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백 번 접속했는데, 이럴 거면 왜?”…한라산 ‘예약 오류’에 등산객들 분노

새해 첫날 한라산에서 일출을 보려다가 실패하신 분들 많으실 겁니다. 사전예약 인원 1,500명이 1시간 만에 마감됐을 만큼 경쟁률이 치열했기 때문인데요.

그런데 새해 첫날인 1월 1일 0시. 야간 산행이 시작되던 시각 갑자기 사전예약 인원이 1,500명에서 3,000명으로 늘어나는 황당한 사태가 벌어졌습니다.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 시스템 오류로 예약 인원 증가

하얀 구름 사이로 새해 첫 일출이 장엄한 모습을 드러냅니다. 3년 만에 한라산 야간 산행이 허용되면서 백록담이 있는 정상엔 일출을 보기 위한 등반객으로 가득합니다.

이들은 지난해 12월 1일 사전예약에 성공한 사람들입니다. 당시 사전예약은 서버가 마비될 정도로 관심이 뜨거웠는데요. 1시간도 안 돼 성판악 코스 1,000명, 관음사 코스 500명이 선착순으로 마감됐습니다.

이후에도 중고거래 사이트에 한라산 탐방 QR 코드가 매물로 올라오는 등 과열 현상이 잇따랐습니다. 이에 제주도는 불법거래가 적발될 경우 업무방해 혐의로 경찰에 고발하겠다며 엄포를 놓기도 했습니다. 그만큼 1월 1일 등반은 선택된 자들만 오를 수 있는 산행이었습니다.

그런데 산행이 시작된 1월 1일 0시에 황당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탐방 예약 시스템에 오류가 생기면서 성판악 코스 예약 인원이 기존 1,000명에서 2,000명으로, 관음사 코스는 기존 500명에서 1,000명으로 각각 두 배나 증가한 겁니다.

한순간에 1,500자리가 추가로 생겨나면서 이 사실을 인지한 일부 등산객은 0시 이후 예약을 해 당일 새벽에 야간 산행을 다녀올 수 있었습니다.

한라산국립공원관리소는 이 사실을 뒤늦게 파악한 뒤 이날 새벽 1시 20분쯤 오류를 조치했습니다.

■ 예약 실패한 등산객들 '분통'

예약에 실패한 등산객들은 분통을 터뜨렸습니다.

한 달 전 예약에 실패한 한 등산객은 "사전 예약하려고 수백 번이나 국립공원 홈페이지에 접속했고, 날마다 누군가 취소하길 기다리며 휴대폰을 확인했는데 예약을 못 했다"며 "배신감이 느껴질 정도로 굉장히 실망스럽다"고 울분을 토했습니다.

취재진은 구체적인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예약 시스템을 담당하고 있는 관리 업체에 해당 사태를 문의했습니다.

업체 측은 "해당 오류 원인과 조치사항에 대해서는 한라산국립공원사무소로 보고될 예정"이라며 "직접 답변 드리기 어려운 부분 양해 부탁드린다"는 입장을 전해왔습니다.

한라산국립공원관리소 측은 시스템 오류였다고 밝혔습니다.

부재윤 한라산국립공원관리소 공원운영팀장은 "1월 1일 야간 산행에 맞춰서 그날 하루만 프로그램이 세팅돼 있었는데, 기존 세팅과 충돌하면서 일시적으로 오류가 발생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시스템을 개선해 나가겠다"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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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준영

사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