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명사진, 실물하고 달라"…연쇄살인범 이기영 SNS 털렸다

동거 여성과 택시기사를 살해하고 유기한 혐의로 구속된 이기영(31)의 신상이 공개됐으나 과거 증명사진만 공개돼 실효성에 대한 논란이 제기되면서, 네티즌들이 직접 ‘신상털기’에 나섰다.

경기북부경찰청은 지난달 29일 신상정보공개심의위원회를 열어 이기영의 나이, 얼굴 등을 공개하기로 결정하고 운전면허증 사진을 배포했다.

그러면서 이기영이 사진 촬영을 거부해 예전 사진만 배포할 수 있었다는 설명했다. 특정강력범죄법에 따르면, 강력범죄 피의자라 하더라도 인권보호 차원에서 당사자가 사진 촬영을 거부하면 강제할 수 없다.

문제는 공개된 사진이 현재 이기영의 모습과는 많이 다르다는 점이다. 증명사진 촬영 당시와 현재의 나이대가 다르고, 증명사진을 촬영한 후 후보정이 많이 들어가게 되면 실물과 다른 경우도 많다.

실제로 이기영의 집을 정기적으로 방문했다는 점검원은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공개된 사진을 봤는데, 너무 어릴 적 모습인 것 같아 실제와는 인상과 느낌이 많이 달랐다”고 밝혔다.

온라인에서는 지난해 9월 이른바 ‘신당역 살인 사건’의 범인 전주환(31) 사례가 재조명됐다. 당시 경찰이 공개한 전주환의 증명사진과 이후 검찰에 이송되면서 촬영된 그의 모습은 전혀 딴판이었다. 이에 신상정보 공개의 효력이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과 외국처럼 일명 ‘머그샷’(범인을 식별하기 위해 구금 과정에서 촬영하는 얼굴사진의 은어)을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일부 네티즌들은 직접 이기영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을 찾아 나섰고, 이기영으로 추정되는 인물의 페이스북 계정이 발견돼 화제가 됐다.

계정명은 ‘이기영’으로 경기도 파주 출신이며, 연천에서 군 생활을 했다는 점이 일치한다. 이목구비도 공개된 증명사진과 닮았다. 다만 대부분 게시글이 2012년에 올라와 더 앳된 모습이다.

해당 계정에는 2012년 12월 3일 “시작”이라는 글과 함께 육군 하사로 임관했다는 사진이 올라왔다. 실제로 이기영은 육군 모 부대에서 2013년 부사관으로 근무했다. 당시 두 차례 음주운전을 하다 적발돼 군사법원에서 징역 1년6개월을 선고받고 육군교도소에서 복역했다.

2012년 4월 해당 페이스북에는 “쓸만한 사람이 되어봐야겠다”는 다짐 글이 올라왔다. 그러나 두 달 뒤 “내가 뭘 잘못했길래. 내가 잘못했어도 한두 번이지”라며 누군가를 원망하는 듯한 글도 남겨졌다.

사진을 본 네티즌들은 “살인범 인상이라는 게 따로 없는 것 같다. 그래서 더 무섭다”, “증명사진으로는 못 알아봤을 것. 머그샷 도입해야 된다”, “그냥 평범해보인다”, “많이 본 것 같은 인상”, “범인의 동의 하에나 공개된다는 게 말이 되나, 누가 동의하겠나” 등 반응을 보였다.

한편, 신상정보 공개가 결정된 이후에는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도록 하는 등의 조치가 가능해지면서 이기영이 포토라인에 섰을 때 현재의 얼굴이 공개될 수도 있다. 다만 이 때도 이기영 본인이 모자 등으로 얼굴을 가리려고 하면 제지할 법적 근거가 없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