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현석까지 재등판…YG, 세대교체 성공 이뤄낼까
아티스트 라인업 약화 우려
걸그룹 론칭 예고로 분위기 반전
새 판 짜기 기대감에 주가 상승
연말까지만 해도 우려 시선이 많았다. 빅뱅 태양, 대성과 재계약이 불발됐다는 사실이 알려져서다. 이미 탑이 연초 YG를 떠났던 가운데 태양은 더블랙레이블행을 택했고, 대성은 당장 새 둥지를 틀진 않았다. 이에 더해 ‘포스트 빅뱅’으로 통했던 아이콘 멤버 6명 전원(김진환, 바비, 송윤형, 구준회, 김동혁, 정찬우)까지 YG를 떠나 신생 기획사 143엔터테인먼트로 향하는 선택을 했다.
12월 한 달에만 아티스트 8명이 YG 라인업에서 이탈했고, 빅뱅 지드래곤과의 재계약 협의도 마무리 짓지 못했다. 이에 더해 대표 소속 배우였던 강동원까지 YG와 재계약하지 않자 YG 아티스트 라인업 약화에 대한 우려 시선이 짙어졌다. 이 같은 상황 속 올해 중 계약만료 예정인 것으로 알려진 블랙핑크가 태양의 뒤를 따라 더블랙레이블로 둥지를 옮기기로 결정했다는 보도까지 나오면서 YG 분위기가 더 뒤숭숭해졌다.
신인 걸그룹 티저 영상에는 양현석까지 총괄 프로듀서 직함을 달고 모습을 비췄다. YG 설립자인 양현석은 YG가 ‘버닝썬 게이트’로 휘청이던 와중인 2019년 6월 성접대, 비아이 마약 수사 무마를 위한 보복 협박 등 각종 의혹에 휩싸이자 “모든 직책을 내려놓겠다”고 선언하며 YG 업무에서 손을 뗐던 만큼 그의 재등장에 이목이 쏠렸다.
양현석이 YG 총괄 프로듀서로 대중 앞에 다시 나선 것은 약 3년 반 만이다. 성접대 혐의에 대해 무혐의 처분을 받은 데 이어 보복 협박 혐의 1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자 것이 복귀에 자신감을 얻은 것으로 풀이된다. 새해 데뷔 예정인 YG 신인 걸그룹뿐만 아니라 양현석이 이전처럼 개인 브랜드 파워를 활용해 YG 및 아티스트 홍보에 적극적으로 나설지도 관심사다.
하지만 YG가 앞으로 풀어내야 할 숙제가 적지 않다. 일단 빅뱅 멤버 중 가장 존재감이 큰 지드래곤과 회사의 기둥으로 성장한 아티스트면서 올해 계약 만료 예정인 블랙핑크를 붙잡아 두는 일이 선결 과제다. 지드래곤과 블랙핑크까지 떠나면 대표 아티스트로 내세울 만한 팀이 악뮤와 위너밖에 남지 않는다. 아티스트 라인업의 무게감이 현저히 떨어지게 되는 것이다.
트레저의 경우 어느덧 햇수로 데뷔 4년차를 맞았으나 아직 K팝신에서 뚜렷한 족적을 남기지 못한 상황이다. YG 입장에선 올해 베이비 몬스터의 빠른 성장과 트레저의 영향력 확장을 동시에 이뤄내야 비로소 성공적인 세대교체 시기를 보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더블랙레이블과의 관계 유지도 빼놓을 수 없는 과제다. 원타임 출신 프로듀서 테디가 이끌고 있는 더블랙레이블은 2016년 YG 산하 레이블로 출발했다. 지금은 YG가 지분을 30%가량 보유하고 있는 YG의 관계 회사다. 수장인 테디가 블랙핑크 곡 작업을 책임지고 있는 데다가 태양까지 더블랙레이블행을 택한만큼 YG 입장에선 더블랙레이블과의 관계를 유지하는 일이 더 중요해졌다.
최근 더블랙레이블은 YG와 별개로 신인 걸그룹 멤버 선발을 위한 오디션 개최에 나서는 등 자체 영향력을 확장하려는 움직임을 보여 업계 안팎의 관심을 불러모으기도 했다. 이 가운데 블랙핑크의 더블랙레이블 이적설까지 불거지면서 일각에선 더블랙레이블이 독자 행보를 꿈꾸고 있는 것 아니냐는 추측도 제기 중이다. 그런만큼 YG가 더블랙레이블과 협렵 관계에 문제가 없다는 걸 보여주는 일도 중요해졌다.
한 가요계 관계자는 “YG는 양현석 프로듀서의 부재 여파 등으로 인해 타 대형 기획사들보다 세대교체가 늦은 편”이라며 “이미 4세대 신예 아티스트들이 K팝 시장의 판도를 바꿔놓은 상황이라 YG 입장에선 올해가 어느 때보다 중요한 분기점으로 여겨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식 (ssik@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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