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내렸는데 이자는 늘었다"… 주택구입부담지수 역대 최고

정영희 기자 2023. 1. 3. 0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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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주택구입부담지수가 다시 한번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3일 한국주택금융공사(HF) 조사 결과 지난해 3분기 전국의 주택구입부담지수는 89.3으로 집계를 시작한 이래 사상 최고를 경신했다.

부동산 시장이 유례 없는 빙하기에 진입했음에도 불구하고 전국 주택구입부담지수가 안정화되지 못한 데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영향이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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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시장을 덮친 거래절벽으로 인해 전국 아파트 가격이 일제히 최저가를 기록하고 있음에도 중위소득가구의 대출상환 부담 비율을 나타내는 주택구입부담지수는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금리 상승이 원인으로 지목된다./사진=뉴스1

전국 주택구입부담지수가 다시 한번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아파트 가격이 전국적 하한가에 맴돌고 있는 것과 상반된 결과다.

3일 한국주택금융공사(HF) 조사 결과 지난해 3분기 전국의 주택구입부담지수는 89.3으로 집계를 시작한 이래 사상 최고를 경신했다. 주택구입부담지수는 중위소득가구가 표준대출로 중간가격 주택을 구입할 때의 대출상환 부담을 나타내는 지표다.

지수가 낮을수록 주택구입부담이 완화되고, 높을수록 가중된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주택구입부담지수가 100인 경우 주택담보대출 상환에 가구소득의 약 25%를 사용하는 셈이다.

주택구입부담지수는 2020년 2분기(52.1)부터 오르기 시작했다. 지난해 1분기(84.6)부터 2분기(84.9), 3분기까지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였다. 지역별로는 서울(214.6)과 세종(134.6)이 나란히 전국 1, 2위 자리에 앉았다. 경기(120.5) 인천(98.9) 제주(90.9) 부산(88.1) 대전(86.6)이 뒤를 이었다.

일반적으로 서울의 적정 주택구입부담지수는 130∼140선(소득 대비 주담대 상환 비중 33∼35%)인 것으로 고려된다. 서울에 거주하는 중위소득가구가 주담대를 받아 중간가격 주택을 구입할 때 소득의 절반 이상인 54%를 대출 원리금을 갚는 데에 사용해야 하는 상황이다.

부동산 시장이 유례 없는 빙하기에 진입했음에도 불구하고 전국 주택구입부담지수가 안정화되지 못한 데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영향이 컸다. 금리가 오르며 주담대 이자 변동폭이 확장됐기 때문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넷째 주(26일 기준)까지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 누적 변동률은 7.22%로, 부동산원이 관련 통계를 작성한 이래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이에 반해 한국은행 기준금리는 2021년 8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꾸준히 상승했다. 금융권 관계자들은 13일 예정된 올해 첫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한번 더 올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금리가 오르면 주담대 금리 또한 상승세를 유지할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30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11월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에 따르면 11월 예금은행 주담대 금리(신규취급액 기준·가중평균)는 연 4.74%였다. 2021년 8월(2.88%) 대비 1.86%포인트 오른 수치다.

HF 관계자는 "지난해 3분기 전국적으로 주택 가격은 하락하고 중위가구소득은 소폭 상승했으나 대출금리가 크게 오르면서 주택구입부담지수가 역대 가장 높은 수준까지 치솟았다"고 말했다.

정영희 기자 chulsoofriend@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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