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미국엔 없다" 현지인 사로잡은 K-치킨…'밀리언 달러 매장' 등극

이상학 기자 2023. 1. 3.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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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치킨 세계화]"한국식 치킨, 품질 일정해 믿을 수 있어" 엄지척
"치킨과 찰떡궁합" 과일소주도 인기…주류 매출 40% 차지

[편집자주] 'K-치킨'이 새로운 '한류'(韓流) 열풍을 주도하고 있다. 치킨이라는 글로벌 식재료를 바탕으로 한국식 조리법을 확장해 현지에 맞는 제품을 시스템적으로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K-푸드의 존재감을 높일 최적의 첨병이다. 그 중심에는 윤홍근 제너시스BBQ 회장의 '뚝심'이 있다. BBQ치킨은 2003년 해외 진출 시작 이후 맛과 품질, 현지화 전략으로 'K-치킨 세계화'에 앞장서는 선봉장에 섰다. 세계인의 입 맛을 사로잡고 있는 BBQ치킨의 성공 전략을 분석해 본다.

미국 뉴욕 맨해튼에 위치한 BBQ K타운점에서 소비자들이 치킨을 고르고 있다.ⓒ News1 이상학 기자

(뉴욕=뉴스1) 이상학 기자 = 지난해 연말 방문한 미국 뉴욕 맨해튼 32번가 'K-타운'에는 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한국 음식을 즐기러 온 현지인들로 붐볐다. 그 중에서도 인기가 높은 메뉴인 'K-치킨'을 맛보기 위해 긴 대기줄이 형성된 BBQ 맨해튼 K타운점을 찾았다.

BBQ 맨해튼 직영 1호점 1층은 '그랩 앤 고'(Grab and go) 시스템을 적용했다. 튀겨진 치킨을 골라 계산한 뒤 테이블에서 먹거나 포장하는 방식이다. 퇴근 시간이 다가오자 집에 가는 길에 치킨을 포장하려는 직장인들이 치킨을 고르고 있었다.

지하층은 '치킨&비어' 콘셉트로 '불금'을 즐기러 온 다양한 인종의 사람들이 초록색 병을 들고 치킨을 뜯었다. 초록색 병은 과일 소주로 대다수가 치킨을 안주 삼아 마시고 있었으며 일부는 소맥(소주+맥주)을 시키기도 했다.

이날 매장에서는 BBQ를 처음 방문한 이들부터 이미 '단골'이라는 이들까지 만날 수 있었다. 가장 잘 팔리는 메뉴는 한국식 양념 치킨이다. 전통적인 양념 치킨과 허니갈릭 치킨, 소이갈릭 치킨도 현지인들의 선택을 받는다. 이들은 프라이드 치킨이 주를 이루는 미국의 다른 치킨 프랜차이즈에선 찾을 수 없는 맛을 매력으로 꼽았다.

친구와 함께 매장을 찾은 엔젤씨는 "몇 달 전 친구들과 왔다가 BBQ 치킨에 빠지게 됐다"며 "한국 치킨을 좋아해 주변인들에게도 많이 소개했다"고 자랑했다. 그러면서 "한국 치킨은 미국엔 없는 맛이고, 먹다가 집에 가져가서 다음날 먹으면 더 맛있는 게 특징"이라고 덧붙였다.

보스턴에 거주하면서 뉴욕에 놀러왔다는 다니엘 가이스퍼씨는 "BBQ 치킨은 품질이 항상 일정해 믿을 수 있는 곳"이라고 치켜세웠다.

BBQ 매장 단골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폴 시스씨는 "한국인 친구들이 많은데 여러 한국 식당 중 이곳이 최고라고 해 방문하다 보니 빠지게 됐다"며 "매장 근처에 직장이 있어 일 끝나고 자주 찾는다"고 전했다.

스테파니 리씨도 "자메이카인 친구가 BBQ 단골이다. 2017년 처음 매운맛 치킨을 먹고 반해서 계속 오고 있다"며 "평소엔 H마트에서도 BBQ 치킨을 자주 사 먹는다"고 했다.

미국 뉴욕 맨해튼에 위치한 BBQ K타운점에서 현지인들이 치킨과 과일소주를 즐기고 있다.ⓒ News1 이상학 기자

현지인들이 젓가락과 포크로 치킨을 먹고 음료를 마시는 모습에 적응할 때쯤 과일 소주가 궁금해졌다. 과일소주는 BBQ 미국 법인의 효자 상품 중 하나다. 과일 소주가 치킨&비어 매장 전체 주류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0%에 육박한다.

데이비드 에릭슨씨는 "증류주와 사케도 자주 마시지만 칵테일 같은 과일 소주를 좋아한다"며 "도수가 높지 않아 친구들과 함께 가볍게 즐기기 좋다"고 설명했다.

6년전 처음 오리지날 소주를 접했다는 조 몰타씨는 "보드카는 너무 세고 맛이 없는데 소주는 목 넘김이 좋다. 소주와 맥주를 섞으면 둘 다 부드러워진다"며 미소를 지었다.

BBQ 맨해튼 직영 1호점인 K타운점은 월 매출이 100만달러에 육박해 이른바 '밀리언달러 매장'으로 불린다. K-타운에서도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수치다.

'뉴욕 맨해튼 한복판에서 서울을 경험할 수 있는 곳'에 적합한 메뉴도 선보이고 있다. 한국 BBQ와 치킨 맛을 동일하게 유지하고 사이드 메뉴로 떡볶이, 로제떡볶이, 찜닭, 김치볶음밥, 부대짬뽕탕 등 K푸드를 내놓는다.

김형봉 BBQ 미국 법인장은 "미국에서 쉽게 찾아볼 수 없는 양념 치킨류 메뉴가 미국 내 매장에서 인기가 많다"며 "BBQ 치킨이 미국 치킨시장에서 주류 브랜드로 자리 잡은 것 같아 뿌듯하다"고 말했다.

미국 뉴욕 맨해튼에 위치한 BBQ K타운점.ⓒ News1 이상학 기자

shakiro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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