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만에 하나된 신년회…정부-기업 "'원팀'으로 위기 극복" 다짐(종합)

문창석 기자 이세현 기자 김예원 기자 2023. 1. 2. 1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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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대통령, 경제계 신년인사회 참석…2016년 이후 처음
5대그룹 총수 모두 참석…최태원 "2023년, 위기를 기회로"
윤석열 대통령과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2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3년 경제계 신년인사회에서 떡을 자르고 있다.(대한상의 제공) 2023.1.2/뉴스1

(서울=뉴스1) 문창석 이세현 김예원 기자 = 그동안 '반쪽 행사'라는 지적을 받았던 경제계 신년인사회에 윤석열 대통령이 참석하면서 올해는 정부와 재계가 하나가 된 모습을 보였다. 경제계는 정부와 '원팀(One Team)'이 돼 위기를 기회로 만들겠다고 다짐했고, 정부도 기업과 '한몸'이 돼 세계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2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2023년 경제계 신년인사회'에서 "(인사회를) 중소기업중앙회와 같이 하게 돼서 더욱 뜻 깊다"며 "그러나 이게 하이라이트가 아니었다. 오늘은 대통령께서 같이 하셨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대통령이) 이렇게 경제계 신년회에 찾은 건 7년 만이라고 한다"며 "저희 경제인들을 격려해주기 위해 오셨으니 다 같이 환영의 박수를 크게 쳐달라"고 말했다. 최 회장의 발언에 행사장은 박수 소리로 가득찼고 일부에선 환호하는 소리도 들렸다.

지난 1962년부터 대한상의 주최로 열린 '경제계 신년인사회'는 대통령을 비롯해 정부 각료와 주요 기업인이 대거 참석해 온 경제계 새해맞이 행사다. 이날 행사에도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정의선 현대차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 회장, 신동빈 롯데 회장 등 5대 그룹 총수들이 총출동했다.

해당 행사에 대통령이 참석한 건 지난 2016년 1월 박근혜 전 대통령이 마지막이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취임 후 이 행사에 한 번도 모습을 비치지 않았다. 반면 김대중·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은 재임 기간 늘 행사를 찾았고, 노무현 전 대통령도 2007년 한명숙 당시 국무총리가 대신 참석한 것을 제외하고는 매년 참석했다.

이 때문에 지난 정부 당시 경제계에선 행사가 '반쪽'으로 전락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지난 2020년 신년인사회에 참석한 손학규 당시 바른미래당 대표는 "이런 자리에 대통령이 오면 얼마나 좋겠냐. 대통령께서 직접 기업인 사기를 올려주면 얼마나 신나게 일하겠느냐"며 에둘러 비판하기도 했다.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이 2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3년 경제계 신년인사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대한상의 제공) 2023.1.2/뉴스1

최 회장은 "지난해 우리는 유례없이 어려운 경제환경 속에서도 아주 의미있는 성과를 거뒀다. 정부와 기업이 한 팀이 돼 합심하고 최선을 다했기에 이룰 수 있었던 일"이라며 "그러나 올해 마주한 경제 여건은 녹록지는 않다"고 말했다.

그는 "이것을 어렵게만 보지말고 좀 더 긍정적인 다른 시각에서 보셨으면 한다"며 "반도체·자동차·조선·배터리 등을 중심으로 세계경제 질서가 재편되는 상황에 한국경제가 영향을 많이 받지만, 우리가 영향을 많이 받으니 불행이라고 생각하지 말자"고 당부했다.

이어 "이것을 다 가지고 있는 나라는 많지 않다. 영향을 많이 받긴 하지만 이게 없었더라면 저희는 훨씬 더 큰 걱정을 하고 있었을 것"이라며 "뒤집어 보면 이들 산업이 없었다면 우리 경제와 안보를 어떻게 담보할 수 있었을까 생각한다. 미래 경제안보를 지켜줄 수 있는 다른 분야에서도 경쟁력을 갖춘다면 우리 경제와 안보를 든든히 지켜줄 버팀목이 추가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 회장은 손자병법의 '이환위리(以患爲利·근심을 이로움으로 삼는다)'를 인용하며 "우리 경제는 위기 때마다 오히려 한 단계씩 성장을 해왔다"며 "대통령 이하 정부와 기업이 다시 한번 원팀(One Team)이 돼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 가는 2023년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과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2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3년 경제계 신년인사회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대한상의 제공) 2023.1.2/뉴스1

윤석열 대통령도 화답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우리 경제가 복합위기 속에서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여러분들의 피나는 노력이 있었기에 의미있는 성과를 만들어냈다"며 "경제인 여러분께 각별히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도 세계 경제의 둔화가 본격화되면서 우리 경제 상황이 어려워질 것이지만 정부와 기업이 함께 힘을 모은다면 이 위기를 성장의 기회로 만들어낼 수 있다"며 "정부와 기업이 이제 한몸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낡은 제도와 규제를 타파하고 세제와 금융으로 투자 지원을 더욱 강화하겠으며 노사법치주의 확립을 시작으로 노동개혁도 확실하게 추진하겠다"며 "여러분의 경제활동을 뒷받침하는 든든한 지원군이 되겠다. 우리 기업들이 세계 시장에서 힘차게 경쟁할 수 있도록 정부도 함께 하겠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거의 10년마다 우리 경제는 큰 격변기를 겪어왔지만 위기 때마다 국민과 함께, 경제인 여러분과 함께 늘 힘을 모아 위기를 극복하고 우리의 성장과 도전을 이어갔다"며 "다시 한번 '팀코리아'의 저력으로 위기를 극복하고 대한민국의 더 큰 성장을 우리 모두 함께 만들어 나가자"고 당부했다.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이 2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3년 경제계 신년인사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대한상의 제공) 2023.1.2/뉴스1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은 올해 주요 정책 과제로 규제 및 노동개혁을 꼽았다. 그동안 대한상의와 중소기업중앙회는 신년인사회를 따로 열었지만 올해는 처음으로 공동 개최했다.

김 회장은 "규제 혁신이 더 큰 성과를 내기 위해 경제부처 장관들이 중소기업 현장에 더 자주 와서 규제를 신속하고 과감하게 없애주길 바란다"며 "또 화물연대 파업 당시 정부가 끝까지 법과 원칙을 지키고 노동에 기울어졌던 정책들도 중심을 잡아가는 모습을 보며 많은 국민들이 지지와 박수를 보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행사엔 정부 주요 인사 및 대기업 총수, 중소기업 대표 등 500여명이 참석했다.

정부 인사로는 추경호 경제부총리, 이창양 산업통상부 장관,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한화진 환경부 장관,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한기정 공정거래위원장, 김주현 금융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주요 기업 중에선 이재용 삼성 회장, 정의선 현대차 회장, 구광모 LG 회장, 신동빈 롯데 회장, 김동관 한화 부회장, 허태수 GS 회장, 권오갑 HD현대 회장,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박정원 두산 회장, 구자은 LS 회장,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등 한국경제를 대표하는 기업인이 자리를 함께했다.

themo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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