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득권층 탐욕·부정부패 풍자 끔찍한 복수극… 씁쓸한 결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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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는) 주둥이만 살아서 그런지 씹는 맛이 최고죠. 인류 역사엔 언제나 윗놈이 아랫놈 등쳐먹지. 공무원 어때, 아주 든든해, 꽉 막혔잖아. 선거 때 별미인 정치인 뱃살 파이, 도둑놈과 사기꾼을 섞은 맛. (사채업자는) 지독하고 거칠고 더럽게 질겨."
지난달 1일 막을 올린 뮤지컬 '스위니토드' 1막 마지막에 주인공 스위니토드와 러빗 부인이 '인육 파이'를 만들어 팔기로 하면서 신나고 찰지게 부르는 넘버(노래) '어 리틀 프리스트(A LITTLE PRIEST)'의 일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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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니토드’는 미국 뮤지컬계 거장 스티븐 손드하임(1930∼2021) 대표작으로 1979년 브로드웨이에서 초연됐다. 조니 뎁과 헬레나 보넘 카터가 주연한 팀 버턴 감독 동명 영화(2008)로도 유명하다. 이번 라이선스 공연은 오디컴퍼니가 2016·2019년에 이어 세 번째로 무대에 올린 것이다. 작품 속 배경은 산업혁명 여파로 빈부 격차가 극심하고 사회적 부조리가 만연했던 1800년대 중반 런던. 이발사 벤저민 바커는 터핀 판사에게 사랑하는 아내와 딸을 빼앗기고 15년간 외딴섬에서 억울한 옥살이를 한 뒤 스위니토드로 이름을 바꾸고 집에 돌아온다. 파이 가게를 운영하는 아래층 러빗 부인에게 아내와 딸 소식을 들은 그는 러빗과 손잡고 터핀 판사를 비롯해 세상을 향한 복수를 실행한다. 토드가 이발소에 찾아오는 손님의 목을 면도칼로 베어 살해한 뒤 특수 제작한 의자를 이용해 아래층 파이 가게에 내려보내면 러빗이 인육으로 만들어 팔게 된다. 그러다 사이코패스 같은 둘의 끔찍한 복수극은 파국을 맞고 비명 속에 막을 내린다. ‘음률의 마술사’ 손드하임의 전율적 음악과 기괴한 불협화음은 긴장감과 몰입감을 불러일으키지만 관객 취향에 따라 호불호가 갈릴 것 같다. 다만 거대하고 입체적인 무대장치와 선악 구분을 흐리게 하는 캐릭터 등은 충분히 매력적이다. 스위니토드 역은 강필석·신성록·이규형이, 러빗 부인 역은 전미도·김지현·린아가 연기한다. 서울 송파구 샤롯데씨어터에서 3월5일까지.
이강은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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