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면 보호대도 벗어 던졌지만...여전히 안풀리는 손흥민
토트넘은 지난 1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애스턴 빌라와 2022~23시즌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18라운드 홈 경기에 0-2로 패했다.
이날 왼쪽 측면 공격수로 선발 출전한 손흥민은 90분 풀타임을 소화했다. 심지어 지난해 11월 안와골절 수술 이후 계속 썼던 안면 보호대까지 전반 19분 벗어 던졌다. 그만큼 승리 의지가 간절했다.
하지만 토트넘은 상대 밀집수비에 막혀 이렇다 할 기회를 만들지 못했다. 집중력이 떨어진 사이 두 차례 역습에 허를 찔렸다. 손흥민은 경기 내내 답답함을 감추지 못했다. 손흥민뿐만 아니라 토트넘 전체 팀 분위기도 잔뜩 가라앉았다.
최근 2경기 연속 무승(1무1패)에 그친 토트넘은 9승 3무 5패 승점 30으로 5위에 머물렀다. 시즌 초반 선두 경쟁을 벌였지만 지금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출전 자격이 주어지는 4위권에서도 밀려났다. 지금 같은 상황이 이어진다면 중위권 추락도 현실이 될 수 있다.
손흥민-페리시치, 반복되는 측면 불협화음
지난 시즌 23골로 공동 득점왕에 올랐던 손흥민은 2022~23시즌 리그 15경기에 출전했지만 3골 2도움에 머물러 있다. 9월 레스터시티와 8라운드에서 해트트릭을 달성한 게 리그에서 유일하게 골을 터뜨린 경기다. 이후 8경기에서 침묵하는 중이다.
손흥민의 득점력이 살아나지 않는데에는 여러 이유가 있다. 지난 시즌 강행군이나 안와골절 등 몸 상태 이슈도 있고 안토니오 콘테 감독의 전술적인 문제도 지적된다. 무엇보다 함께 왼쪽 측면을 책임지는 윙백 이반 페리시치와의 호흡 문제가 자주 노출된다.
크로아티아 대표팀의 핵심 멤버인 페리시치가 지난해 여름 토트넘 유니폼을 입었을 때 많은 팬은 손흥민과 시너지 효과를 기대했다. 하지만 정작 함께 뛰니 오히려 역효과가 나는 모습이다.
폭발적인 스피드가 일품인 손흥민은 순간적으로 공간을 파고들어 찬스를 만드는 것을 좋아한다. 함께 뛰는 윙백은 손흥민의 그러한 움직임을 활용해 빠르고 간결한 패스를 연결해야 한다. 그런데 페리시치는 그런 성향의 선수가 아니다. 그는 직접 공을 가지고 깊이 들어가는 것을 좋아한다. 패스 성향도 짧고 간결한 패스보다는 측면에서 문전으로 길게 크로스를 올리는 것을 즐긴다.
손흥민과 페리시치는 같은 왼쪽 측면을 공유하다 보니 자주 공을 주고받는다. 하지만 정작 결정적인 순간에는 어긋나는 경우가 많다. 이날 애스턴빌라전에서도 손발이 맞지 않아 서로 짜증을 내는 모습이 종종 나왔다.
반복되는 수비 불안...창의성 떨어지는 미드필더
토트넘은 개개인만 놓고 보면 누구에게도 떨어지지 않는 이름값을 자랑한다. 하지만 조화라는 측면에서 보면 아쉬움이 남는게 사실이다.
시즌 중반부터 수비가 부쩍 불안해진 토트넘은 이날 2골을 허용, 정규리그 7경기, 공식전 10경기 연속으로 선제 실점을 내줬다. 특히 1988년 이후 35년 만에 정규리그에서 7경기 연속으로 2실점을 기록했다.
계속 수비가 흔들리자 이날 콘테 감독은 주전 센터백인 에릭 다이어를 아예 기용하지 않았다. 그런데도 상대 역습에 수비 허점이 계속 드러났다.
미드필더진에 대한 아쉬움도 있다. 주전 미드필더인 로드리고 벤탄쿠르가 부상으로 결장한 가운데 피에르 에밀 호이비에르와 이브스 비수마가 선발로 나섰다. 하지만 두 선수 모두 패스 능력이 떨어져 전방으로 공을 제대로 연결되지 못했다. 측면을 활용한 단순한 공격만 반복됐고 이는 상대 수비에 쉽게 막혔다.
콘테 감독도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경기 후 BBC와 인터뷰에서도 “토트넘에 창의적인 선수가 많지 않다”며 “어쩌면 (지금의) 5위가 최선”이라 자책했다.
이어 “우승을 다투려면 14∼15명의 강한 선수와 재능을 갖춘 어린 선수들을 보유해야 한다”며 “매 시즌 큰돈을 들여 선수들을 계속 보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석무 (sports@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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