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상현 이어 안철수도 “당대표 후보 모두 수도권 출마하자”

주호영 “바람직하지 않아”
김기현 “참 한가한 이야기”

국민의힘 당권 주자인 안철수(경기 분당갑)·윤상현(인천 동구미추홀을) 의원이 ‘당대표 수도권 출마론’을 공개 제안 했다. 윤석열 정부 성공을 위해 당대표 후보들이 내년 총선 격전지가 될 수도권에 출마하자는 것이다. 그러나 영남 등에 지역구를 둔 당권 주자들은 수도권 출마론에 부정적 입장을 밝히고 있다.

국민의힘 안철수 윤상현 의원(왼쪽부터)

안철수 의원은 2일 페이스북에 “당대표 후보 모두 수도권 출마 선언을 하자는 윤상현 의원 제안에 전적으로 동의한다”고 썼다. 그러면서 “민주당 지도부는 사실상 전원 수도권인데 내년 총선에서 우리도 수도권 지도부로 정면 승부 해야 한다”며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보듯 후방에서 명령이나 하는 지도부가 아니라 최전선에서 전쟁을 이끄는 지도자가 있는 나라가 승리한다”고 했다. 이에 대해 윤상현 의원도 “‘수도권 출마 공동 선언문’에 직접 합의해 누가 정말 윤석열 정부의 성공에 앞장서는 인물인지 함께 검증해 보자”고 답했다. 경쟁 후보들에게 총선 최전선인 수도권에 출마하라고 압박하는 모습이다.

그러나 울산이 지역구인 김기현 의원은 이에대해 “참 한가한 이야기”라며 “수도권 출신 당대표가 돼야 총선을 이길 수 있다거나 그 반대라는 주장은 지양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당 지도부도 ‘수도권 출마론’에 부정적 반응을 보였다. 대구가 지역구인 주호영 원내대표는 이날 라디오에서 “의원들이 함부로 지역구를 옮기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다. 다만 당대표 선거가 ‘윤심(尹心) 잡기’ 경쟁으로 흐른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지금과 같은 ‘윤심 경쟁’ 전당대회의 모습은 별로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다.

이번 당대표 선거가 당원 투표 100%로 치러지는 만큼 당권 주자들은 당원이 밀집한 영남 표심 잡기에 열중하고 있다. 이날 대구에서 열린 국민의힘 대구시당·경북도당 합동 신년교례회에는 당권 주자로 꼽히는 권성동, 안철수, 윤상현 의원과 나경원 전 의원이 참석했다.

한편 비윤계인 유승민 전 의원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당대표 출마 여부와 관련해 “가족들은 반대한다”고 했다. 그는 “딸은 ‘아빠를 떨어뜨리려고 (전당대회) 룰(규칙)까지 바꾸면서 온갖 수단을 동원하는데 다른 보람 있는 일을 했으면 좋겠다’고 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