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률 두 자릿수… 위드코로나 시대 ‘스테이’가 뜬다

전현희 땅집고 기자 2023. 1. 3.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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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스텔·펜션·모텔… 개발 붐
백에이어소시에이츠가 시공한 제주도 구좌읍 독채 펜션 '시호루'. 제주도 돌담을 활용한 독특한 외관 디자인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김재윤 작가

인천 부평구에 있는 A모텔은 42개 객실을 운영해 연간 순수익으로 2억7000만원을 벌고 있다. 원래 2004년 준공해 낡고 운영도 시원치 않았다. 모텔 개발회사인 더휴식이 2년전 56억원에 인수, 리모델링을 거쳐 프리미엄 모텔로 탈바꿈했다. 건물 매입가격 40억원 등 총 56억원이 들었다. 대출(40억원)을 뺀 자기자본은 16억원. 수익률은 연 17%에 달한다. 김준하 더휴식 대표는 “매물로 내놓지 않았는데 주변에서 65억원 안팎에 사고 싶다는 제안이 많이 들어온다”면서 “요즘은 숙박시설도 잘 개발하면 수익률과 시세차익을 동시에 잡을 수 있다”고 했다.

최근 도심 유휴 건물이나 외곽지역 빈 땅 등에 이른바 ‘스테이’(stay)를 개발하거나 유치해 부동산 가치를 끌어올리는 사업 모델이 주목받고 있다. 스테이란 호스텔·모텔·풀빌라·펜션 등 다양한 중소규모 숙박시설을 통칭한다. 김태연 피치매니지먼트 대표는 “위드 코로나 시대가 본격화하면서 여행이 활기를 띠고 쪼그라들었던 숙박시설 수요도 빠르게 늘고 있다”면서 “그동안 F&B(식음)와 리테일 위주였던 빌딩의 핵심 테넌트로 숙박시설이 급부상하고 있다”고 했다.

땅집고가 오는 2월2일부터 운영하는 ‘스테이 & 숙박 콘텐츠 트렌드와 개발, 운영의 모든 것’ 과정 개강을 앞두고 강의에 참여할 전문가들부터 숙박시설 개발·유치·운영을 통해 수익을 끌어올릴 수 있는 비법을 미리 들어봤다.

UHC의 호스텔 브랜드 'UH 스위트'가 내국인을 겨냥해 설계한 '웰니스' 객실. 내부에 스파를 마련했다. /UHC

◇“스테이도 콘텐츠로 승부하는 시대”

“코로나19를 거치면서 숙박시설은 자체 콘텐츠로 매력 요소를 갖추는 것이 매출과 직결되는 시대가 됐다. 인근 유명 관광지나 경관에만 의존하면 경쟁에서 도태한다.”

전국에 30여개 모텔을 운영하고 있는 ‘더휴식’은 매장을 낼 때 상권별 특성에 맞는 콘텐츠를 구성해 눈길을 끈다. 예컨대 비즈니스 상권에 있는 모텔이라면 업무용 모션데스크를 설치한다. 여성 고객 비중이 높은 상권에는 명상룸이나 요가룸를 선보인다. 김준하 더휴식 대표는 “기존 도심 숙박시설은 역과 가깝거나 코너 건물처럼 입지 여건이 중요했다”며 “이제는 공간에서 어떤 경험을 제공하느냐가 더 핵심적인 요소가 됐다”고 했다.

서울 종로와 서울역 등지 대형 빌딩에 호스텔을 공급한 박성재 UHC 대표는 “호스텔 이용객이 외국인이냐, 내국인이냐에 따라서도 콘텐츠가 달라진다”고 했다. 외국인은 실내에 스파가 있어도 잘 이용하려고 하지 않는다. 박 대표는 “한국인이 주로 이용하는 지점에는 스파를, 외국인이 많은 지점은 동양적이면서도 레트로하거나 모던한 인테리어를 강조한다”고 했다.

더휴식이 개발한 모텔 브랜드 '아늑'의 객실 내부. 모텔에서 스크린 골프도 즐길 수 있다. /더휴식

◇호스텔은 인테리어, 모텔은 기능이 중요

최근 건축비와 금리가 치솟아 숙박시설 개발도 비용 절감이 수익률과 경쟁력 향상의 관건이 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설비보다 공간이 제공할 수 있는 콘텐츠에 집중 투자하라고 조언한다. 김준하 대표는 “과거에는 예쁜 모텔이 유행해 너도나도 목공사와 금속공사에 큰 돈을 투자했다”며 “지금은 시설 투자가 매출에 큰 영향을 주지 않고 어떤 콘텐츠를 넣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했다.

다만 숙박시설별로 차이는 있다. 호스텔은 SNS(소셜미디어)를 통한 홍보가 중요하다. 심영규 프로젝트데이 PD는 “호텔이나 호스텔은 온라인 숙박 플랫폼을 통한 입소문이 중요해 공용부는 사진을 찍어올리기 좋도록 인테리어에 충분히 투자해야 한다”고 했다.

모텔을 유치한다면 외관이나 내부 설비 투자 비용은 줄여야 한다. 실질적인 기능 향상에 초점을 맞추라는 것. 김준하 대표는 “모텔은 단골을 유치하는 것이 성패를 좌우한다”며 “수면의 질을 높이기 위해 침구류에 린넨 커버를 사용하거나 마사지 기계, 인센스 스틱(태우는 방향제)을 제공하는 등 본질적인 요소에 집중해야 한다”고 했다.

모텔은 신축 건물이나 외관이 뛰어날 필요가 없다. 김준하 대표는 “어차피 내부를 리모델링해야 하기 때문에 비슷한 입지에 있다면 조금 낡았더라도 저렴한 건물을 매입하는게 수익률을 높이는 방법”이라고 했다.

박 대표는 주택가나 골목상권 내 꼬마빌딩에 호스텔을 넣으면 성공할 수 있다고 했다. 서울 강남구 역삼동이나 신사동 가로수길, 마포구 합정동이 대표적. 이 지역은 상업시설이 많고 숙박시설을 짓기 어려워 수요보다 공급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다만 반경 200m 이내에 학교가 없어야 한다. 박 대표는 “골목상권이나 주택지에서 호스텔 사업을 한다면 외관에는 공을 들이지 않는 것이 좋다”면서 “보통 에어비앤비를 통해 숙소 찾을 때 외관보다 동네 자체에 대한 선호도를 중시하는 탓에 내부 인테리어에 힘을 쏟는 게 낫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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