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환점 도는 해리스 美 부통령 정치적 시험대…"존재감 찾아라"

김경희 2023. 1. 3. 0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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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행정부 집권 3년 차로 오는 20일 임기 반환점을 돌게 되는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올해 정치적으로 중요한 분기점을 맞이할 전망이다.

최초의 흑인 여성 부통령으로서 미국 정치사에 한 획을 그은 해리스 부통령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차기 주자로서 조 바이든 대통령에 이은 2위로 꾸준히 거론되고 있지만, 아직 확실한 대중적 영향력을 확보하지는 못한 상황으로 평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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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계 뚜렷한 차기주자 이미지에 바이든 재출마 굳어져 입지 '미묘'
민주, 상원 과반 확보로 활동반경 확대할 듯…핵심 의제 찾기 과제
카멀라 해리스 미 부통령 [AP 연합뉴스 자료 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워싱턴=연합뉴스) 김경희 특파원 = 바이든 행정부 집권 3년 차로 오는 20일 임기 반환점을 돌게 되는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올해 정치적으로 중요한 분기점을 맞이할 전망이다.

최초의 흑인 여성 부통령으로서 미국 정치사에 한 획을 그은 해리스 부통령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차기 주자로서 조 바이든 대통령에 이은 2위로 꾸준히 거론되고 있지만, 아직 확실한 대중적 영향력을 확보하지는 못한 상황으로 평가되고 있다.

지난해 중반 지지율 부진의 늪에 빠진 바이든 대통령 대안으로 민주당 일각에서 비중 있게 고려됐던 카드지만 그때조차 한계가 뚜렷하다는 평이 대부분이었다.

중간 선거 선전 이후 바이든 대통령의 재출마가 사실상 굳어진 시점에서 해리스 부통령 앞에 놓인 미션은 다소 미묘하다.

차기 주자로서 입지를 굳히는 동시에 바이든 대통령의 확실한 지지자로서 정권 재창출에도 분명한 정치적 지분을 확보해야 하는 자칫 충돌할 수 있는 두 과제 사이에서 균형점을 찾아야 한다는 점에서다.

정치전문매체 더힐은 2일(현지시간) "해리스 부통령은 정치적으로 흥미로운 위치에 있다"며 "그는 한편으로는 바이든 대통령의 재선을 돕는 동시에 스스로가 대통령으로서 충분한 자질이 있다는 점을 증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각종 여론조사 상 해리스 부통령 지지율은 현재 40%대에 머물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과 비슷한 수준에 묶인 셈이다.

바이든 행정부 초반 대중에 확실하게 각인될 만한 인상을 남기지 못한 데다 상당수 측근이 내부 갈등에 자리를 떠나는 등 어수선한 상황이 이어진 것도 해리스 부통령으로서는 부담스러운 짐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EPA 연합뉴스 자료 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백악관 내부에 탄탄한 지지 기반을 마련하는 한편 자신의 색채를 보여줄 수 있는 정책으로 스스로 브랜드를 만들어내야 하는 당장의 과제에 무게를 더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미국 대통령제의 특성상 2인자인 부통령은 통상 대통령에게 정치적 부담이 되는 동시에 크게 성과를 내기 힘든 과제를 짊어지는 역할을 담당한다.

게다가 의회에서 수십 년 경험을 쌓아온 바이든 대통령이 부통령 시절 입법부와 노련한 관계를 기반으로 버락 오바마 당시 대통령을 보좌한 것과 달리 해리스 부통령은 이렇다 할 의회 경험도 가지고 있지 못한 상태로 자리에 올랐다.

이 때문에 해리스 부통령 역시 취임 이후 이민자와 투표권 문제 등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들을 맡았으나 이렇다 할 성과를 보이지는 못하고 있다.

그동안은 민주당과 공화당이 50석씩을 양분한 상원에서 캐스팅보트를 쥔 사회자로서 상당 시간을 할애한 측면도 크다.

실제 지난 2년간 해리스 부통령은 양당이 팽팽하게 맞선 상황에서 모두 26번 권한을 행사, 기후 변화를 포함해 민주당의 핵심 정책 입법을 도왔다.

다만 중간 선거 직후 커스틴 시네마 상원의원이 탈당하긴 했지만, 민주당이 중간선거에서 시네마 의원을 포함해 절반이 넘는 51석의 의석을 확보한 만큼, 지난 2년간 상원에 얽매일 수밖에 없었던 해리스 부통령의 앞으로 활동 반경은 상대적으로 확대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남은 기간 해리스 부통령이 의회를 벗어나 전국을 돌며 차기 대선을 앞둔 캠페인에 시동을 거는 것이 자신의 정치적 자양분이 될 것이라고 조언한다.

보수 성향이 우세한 연방대법원의 낙태권 폐지 판결 이후 이를 둘러싼 입법 논쟁이 미국 사회를 양분할 수 있는 파급력을 가진 의제로 부상한 만큼, 이 문제를 기점으로 여성 정치인으로서 확실히 목소리를 내는 것 또한 좋은 전략이라는 조언도 제기된다.

kyungh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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