사일런스’, ‘피랍’, ‘지배종’부터 첫 고정 예능인 ‘두발로 티켓팅’까지 다양한 작품들이 기다리고 있다. “앞으로 더 자주 뵐 거 같다. 부모님보다 기자님들을 더 자주 본다”며 너스레를 떨며 “요즘에 일하는 게 참 재밌다. 연기하는 것도 즐겁고 창작 과정들이 늘 재밌고 감사하다”며 연기에 대한 진심을 전했다.

jayee212@sportsseoul.com
사진 | 콘텐츠웨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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