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7회 LG배 조선일보 기왕전] 코끼리 사냥
이홍렬 바둑전문기자 2023. 1. 3. 03:01
8강전 제2국
<흑 6집반 공제·각 3시간>
白 커제 九단 / 黑 강동윤 九단 흑>
白 커제 九단 / 黑 강동윤 九단 흑>
<제14보>(188~223)=이 바둑의 마지막 장면이 펼쳐진다. 결론부터 말하면 흑은 중앙의 코끼리 같은 백 대마 사냥에 성공했다. 흑 포위망 속에서 두 눈을 못 만들고 전멸한 것. 돌 수만 25개로, 집이 된 공배까지 합치면 60집도 넘는다. LG배에 대마상(賞)이 있었다면 유력한 수상 후보였을 것이다.
어디서 혈로를 뚫을 것인가. 188부터 이곳저곳 찔러 보았으나 견고한 흑의 철문은 꼼짝도 않는다. 204, 206의 강수 때 마지막 초읽기 속에서 착점한 207로 붙여간 수가 호착. 백은 혼신의 힘을 다해 역공을 퍼부었지만 좌중앙 흑 대마는 217까지 자체로 살아버렸다.
수순 중 214로 참고 1도처럼 반발하는 수는 잘 안 된다. 8 이후 A와 B를 맞봐 흑 전체가 연결돼 있다(5…▲). 다 진 바둑에 220은 뭘까 싶지만 생략하면 바로 수가 난다. 참고 2도 1~11로 잡혔던 흑돌들이 백을 잡고 살아버리는 것. 그렇게 되면 진짜 ‘만방’이다. 223으로 따내 반면(盤面) 15집 이상의 대차. 커제도 더 못 버티고 백기를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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