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어도 선덜랜드’ 새 시즌은 EPL에서 해피엔드?
‘재기 도전 OTT 다큐’로 큰 인기
‘평균 23.5세’ 젊은피 힘으로 부활
2부 6위로 1부 ‘승격 PO’ 가시권
4년 전 잉글랜드 리그1(3부)로 전락한 한 클럽은 다큐멘터리 한 편으로 세계적인 유명세를 치렀다. 과거 기성용(34)과 지동원(32·이상 서울)이 활약해 국내에도 친숙한 선덜랜드다.
선덜랜드는 프리미어리그(EPL)에서 챔피언십(2부)으로 강등된 2017년 여름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죽어도 선덜랜드>를 촬영했는데, EPL 복귀를 꿈꾸던 것과 달리 리그1으로 잇달아 추락하는 새드 엔딩으로 끝났다. 영국 중소도시에서 축구가 어떤 의미인지 낱낱이 소개했던 이 여정은 그해 미국에서만 250명의 서포터가 가입하는 이상 현상을 보이기도 했다. 그 인기에 힘입어 선덜랜드의 부활을 기대하는 속편이 제작됐지만, 이듬해 역시 승격에 아쉽게 실패했다.
그랬던 선덜랜드가 옛 영광에 한 발짝 다가섰다. 선덜랜드가 지난해 5월 챔피언십에 4년 만에 복귀하더니, 시즌을 절반 치른 2일 현재 챔피언십에서 EPL 승격 마지노선이라 할 수 있는 6위까지 올라왔다.
24개팀이 우승을 다투는 챔피언십은 1~2위가 곧바로 EPL로 승격하고 3~6위가 벌이는 플레이오프 승자 한 팀도 EPL 막차를 탄다. 선덜랜드가 남은 시즌까지 지금과 같은 성적을 유지한다면 EPL 승격도 꿈이 아니다. 선덜랜드는 챔피언십 승격 당시에 3위로 시즌을 마친 뒤 승격 플레이오프에서 승리한 바 있다.
선덜랜드의 부활 찬가는 젊은 피들의 힘으로 이뤄낸 결과라 더욱 빛난다. 축구 이적시장 소식 및 기록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트랜스퍼마크트’에 따르면 선덜랜드는 선수단 평균 연령이 챔피언십(평균 26.26세)에서 가장 어린 23.5세다. 심지어 경기를 뛰는 주전들은 이보다 어린 22.7세에 불과하다. 오랜 기간 하부리그에 머물러 빈촐해진 구단 사정을 해결하기 위해 외부에서 젊고 재능있는 선수들을 임대로 데려온 영향이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데려온 측면 날개 아마드 디알로(21)와 에버턴 출신 공격수 엘리스 심즈(21)가 대표적이다. 이들은 이번 시즌 각 6골과 7골로 팀 득점에서 적잖은 지분을 갖고 있다. 언젠가 떠날 선수들이 많다는 점에서 미래가 불안하다는 지적도 있지만, EPL 복귀가 최우선인 선덜랜드에는 큰 문제가 아닐지 모른다.
“죽어도 선덜랜드”를 외쳤던 팬들은 EPL 승격에 조금씩 가까워지고 있는 선덜랜드에 뜨거운 응원으로 보답하고 있다. 1-1 무승부로 끝난 2일 블랙풀 원정까지 1만4000여명이 따라나섰다. 루크 오니엔 선덜랜드 감독은 “우리 팀은 이번 시즌 어느 곳에서도 홈 같은 기분을 느낀다”며 “올해도 최고의 결과로 보답하고 싶다”고 다짐했다.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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