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가만난세상] 대통령실과 육아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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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는 기자보다 아빠로서 보낸 시간이 더 길었다.
1년간의 육아휴직을 끝내고 지난해 10월 복직해 대통령실을 출입하고 있다.
어디서 배워왔는지 아이가 무심하게 툭 던지는 "아빠가 있어서 다행이야" 같은 말을 듣고 있노라면, 해본 적이 없어서 잘은 몰라도 특종을 한다 한들 이런 감정을 느낄 수 있을까 싶을 만큼 마음이 벅차오르곤 했다.
새해에는 아이도 나도, 그리고 우리 모두가 한 뼘쯤은 더 성숙해지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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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는 기자보다 아빠로서 보낸 시간이 더 길었다. 1년간의 육아휴직을 끝내고 지난해 10월 복직해 대통령실을 출입하고 있다. 약 10년간의 기자 생활 동안 이렇게 길게 자리를 비운 것은 처음이었고, 특별한 일이 없다면 앞으로도 10년 이상 이런 기회는 쉬 오지 않을 것이다. 그만큼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어디서 배워왔는지 아이가 무심하게 툭 던지는 “아빠가 있어서 다행이야” 같은 말을 듣고 있노라면, 해본 적이 없어서 잘은 몰라도 특종을 한다 한들 이런 감정을 느낄 수 있을까 싶을 만큼 마음이 벅차오르곤 했다.
문득 아이가 얄미워져 “그건 온전히 너의 것이라고 할 수 없다. 네가 먹는 간식과 가지고 노는 장난감이 이 아빠의 변변찮은 월급에서 비롯된 것을 모르느냐”고 꾸짖고 싶었으나 이내 마음을 접었다. 정말 모르기도 할뿐더러 올바른 훈육 방식이 아니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대신 의미를 잘 알아듣기 바라며 친구와 맛있는 음식을 나눠 먹는 내용이 담긴 그림책을 여러 번 읽어줬다.
이런 일도 있었다. 아침 어린이집 등원 전에 양치와 세수를 하는 것은 아이의 매일 반복되는 일과다. 그런데 하루는 양치만 하고 세수는 도통 하기 싫다는 거였다. “새 아침이 밝았으면 당연히 양치도 하고, 세수도 하는 것”이라며 “어제도 그랬고, 그제도 그러지 않았느냐”고 어르고 달래도 막무가내였다. 그러더니 또 다음날은 고사리손으로 얼굴에 물을 묻히며 어설픈 멜로디에다 “치카치카하고 세수도 하고” 같은 노랫말을 붙여 부르는 변덕에는 두 손을 들어야 했다. 늘 하고 싶은 것만 할 수 없고, 때로는 하기 싫어도 해야 할 때가 있다는 사실을 가르치는 일이 쉽지 않다는 것을 아이를 키우며 새삼 깨닫는다. 그래도 아이는 부모의 가르침에 조금씩 변화해 나간다는 사실에 위안과 책임감을 느끼게 된다.
새해가 밝았다. 새해에는 아이도 나도, 그리고 우리 모두가 한 뼘쯤은 더 성숙해지기를 소망한다.
이우중 정치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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