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호정의 컬쳐 쇼크 & 조크] <104> 개그맨 김경욱의 부캐 ‘다나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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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몰라패밀리 소속 개그맨 김경욱의 부캐(부캐릭터), 일본 가부키쵸 호스트 '다나카'의 인기가 심상치 않다.
실제 개그맨 김경욱이 다나카 캐릭터를 시작한 지가 이제 5년째 접어들었다.
5년간 쌓아온 연기력 덕분에 진짜 일본인으로 오해받기도 하지만, 자칫 민감할 수 있는 가짜 일본인 다나카 캐릭터를 뚝심 있게 지켜온 개그맨 김경욱에게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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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몰라패밀리 소속 개그맨 김경욱의 부캐(부캐릭터), 일본 가부키쵸 호스트 ‘다나카’의 인기가 심상치 않다. 공중파에 출연하기엔 너무 마이너한 감성이 아닐까 우려도 됐지만 최근 MBC ‘라디오스타’까지 성공적으로 진출했다. 다나카는 아직 현역 호스트로 활동 중인 아버지를 따라 가업을 이어 유흥업에 투신했지만 손님들의 지명을 받지 못하고 늘 대기만 하고 있는 짠내가 풀풀 나는 캐릭터다. K-POP과 K-드라마에 심취해 가수 데뷔의 꿈을 안고 한국에 들어왔지만 악덕 사장을 만나 수익 배분 9 대 1의 노예 계약을 맺고 오랫동안 고생해왔다. 그런 다나카가 뒤늦게 빛을 보고 있다. 실제 개그맨 김경욱이 다나카 캐릭터를 시작한 지가 이제 5년째 접어들었다. 하루가 다르게 유행이 변하는 유튜브 세계에서, 게다가 유행될 즈음이면 어느새 식상하다고 낙인찍혀 버리는 개그 콘텐츠로. 5년째 변함없이 시대착오적인 90년대 스타일의 샤기 컷 헤어에 명품로고가 민망할 정도로 크게 박힌 티셔츠를 입고 버텨왔으니 비록 콘셉트라 해도 어쩔 수 없는 진정성이 스며들어있는 캐릭터라 할 수 있겠다. 스스로 ‘희망의 아이콘’이라 부를 만하다.
90년대 후반, 한국에 일본 대중문화 개방이 막 시작됐을 무렵엔 여러 시끄러운 논란이 있었다. 그중 꼭 빠지지 않는 이야기가 ‘왜색이 짙다’는, 지금은 좀 이해하기 어려운 표현이 있었다. 지나치게 일본스러운 콘텐츠들이 청소년들에게 악영향을 끼칠 우려가 있다는 얘기였다. 그런데 다나카는 오히려 적극적으로 왜색(?)을 어필한다. 일본 메이드카페 메이드들의 주문을 따라하며, 과장된 일본식 발음으로 K-POP을 커버하고, 이순신 장군의 동상만 봐도 벌벌 떠는 우스꽝스러운 모습으로 묘하게 민감한 반일감정을 중화시키는 역할을 해낸다. 낯선 한국 땅에서 사랑받기 위해 갖은 노력을 다하는 일본청년의 모습을 보면 당연하게도 우리가 반대하고 경계해야 할 건 일본 극우들이지(물론 그런 존재들은 우리나라에도 있다만) 어떤 국적의 악의 없는 개인이 아니라는 것이 새삼 실감난다. 5년간 쌓아온 연기력 덕분에 진짜 일본인으로 오해받기도 하지만, 자칫 민감할 수 있는 가짜 일본인 다나카 캐릭터를 뚝심 있게 지켜온 개그맨 김경욱에게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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