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지는 여야 법안 공동발의… 지난달 5%뿐
사회적 갈등을 조정해야 할 국회는 갈수록 ‘정치적 분단’의 현장이 되고 있다. 지난달 여야 의원은 총 605건의 법률안을 발의했다. 이 중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함께 발의한 경우는 32건(5.2%)이었다. 대부분은 상대 당 의원 1명이 이름을 올린 경우이고, 다른 당 의원이 2명 이상 참여한 법률안은 5건(0.8%)에 불과했다. 국민의힘 의원실 한 보좌관은 “예전에는 한 상임위원회에서 활동한 여야 의원들이 같은 문제의식을 가지고 상의해 공동으로 법안을 발의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는데 갈수록 그런 문화가 사라지고 있다”고 했다.
국회 상임위 풍경도 달라졌다. 같은 위원회인 경우 여야 의원이 정책을 놓고 싸우다가도 회의가 끝나면 함께 밥 먹고 토론했지만 요즘에는 회식은커녕 지방으로 함께 국정감사를 가도 여야가 따로 밥을 먹는 일이 더 많아졌다. 한 중진 의원은 “예전에는 당이 달라도 상(喪)을 당하면 찾아가 위로하고 챙기는 문화가 있었는데 요즘엔 그런 문화가 사라졌다”며 “최근 한 의원의 상갓집에 상대 당 의원이 10명 조금 안 되게 왔는데 그 자리에서 ‘많이 왔다’는 말이 나왔다”고 했다.
상대 당 의원과 찍은 사진을 소셜미디어에 올렸다가 강성 지지층의 항의를 받고 내린 경우도 있다. 지난해 11월 국회에선 22년 만에 여야 의원 친선 축구 대회가 열렸다. 정견의 차이를 넘어 소통하자는 취지였지만 일부 야당 의원은 소셜미디어에 행사 사진을 올렸다가 ‘홍역’을 치렀다. 일부 극성 지지자들로부터 “여당으로 꺼져라” “집에 가서 축구나 해라”라는 비난 문자메시지와 전화가 쏟아졌기 때문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여당 의원과 웃으며 찍은 사진은 소셜미디어에 올리지 않는 게 국룰(일반적 규칙)”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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