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민 "문희상 '교토삼굴' 지당한 말씀, 이재명 이후 플랜 B,C 필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박홍근 원내대표, 문희상 상임고문이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사에서 열린 2023 신년인사회에서 건배를 하고 있다. ⓒ News1 이재명 기자

(서울=뉴스1) 박태훈 선임기자 = 이상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다시 한번 당 전체가 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에 빨려 들어가면 안 된다며 이른바 플랜 B, 혹은 C까지 준비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5선 중진으로 민주당 내에서 비명계로 분류되고 있는 이 의원은 2일 밤 YTN라디오 '이재윤의 뉴스 정면승부'에서 당 상임고문인 문희상 전 국회의장이 신년인사회 때 '교토삼굴'(狡兎三窟· 토끼는 위기를 피하기 위해 미리 굴을 3개 파 놓는다)이라는 사자 성어를 언급하면서 "플랜B 마련이 필요하다"고 조언한 부분에 대해 "당의 어른으로서 이재명 대표의 사법적 의혹과 관련해서 당에 미치는 여러 가지 리스크, 부담을 걱정해 당연히 할 수 있는 말이다"고 받아들였다.

이 의원은 "리스크가 있다면 분산시키고, 최소화하고, 당 전체에 미치지 않도록 해야 되는 건 당 지도부라면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며 "문희상 의장 말대로 플랜B, 플랜C가 필요하다는 점을 지도부는 명심하고, 이재명 대표의 사법적 의혹에 당의 총력을 쏟는, 연계시키는 것들은 자제해야 된다"고 요구했다.

또 이 의원은 이재명 대표가 새해 첫날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 참배, 이날 문재인 전 대통령을 예방한 일에 대해선 "일상적인 당무의 일환이라고 생각하지만 이재명 대표가 본인의 사법적 의혹을 문재인 대통령이나 김대중 대통령 지지세력과 합세해서 정치적으로 해결하려고 하는 건 적절치 않다"라며 자신의 방탄망을 넓히려는 의도라면 곤란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재명 대표가 받고 있는 사법적 의혹은 성남시장이나 경기도지사 재직 때 생겼던 문제이기에 철저하게 이재명 대표가 개별적, 법률적으로 대응을 해야 할 일이지 당을 끌어들여서는 안 된다"며 세력을 규합하려는 듯한 이 대표 움직임을 못마땅해했다.

이에 이 의원은 "이재명 대표의 기본적 책무는 (자신의 사법 의혹이) 당으로 번지는 것, (당에) 누가 되지 않도록 차단하는 것"이라고 주문했다.

한편 진보논객 강준만 전 전북대 교수가 "민주당이 '윤석열 악마화'라는 마약에 중독이 돼 있다"고 비판한 지점에 대해선 "저희들이 돌아봐야 할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저쪽이 정의롭지 못하고 부당하다 할지라도 우리도 똑같이 정의롭지 못하고 부당하게 대응해서는 안 된다"는 것으로 "저쪽이 정의롭지 못하고 부당할수록 오히려 더 정의롭고, 정당하고, 당당하고, 스마트하게 대응을 해야 되는데 그런 점에서는 미흡한 부분이 많다"고 인정했다.

즉 "상대를 악마화하거나 상대가 잘못됨으로써 반사적 이득을 얻겠다는 기대는 버려야 한다"는 것으로 "강준만 교수 지적은 뼈아프지만 매우 올바른 지적이다. 불편하지만 수용하고, 동의하고, 개과천선하는 데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buckba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