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경제관료들 ‘새해 목표’ 다짐···김정은 ‘자력갱생’ 경제 ‘깜깜’
북한 경제관료들이 노동당 전원회의가 끝나자 반성과 함께 새해 목표 달성을 다짐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전원회의에서 경제관료들을 질책한 바 있다. 김 위원장은 ‘경제개발 5개년 계획’ 3년차인 올해 “계획 완수의 결정적 담보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지만, 자력갱생에 기반한 북한 경제 전망은 어둡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달 26~31일 진행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6차 전원회의 논의 결과를 접한 경제관료들의 발언을 2일 소개했다.
리건성 금속공업성 부상은 “올해야말로 우리 금속공업이 들고일어나 사회주의 건설의 새로운 국면을 열기 위한 전인민적인 투쟁에서 강력한 견인기가 되여야 할 시기”라며 “당이 제시한 철강 재생산 목표를 기어이 점령”하겠다고 밝혔다.
송기성 농업위원회 부위원장은 “오늘 우리에게 있어서 근본의 근본은 식량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라며 “새해의 알곡증산 투쟁에 총매진하겠다”고 밝혔다. 명영도 국가화학원 국장은 “금속, 화학공업의 자립성 강화에서 의의가 큰 새로운 가스화 기술을 완성”하겠다고 했다.
김경수 전력공업성 전력정보연구소장은 “국가통합전력관리 체계를 보다 높은 수준에서 완비하고 각지 발전소들의 전력생산효율을 높이며 전력의 도중 손실을 극력 줄일수 있는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반성 차원의 다짐도 나왔다. 송 부위원장은 “관개 체계를 완성하고 영농물자 보장 대책을 강하게 세우는 것을 비롯한 모든 사업에서 객관적 환경에 빙자하는 것과 같은 고질병을 완전히 털어버리고 새롭게 분발하겠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이 전원회의 연설에서 “패배주의와 기술신비주의를 청산하기 위해 강하게 투쟁해왔음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낡은 사상 경향이 아직도 교묘한 외피를 쓰고 일부 경제일군들 속에 고질병, 토착병처럼 계속 잠복해있고 잠재하고 있다”고 엄히 질책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전원회의에서 금속·화학·전력·석탄·기계 등 기간공업과 건설·농업·경공업 부문의 올해 중점 목표를 제시했다. 그러면서 “12개의 중요고지들”로 표현한 기본 목표를 밝혔다. 구체적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김 위원장은 2021년 제8차 당대회에서 제시된 ‘국가경제발전 5개년 계획’ 3년차인 올해를 “계획 완수의 결정적 담보를 구축해야 하는 중요한 해”라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이를 위해 “1960년대, 70년대의 투쟁정신과 기치를 높이 들고 혁명의 난국을 우리 힘으로 타개해나가자”고 자력갱생을 호소했다. 전원회의에서는 “아직까지도 남의 기술에 대한 의존을 털어버리지 않고 자력의 원칙을 흥정하려드는 낡은 사상”에 대한 투쟁도 강조됐다.
김 위원장의 공언과 달리 올해 북한 경제 개선은 쉽지 않아보인다. 경제난을 가중시키고 있는 국제사회의 각종 제재는 핵무력 고도화 국면에서 해소되기 어렵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9월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서 “우리 인민들과 아이들이 허리띠를 더 조이고 배를 더 곯아야 하였고 귀중한 우리의 모든 가정들에 엄청난 생활난이 초래되지 않으면 안되였다”며 제재에 따른 고통을 토로하기도 했다.
북한 스스로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3년 가까이 국경봉쇄를 유지하고 있는 점도 부정적 요인이다. 북한은 지난해 말부터 열차를 통해 중국·러시아와의 교역을 일부 재개했지만, 중국을 중심으로 코로나19가 대대적으로 재확산하는 상황에서 교역을 크게 늘리기는 어려워 보인다.
이러한 상황을 반영한 듯 김 위원장의 전원회의 연설에서는 예년과 달리 경제·민생 부문 언급이 줄고 대남·대외 분야가 크게 늘었다.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은 전날 “경제발전 5개년 계획 3년차 사업들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도 주택 건설 이외에는 구체적 계획을 보도하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통일부는 전날 배포한 전원회의 분석 자료에서 “경제·민생 부문의 가시적 성과가 부재하고 현실적 대안도 없음을 사실상 자인했다”며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의 3년차가 되는 올해도 여전히 경제 성장과 민생 개선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광연 기자 lightyear@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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