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멸하는 농촌, 기부로 살린다

김종환 2023. 1. 2. 2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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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전주] [앵커]

새해부터 고향사랑기부제가 시행됩니다.

지역경제 활성화와 국가균형발전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데요.

KBS전주방송총국은 우리나라보다 15년 앞서 고향납세 제도를 시행하고 있는 일본의 지방자치단체들을 취재했습니다.

고향사랑기부제를 성공적으로 뿌리내리려면 무엇을 보완하고 개선해야 할지 살펴보기 위해서인데요.

오늘은 첫 번째로 고향납세 기부금을 활용해 청년 인구를 늘리고 농촌 지역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는 홋카이도 가미시호로를 취재했습니다.

김종환 기자입니다.

[리포트]

일본 최북단 섬 홋카이도.

도청 소재지 삿포로에서 차로 세 시간을 달리면 인구 5천 명의 작은 기초자치단체 가미시호로에 닿습니다.

한산한 읍내 중심지에 작지만 깔끔한 호텔이 눈에 띕니다.

직원들은 대부분 외지에서 이주해 오거나 도시로 나갔다 돌아온 청년들.

도쿄에 살던 이 여성은 자연 속에서 두 아이를 키우기 위해 아무 연고도 없던 가미시호로로 5년 전 이주해 왔습니다.

[하타노 사토코/가미시호로호텔 매니저 : "(어린이원) 시설도 상당히 충실했고, 아이들도 여기서라면 즐겁게 지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 홋카이도 안에도 여러 지역이 있지만 가미시호로를 선택했습니다."]

이곳은 가미시호로에 있는 유일한 어린이집입니다.

0살부터 5살까지 아이 백60여 명을 보살피고 있는데요.

이곳에 아이들을 보내는 부모들은 원비를 1원도 내지 않습니다.

대도시의 젊은 부모들이 가미시호로를 주목하게 된 이유입니다.

2천15년부터 5년 동안 인구 5천 명의 가미시호로로 이주해 온 사람이 외지로 이주해간 사람보다 2백40여 명 더 많았습니다.

새 주민의 70퍼센트 이상이 30대 이하입니다.

일본에서 처음으로 어린이원을 완전 무료화하고 원어민 강사를 두는 등 보육과 교육 여건을 개선한 게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요코야마 토시유키/가미시호로정 인정어린이원 호론 원장 : "젊은 세대들이 마을 매력을 많이 알아주셔서, 이주를 하거나 교류인구로 관여할 때 중요한 계기가 되고 있는 것이 저희 어린이원의 장점이라 생각합니다."]

이주를 돕는 기금을 만들고 주택 지원 사업을 펼친 것도 청년 인구 증가에 기여했습니다.

다른 농촌처럼 인구가 계속 줄어들던 가미시호로는, 청년들이 들어오면서 65년 만에 인구가 증가했고 인구 고령화율 상승도 멈췄습니다.

지역에는 활력이 생겨났고 새로운 일자리들이 만들어졌습니다.

이런 변화는 고향납세 기부금 덕분에 가능했습니다.

2천15년부터 해마다 10만 명 안팎의 기부자가 백50억 원에서 2백억 원의 기부금을 가미시호로에 보내고 있는데, 2천21년 가미시호로 세입은 천억 원정도입니다.

[다케나가 미츠기/가미시호로정 정장 : "육아에 대한 불안이나 교육에 대한 불안, 여기에 전국에서 모아주신 돈을 사용해 인구 감소 극복을 하고 싶다고 생각해 이런 정책을 시행해 왔습니다."]

기부금 사용 목적과 방법을 명확하게 정하고 지역에서 생산한 농축산물을 활용한 인기 있는 답례품을 준비한 게 고향납세 기부자들의 마음을 움직였습니다.

해마다 도쿄와 오사카 같은 대도시에서 고향납세 감사제도 열었습니다.

소멸하던 농촌이 기부금으로 어떻게 활력을 되찾았는지 알리면서, 기부자들과의 공감대를 넓혔습니다.

[다케나가 미츠기/가미시호로정 정장 : "'답례품이 매력적이어서'라는 이유도 있겠지만, 기부금을 어떻게 마을 만들기에 활용하고 있는지는 그 후에 기부자분과 마을과의 유대감을 쌓기 위해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다케나가 정장은 자율적으로 쓸 수 있는 독자적 재원이 거의 없는 작은 농촌 지방자치단체가 지역의 진짜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집중적으로 예산을 쓸 수 있게 해준 게 고향납세 제도라고 강조했습니다.

KBS 뉴스 김종환입니다.
https://news.kbs.co.kr/special/danuri/2022/intro.html

김종환 기자 (kj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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