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치킨, 이젠 메인 상권서 승부수…美시장 주류선상 올라"

이상학 기자 2023. 1. 3. 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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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치킨 세계화]김형봉 BBQ 미국 법인장을 만나다
"성공 비결은 한국의 맛"…매월 5~6개 신규 매장 선보일 예정

[편집자주] 'K-치킨'이 새로운 '한류'(韓流) 열풍을 주도하고 있다. 치킨이라는 글로벌 식재료를 바탕으로 한국식 조리법을 확장해 현지에 맞는 제품을 시스템적으로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K-푸드의 존재감을 높일 최적의 첨병이다. 그 중심에는 윤홍근 제너시스BBQ 회장의 '뚝심'이 있다. BBQ치킨은 2003년 해외 진출 시작 이후 맛과 품질, 현지화 전략으로 'K-치킨 세계화'에 앞장서는 선봉장에 섰다. 세계인의 입 맛을 사로잡고 있는 BBQ치킨의 성공 전략을 분석해 본다.

김형봉 BBQ 미국 법인장.(BBQ 제공)

(뉴욕=뉴스1) 이상학 기자 = BBQ는 국내 프랜차이즈 업체 중 미국 시장에서 가장 성공한 모델로 꼽힌다. 2017년 첫 매장을 정식 개점한 이후 현재 20개주 150개 매장을 운영하며 성공 가도를 달리고 있다. 현재 100여개 매장의 공사가 진행되고 있어 매월 5~6개의 신규 매장을 선보일 예정이다.

미국 내 BBQ의 성공에는 김형봉 미국 법인장의 공을 빼놓고 설명할 수 없다. BBQ 해외 사업팀장이던 김 법인장은 BBQ의 미국 진출 초기 팀장으로 합류해 본부장을 거쳐 2018년부터 법인을 이끌고 있다. 미국 법인 내 유일한 국내 파견자로 자리를 지키며 현지 채용된 직원들과 호흡을 맞추고 있다.

김 법인장에 따르면 BBQ가 미국 시장에 자리 잡은 건 코로나19의 영향이 컸다. BBQ가 처음 미국에 진출했을 때부터 홍보하던 '치킨 딜리버리 서비스'가 코로나19 장기화로 안착하면서다. 당시 미국엔 배달 음식의 대표는 피자였고, 치킨을 배달하는 업체는 사실상 없었다는 게 그의 얘기다.

김 법인장은 "첫 미국 진출 당시 치킨 딜리버리 시장이 없었다"며 "8년간 이를 홍보해왔고, 코로나19가 터지자 매출이 2배까지 올랐다"고 했다. 이어 "다른 업체들은 코로나19가 시작하며 부랴부랴 배달시장에 뛰어들었지만, BBQ의 배달은 이미 자리 잡은 시점이었다"고 덧붙였다.

국내에서 치킨 배달시장 노하우를 가지고 있던 BBQ는 미국 딜리버리 시장도 빠르게 개척했다. '우버이츠'(UberEats)와 '도어대시'(DoorDash), '그럽 헙'(GrubHub) 등 미국 내 배달앱과 계약을 맺었다. 최근엔 온라인 주문과 웹 배달 주문 활성화를 위해 프로모션을 확대했고, 60만명의 소비자를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성공 비결은 한국식 치킨 맛 구현"

김 법인장은 미국에서 성공할 수 있던 비결로 '한국의 맛'을 꼽았다. 보통의 브랜드는 현지화로 맛을 변경하지만 BBQ는 과감히 현지화를 포기했다. 현지화 전략에 맞는 이벤트 등은 하지만 한국식 조리법은 포기하지 않은 것이다.

그는 "다른 브랜드들은 현지화를 위해 소스를 덜 맵게하는 등 방법을 사용한다"며 "한국의 맛이 세계 최고의 맛이라고 생각해 국내 치킨대학 R&D 센터의 맛을 그대로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고품질 맛을 내놓는 게 성공의 핵심 포인트"라며 "얼마나 한국의 맛을 잘 구현하느냐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BBQ는 치킨 외에도 'K 푸드' 메뉴를 추가했다. 치킨덮밥과 떡볶이, 부대찌개 등 매장 콘셉트에 맞춰 메뉴를 다양화했다. 미국 내 한국의 '치킨+맥주(치맥)' 문화도 도입해 선도하고 있다.

BBQ는 익스프레스 매장과 카페, 치킨&비어 등 다양한 콘셉트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그 중 치킨&비어 매장에선 한국식 치맥이 외국인 소비자들을 사로잡았다. 여기에 한국의 '소주+맥주(소맥)' 문화도 BBQ를 찾는 현지인들에겐 익숙해졌다.

미국 내 BBQ 매장에서 판매 중인 소이 갈릭 치킨.(BBQ 제공)

◇'백인 상권'에 승부수 띄웠다…'BBQ=하이 퀄리티 치킨' 인식

BBQ는 흔히 '백인 상권'으로 불리는 미국 메인 마켓에서 승부수를 띄웠다. 미네소파 1호점을 연 데 이어 애리조나와 유타에도 입점할 계획이다. BBQ가 처음 미국에 진출했을 때부터 홍보하던 '치킨 딜리버리 서비스'가 서서히 자리 잡고 있어서다.

특히 미국 내 기존 치킨 브랜드들 사이에서 BBQ도 주류선상에 올라섰다는 게 김 법인장의 설명이다. 김 법인장은 "예전엔 매장이 몇 개 없어서 BBQ를 전혀 의식하지 않았지만 최근엔 치킨 브랜드들이 의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텍사스에 출장차 다녀왔는데, BBQ 매장 10여개를 오픈하면서 자연스럽게 그 지역 치킨 시장이 정리됐다"고 귀띔했다.

BBQ는 현지에서 '하이 퀄리티 치킨'의 지위를 가지고 있다. 소비자들은 품질이 좋은 한국 치킨을 먹기 위해 가격을 더 지급하는 것에 문제를 느끼지 못한다는 것이다. 김 법인장은 "주문을 받고 나서부터 치킨을 만드는 부분을 고지하고 있다"며 "소비자들도 BBQ 치킨을 먹으려면 기다려야 한다는 걸 알고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본사의 적극적인 투자…한국식 교육시스템으로 철저한 관리

BBQ는 국내 트레이닝 시스템을 미국에도 적용해 직원 교육과 관리를 진행하고 있다. 본사의 지원하에 4주 시스템을 적용했다.

첫 일주일은 사장들을 대상으로 물류와 마케팅 등 전반적인 이론 교육과 트레이닝 키친에서 실습 교육을 병행한다. 이후 현장 직원 교육과 카운터, 홀 직원들을 교육하고 매장 오픈 전 지인들을 초대해 시뮬레이션을 진행해 실수를 최대한 줄인다.

2주 간의 가오픈 기간을 거쳐 미숙한 부분이 있다면 다시 한번 교육을 실시한 뒤 정식 오픈을 할 정도로 완벽함을 추구한다.

김 법인장은 "한국 식품기업 중 직접 투자에 나선 건 몇 곳 없다"며 "코로나19가 심했을 때 물류가 어려웠지만, BBQ는 몇천달러를 더 주고서라도 물류를 원활하게 진행했는데 적극적인 투자가 현지에선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shakiro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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