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 반도체단지, 4년 걸려 올 상반기 착공… 정부는 뒤늦게 “세액공제 두자릿수로 상향”

곽도영 기자 2023. 1. 3.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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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사업비 120조 원이 투입될 경기 용인시의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사업은 현재 토지 등 보상 절차를 마무리하는 단계다.

국민의힘 반도체특위와 4대 반도체학회 등이 강하게 비판하자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30일 "(국민의힘) 반도체특위에서 제안한 세제 지원안이 충분히 논의되지 못한 점을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기재부에 세제 지원 확대 검토를 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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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반도체 경쟁 격화]
하이닉스 공장 환경평가에 2년
삼성 평택공장선 송전선로 갈등
“민관협력 강화 방안 찾아야”
용인 반도체클러스터 예정지의 조감도. SK하이닉스 제공
총사업비 120조 원이 투입될 경기 용인시의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사업은 현재 토지 등 보상 절차를 마무리하는 단계다. 415만 m²(약 125만 평) 부지에 조성되는 클러스터에는 SK하이닉스와 협력사 50여 곳이 입주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이르면 상반기(1∼6월) 착공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2019년 2월 발표된 사업이 4년 만에야 첫 삽을 뜰 수 있게 된 것이다. 인근 지자체의 반대를 겪으면서 환경영향평가에만 2년 가까이 걸려 사업 지연은 이미 예고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자체 인허가도 발목을 잡았다. SK하이닉스가 지난해 5월 여주시에 용수 시설을 위한 인허가를 요청했지만 결정이 차일피일 미뤄진 것이다. 결국 산업통상자원부와 여당이 나선 끝에 지난해 11월 문제해결 실타래를 풀었다.

삼성전자 역시 비슷한 일을 겪었다. 경기 평택 반도체공장을 지으면서 안성시의 반대로 전력을 공급하지 못할 상황에 처한 것이다. 고압선이 지상으로 지나갈 경우 지역 주민들의 건강권과 재산권이 침해된다는 게 이유였다. 송전선로 건설 사업은 5년이나 중단됐고 2019년에야 합의점을 찾았다. 합의에 따른 추가 비용 750억 원은 삼성전자가 떠안았다.

미국 일본 대만 등에서 정부와 기업이 손잡고 반도체 공급망 확보에 공격적으로 나서는 가운데 국내 반도체 업계에서도 민관 협력이 강화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반도체 업계는 최소 내년 상반기까지는 메모리반도체 수요 하락세가 지속되고 국내 반도체 기업들의 점유율이 하락하는 ‘보릿고개’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 신성장 분야인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투자 경쟁도 더욱 격화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반도체 기업들의 국내 설비 투자를 충분히 지원하지 못하고 있어 반도체 공급망 약화가 우려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해 12월 24일 국회를 통과한 조세특례제한법에는 반도체 등 국가첨단산업에 대한 설비투자 세액공제율을 대기업 6%에서 8%로 상향하는 방안이 담겼다. 국민의힘 반도체특별위원회가 세액공제율을 20%로, 야당은 10%로 올리자고 했지만 기획재정부는 세수 감소를 이유로 소폭 상향을 고집했다.

국민의힘 반도체특위와 4대 반도체학회 등이 강하게 비판하자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30일 “(국민의힘) 반도체특위에서 제안한 세제 지원안이 충분히 논의되지 못한 점을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기재부에 세제 지원 확대 검토를 지시했다. 기재부는 윤 대통령의 재검토 지시에 곧바로 방침을 바꿔 세액공제율을 10% 이상으로 높여 이번 주에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곽도영 기자 now@donga.com
구특교 기자 koot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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