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끄러움을 모르는 지방의회](17) 불법·편법에도 제재 없는 지방의회, 대안은?
[KBS 창원] [앵커]
경남 기초의원들의 겸직 실태 보고서, 연속 보도입니다.
의원들의 '겸직 신고'와 이해충돌 금지 조항이 유명무실한 이유는 책임을 물을 형벌 규정이 없기 때문입니다.
고위 공직자 재산 공개와 같이 통합 공개 시스템 마련과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심층기획팀, 이대완 기자입니다.
[리포트]
사실상 의원 본인이나 가족 회사가 관급 공사를 수주해도,
[정영환/고성군의원 : "사업자 처음 낼 때부터 동생이 다 한 겁니다."]
'건설회사 직원'으로 겸직 신고한 의원이 의회 건설위원장을 맡거나, 심지어 겸직 신고를 누락해도,
[신명기/합천군의원 : "미처 인지를 못 한 거 그런 건 죄송하게 생각하고..."]
[김봉남/의령군의원 : "저는 몰랐습니다."]
어떠한 제재도 없습니다.
모두 현행법 위반인데도, 의원들이 모르쇠로 버틸 수 있는 이유는 뭘까.
책임을 물을 형벌 규정이 없기 탓입니다.
[행정안전부 지방의회 담당 사무관/음성변조 : "그분들이 선출직이다 보니까 본인들이 (각자 의회) 징계 의결을 하셔서 책임을 지는 것이기 때문에..."]
감사 기능을 하는 각 의회 윤리특별위원회의 이른바 '자체 징계'가 유일한 견제 수단입니다.
하지만 윤리위원회 개최와 구성, 징계 심의 모두 동료 의원들의 손에 달려 있습니다.
영호남처럼 특정 정당 의원들이 많은 경우, 제 식구 감싸기로 흐를 수밖에 없습니다.
지난 8년 동안 경남 18개 기초의회 윤리위원회가 불법 겸직이나 이권 개입, 이해충돌로 소속 의원을 징계한 경우는 단 한 번도 없습니다.
2017년 당시 성추행 혐의로 1심 법원으로부터 유죄를 인정받았던 고성군의회 최을석 의원의 제명 징계안도 부결됐었습니다.
[우지영/나라살림연구소 연구위원 : "선례들을 남기면 자기네들도 나중에 자유롭지 않기 때문에 국회 체포동의안처럼 윤리위에서 솜방망이 처벌하는..."]
기초의회 윤리위원회의 민간 참여와 회의록 공개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이승철/대구대학교 행정학과 교수 : "외국 (일부 의회) 같아서는 그런 문제를 방지하기 위해서 민간을 30% 의무 조항으로 그냥 박아놨어요. 위원장도 의원이 아닌 민간 위원들이 하도록."]
고위공직자 재산 공개와 같이 지방의원의 겸직신고와 상임위 정보, 징계 결과 등을 행정안전부의 통합 공개 시스템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도 높습니다.
[장지혁/참여연대 집행위원 : "행정안전부가 기본적으로 관심이 없어요. 공직자 재산 공개 같은 경우에는 일관된 플랫폼에서 되니까, (시민사회의) 감시가 가능한데, 이해충돌과 겸직 관련은 그런 플랫폼이 전혀 없어요. 행안부가 만들어서 제공해주는 게 (좋겠습니다.)"]
전문가들은 지방의회의 강화된 권한 만큼 윤리 책임을 높일 수 있는 실효성 있는 정책을 도입해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KBS 뉴스 이대완입니다.
이대완 기자 (bigbowl@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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