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리스크'에 베팅한 개미…테슬라 70% 폭락할 때 2배 뛰었다

김사무엘 기자 2023. 1. 3. 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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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레버리지 VS 테슬라 인버스'

테슬라 주가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테슬라 매수' 일변도였던 투자자들의 시각도 엇갈린다. 1.5배 레버리지로 더 과감한 투자에 나선 투자자가 있는 반면 테슬라 주가 하락에 베팅하는 인버스 투자자도 늘었다.

2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최근 일주일(12월26~30일) 간 국내 투자자들은 테슬라 주식의 1.5배 레버리지 ETF인 '디렉시온 데일리 테슬라 불 1.5X 셰어즈'(Direxion Daily TSLA Bull 1.5X Shares, 티커 TSLL)를 1283만달러(163억원) 순매수했다. 이 기간 순매수한 해외주식 중 3번째로 많은 규모다.

TSLL은 미국 ETF(상장지수펀드) 운용사 디렉시온이 지난해 8월 출시한 단일종목 ETF로 테슬라 주가 일일 수익률의 1.5배만큼 움직이도록 설계됐다. 지난해 테슬라 주가가 70% 폭락하자 저가 매수 기회라고 판단한 투자자들이 주가 반등시 더 높은 수익률을 올릴 수 있는 레버리지 ETF로 몰렸다.

1.5배 레버리지인 만큼 변동성은 더 크다. 지난해 8월10일 상장한 이후 현재까지 수익률은 마이너스(-) 75%로 이 기간 테슬라 낙폭(-58.15%) 보다 크다. 반대로 최근 2거래일 간 반등에서는 20.89% 올라 테슬라(13.8%) 보다 상승률이 높았다.

테슬라 주가 하락에 건 투자자들도 늘었다. 같은 기간 'AXS 테슬라 베어 데일리'(AXS TSLA BEAR DAILY, 티커 TSLQ) ETF의 순매수는 364만달러(46억원)로 순매수 12위에 올랐다. 이 종목은 테슬라 주가 일일 수익률에 반대로 1배만큼 움직이다.

테슬라 주가와 반대로 움직이는 인버스 ETF는 TSLQ외에도 TSLS, TSLI 등이 있다. 이 종목들은 지난해 7~8월 상장한 이후 현재까지 100~120% 상승했다.

테슬라 레버리지나 인버스 상품은 테슬라 주가의 변동성에 투자하는 상품인만큼 변동성이 커질수록 수익률은 높아지지만 방향을 잘못 맞혔다면 큰 손실을 감내해야 한다. 특히 일일 수익률의 배수를 추종하는 복리효과로 인해 장기 보유가 어렵다는 게 단점으로 꼽힌다. 최근 테슬라의 주가 변동성이 커지고 있어 레버리지 혹은 인버스 상품의 위험성도 그만큼 높아지고 있다.

최근 매수세에서 나타나듯이 테슬라 주가에 관한 시장의 시각은 엇갈린다. 우선 부정적인 시각은 테슬라 같은 제조업 기반의 기술주가 높은 금리와 경기침체의 여파를 피해가기 어려울 것으로 본다.

블룸버그는 "테슬라는 2022년 사상 최악의 한 해를 보냈지만 여전히 싸지 않다"며 "기업가치는 토요타, GM(제너럴 모터스), 포드, 스텔란티스 등 주요 자동차 기업보다 비싸다"고 지적했다.

높은 금리는 테슬라 처럼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이 높은 기업에 부담이 된다. 야후파이낸스에 따르면 현재 테슬라의 PER(주가순이익비율)은 37.67배로 5~10배 수준인 다른 자동차 업체보다 높다.

경기침체와 각종 비용 상승도 부담이다. 블룸버그는 "단기적으로 테슬라는 비용 상승, 경쟁 위협, 경기침체로 인한 수요둔화 위험 등의 문제에 직면했다"며 "연말 차량 할인 소식과 중국 공장의 일시적인 생산 중단 소식으로 인해 최근 몇 주 동안 수요 감소로 어려움을 겪고 있을지 모른다는 우려가 커졌다"고 분석했다.

무엇보다 최근에는 일론 머스크 CEO(최고 경영자)가 가장 큰 리스크라는 지적도 나온다. 무리한 트위터 인수로 인한 테슬라 지분 매각과 연이은 정치적 언행으로 투자자들이 등 돌리고 있는 상황이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가장 큰 리스크는 테슬라에 대한 팬덤이 식어가는 것"이라며 "일론 머스크는 테슬라가 글로벌 대표 기업으로 성장한 이후에도 정치적 발언을 지속하면서 특히 바이든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워왔다"고 설명했다.

여러 우려점들이 있지만 테슬라의 성장성과 실적을 감안하면 지금은 저평가 국면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한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성장성과 수익성 측면에서 테슬라가 전기차 메이커 중 가장 탁월한 펀더멘털을 보유하고 있다"며 "단기간 내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리더십이 급격하게 변화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

김세환 KB증권 연구원은 "테슬라 PBR(주가순자산비율)는 고점이었던 32배에서 현재 10배로 하락한 반면 ROE(자기자본이익률)는 22%에서 30%로 상승했다"며 "절대적 수준의 주가는 저평가 상태"라고 밝혔다.

김사무엘 기자 samuel@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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