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의 공포 덮친 건설업계…소형모듈원자로·UAM 등 신사업 공략
신사업 투자 쉽지 않은 중소 건설기업 부침 겪을 수도
(서울=뉴스1) 신현우 기자 = 리세션(경기후퇴) 공포가 부동산시장을 덮친 가운데 건설업계가 사업다각화에 주력하고 있다. 기존 주택에 편중됐던 포트폴리오를 소형모듈원자로(SMR)·도심항공교통(UAM) 등의 신사업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그러나 네트워크 확장과 신사업 투자가 쉽지 않은 중소 건설기업은 부침을 겪을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3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대형건설사를 중심으로 올해 △이산화탄소 포집·활용·저장(CCUS) △블루·그린수소 △UAM △SMR △폐배터리 순환 등의 사업을 구체화 또는 강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SMR은 출력규모 300MWe 이하인 원자로로, 모듈화된 설계 및 제작으로 설계가 단순화되고 표준화가 쉬운 특성이 있다. 블루수소는 고온·고압 상태에서 천연가스를 수증기와 반응시키고, 부산물인 이산화탄소는 분리·격리해 탄소 배출을 줄여 친환경적으로 생산된 수소다. 또 그린수소는 태양광이나 풍력 등 재생에너지를 이용해 물을 전기분해해 생산된다.
◇SMR·그린수소 등 사업 분야 강화…“올해 신사업 가시화”
우선 삼성물산은 지난 2020년 10월 국내 비금융사 최초로 탈석탄을 선언하고 태양광·SMR·그린수소 등의 사업에 적극 진출하고 있다. 실제 괌 망길라오 태양광 프로젝트를 통해 해외 태양광 발전시장에 진출했으며 SMR 사업 선두주자인 미국 뉴스케일파워(NuScalePower)사에 총 7000만달러의 지분을 투자했다. 특히 삼성물산은 사우디아라비아 등 그린수소를 핵심 에너지 수출 자원으로 육성하려는 국가와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오세철 삼성물산 건설부문 대표는 “올해 신사업 성과를 가시화해 지속성장 가능한 회사로의 기본을 다지고, 빈틈없는 사업관리로 경영목표를 달성하겠다”며 “지난해 발표한 탄소중립 목표를 기반으로 탄소 감축 기술 개발을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DL이앤씨의 경우 SMR을 미래 신성장 사업으로 육성한다는 전략을 세우고, 캐나다 테레스트리얼 에너지와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또 그린수소 및 암모니아 생산까지 연계해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새로운 에너지 기술 개발을 모색할 계획이다.
현재 DL이앤씨는 연간 100만톤 규모의 CCUS 시설에 대한 기본설계 경험과 차별화한 경쟁력을 앞세워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실제 CCUS 및 친환경 수소사업 전문 회사인 카본코를 설립했다.
DL그룹 관계자는 “건설과 석유화학·에너지 등 그룹의 역량을 총동원해 차별화한 친환경 사업을 추진 중”이라며 “세계적인 탄소중립 및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 강화 기조에 발맞춰 친환경 사업을 발굴해 미래 먹거리를 확보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포스코건설은 수소 플랜트와 유사한 국내외 프로젝트 수행 실적을 기반으로 청정수소로 분류되는 블루·그린수소 생산플랜트의 설계·시공 역량을 강화한다. 특히 관련 기술과 전문 인력을 확보하고 있으며 수소생산·판매 전문기업 어프로티움사와 ‘청정수소 생산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대우건설은 SMR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와 기술 개발로 글로벌 시장을 개척해 나갈 계획이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글로벌 환경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노력으로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소형모듈원전에 대한 기술력 확보 및 투자에 지속적으로 나설 예정”이라고 말했다.
◇건설사들 폐배터리 순환부터 UAM 버티포트까지 공략
SK에코플랜트는 수명을 다한 폐배터리에서 리튬·코발트·니켈 등 희소금속을 추출하는 리사이클링 기술을 선보인다. 특히 SK에코플랜트는 허브 앤 스포크(각 지점 물량들을 중심에 집중시키고 다시 지점으로 분류하는 시스템) 전략을 바탕으로 리사이클링을 위한 폐배터리 물량을 확보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전 세계 22개국에 44개 전기·전자폐기물(E-waste)처리시설 등을 보유한 자회사 테스를 필두로 글로벌 네트워크를 확대하고 있다.
GS건설은 본격적인 친환경 에너지 사업 추진을 위해 배터리 리사이클링 규제자유특구로 지정된 경북 포항시에 리튬이온 배터리 리사이클링 공장을 착공했다. 임병용 GS건설 대표는 “핵심 신사업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지속 가능한 기업 인프라 구축을 위해 중대재해 예방을 비롯해 환경·사회적 책무·기업지배구조 개선(ESG) 분야 사회적 책임에 철저히 대응하겠다”고 전했다.
롯데건설은 UAM 인프라 시설의 핵심인 수직 이착륙장 ‘버티포트(Vertiport)’ 기술 개발을 추진한다. 특히 롯데건설은 롯데그룹이 보유한 유통·관광 인프라 시설의 주요 거점과 연계해 안전하게 UAM을 이용할 수 있도록 차별화된 버티포트를 구축하고, 기존 교통망과 연계한 UAM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롯데건설은 롯데 계열사들과 협력해 롯데몰·롯데마트·롯데백화점 등 도심 내 주요 거점 상부에 버티포트 설치 가능 여부를 검토할 예정이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버티포트는 UAM 산업을 위한 핵심 인프라 시설로, 국내외 전문기관들과의 협업을 통해 버티포트 설계‧시공 기술 역량을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중소 건설업체들은 포트폴리오 변화가 쉽지 않다. 건설업체 한 관계자는 “대형 건설업체 중심으로 포트폴리오 변화가 있는데 중소업체들은 여력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조직구성, 투자, 연구·개발(R&D) 등이 쉽지 않아 사업 지속성이 떨어질 수 있다”고 귀띔했다.
hwshi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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