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따리상은 커녕…" 중국인의 국내 약국 '감기약 싹쓸이' 진실은

정세진 기자 2023. 1. 3.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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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종로5가 '약국거리'에서 만난 한 약사는 "실제로 중국인들이 감기약을 싹쓸이하느냐"는 기자의 물음에 손사래를 쳤다.

최근 경기 하남시 망월동 한 약국에서 중국인이 여행용 캐리어에 감기약 600만원 어치를 구매해갔다는 보도가 나오자 정부는 대책마련에 나섰다.

보건 당국 역시 하남시 보건소를 통해 보따리상이 다녀갔다는 지역의 약국을 전수 조사한 결과 보도에서 언급한 600만 원 어치의 감기약을 판매한 약국은 없는 것으로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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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종로5가 '약국거리'의 한 약국에서 '타이레놀 품절'을 알리는 안내문을 붙였다. /사진=정세진 기자

"타이레놀이 문제지 다른 약은 많아. 중국 보따리상에 줄 물건(타이레놀) 있으면 우리가 팔지…"

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종로5가 '약국거리'에서 만난 한 약사는 "실제로 중국인들이 감기약을 싹쓸이하느냐"는 기자의 물음에 손사래를 쳤다.

최근 경기 하남시 망월동 한 약국에서 중국인이 여행용 캐리어에 감기약 600만원 어치를 구매해갔다는 보도가 나오자 정부는 대책마련에 나섰다. 감기약 공급 안정화를 위해 판매수량 제한 등의 대응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하지만 일선 현장에서는 '사재기 현상' 자체에 대해 의문을 표한다. 보건 당국 역시 하남시 보건소를 통해 보따리상이 다녀갔다는 지역의 약국을 전수 조사한 결과 보도에서 언급한 600만 원 어치의 감기약을 판매한 약국은 없는 것으로 확인했다. 일각에서는 섣부른 대책이 '가수요'를 부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약국거리'로 불리는 종로5가 ㅈ약국 관계자는 '중국 보따리상'에 대한 기자 질문에 "전혀 모르겠다"며 "코로나가 유행하면서 감기약의 공급이 불안정해진 건 꽤 됐다"고 말했다.

중국인은 물론 내국인 중에서도 감기와 코로나19 감염을 대비해 타이레놀을 구입하려는 사람이 늘면서 지난 2년간 타이레놀 공급이 불안정한 것은 맞지만 사재기나 보따리상은 없다는 얘기다.

ㄱ약국 A씨는 "중국 보따리상은 커녕 관광객도 별로 없다"며 "우리 약국은 3달치 타이레놀로 60통을 받았다. 하루 2~3통 팔면 한 달도 안 걸리는 데 그걸 보따리상에 팔겠냐"고 말했다. 코로나19 유행 후 계속된 타이레놀 공급 부족을 제외하면 '감기약 사재기'로 인한 물량 부족 현상은 발생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타이레놀을 대체할 약도 많다고 약사들은 설명한다. ㅂ약국 관계자는 "아세트아미노산 성분 감기약은 타이레놀 말고도 2종류 더 있는데도 사람들이 타이레놀만 찾는다"고 했다.

이날 오후 종로 5가 '약국거리'에서는 '타이레놀 매진'이라고 써 붙인 약국도 있었다. 하지만 타이레놀 외에 해열제나 진통제, 종합감기약을 사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대한약사회 관계자는 "약도 기본적으로 공산품이라 공급증가에 한계가 있고 코로나19이후 독감 유행 등 여러 요소에 의해 수요가 가변적으로 변하면서 일부 지역에서 공급부족이 나타나는 것 맞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게 코로나 이후에 불안정한 수요공급을 마치 사재기 때문이라고 일부 언론이 보도하면서 인용보도 되고 과대포장된 상황으로 보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보도 이후 불안심리 자극으로 가수요가 자극되면 수급불안정은 더 커질 것"이라면서 "현재 충분히 관리 가능한 상황임에도 감기약 수요공급의 안정성을 확대하기 위해 약사회에서 지난달 말일부터 선제적으로 대국민 캠페인에 나섰다"고 말했다.

정세진 기자 seji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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