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영, 전 애인 휴대전화로 "바빠"...살아있는 척 행세

김근우 2023. 1. 2. 1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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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전 여자친구와 택시기사를 잇따라 살해한 혐의로 구속된 이기영이 피해자들의 휴대전화를 이용해 마치 피해자들이 살아있는 것처럼 연기하면서 수사기관의 눈을 속인 사실이 추가로 확인됐습니다.

경찰은 시신이 아직 발견되지 않은 전 여자친구 유가족들과도 연락이 닿아 DNA 검사를 진행하는 등 혐의를 입증하는 데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김근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이기영은 택시기사를 살해한 뒤 휴대전화로 안부를 묻는 피해자의 가족들에게 바쁘다거나 전화하기 어렵다고 둘러대는 대범함을 보였습니다.

그러나 이게 처음이 아니었습니다.

이에 앞서 지난해 8월, 전 여자친구를 살해하고도 휴대전화를 자기 것처럼 쓰면서 피해자 행세를 한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살해한 전 여자친구의 휴대전화로 지인들이 연락하자 "바쁘다"는 식의 문자 메시지를 보내서 피해자가 살아있는 것처럼 꾸미는 등, 택시기사를 살해한 뒤 벌인 행동과 판박이였습니다.

이런 가운데 이기영이 전 여자친구의 시신을 유기했다고 진술한 경기 파주시 공릉천 일대 수색 작업은 뚜렷한 성과 없이 일주일 넘게 이어지고 있습니다.

경찰은 범행이 이뤄진 지난해 8월, 중부지방에 큰비가 자주 내린 만큼 시신이 바다로 휩쓸려갔을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고 보고 있습니다.

끝내 시신을 찾지 못한다면, 이기영의 진술과 범행 현장에 남은 혈흔 등 간접 증거로만 혐의를 입증해야 하는데, '

경찰은 전 여자친구의 유족들을 수소문 끝에 찾아내 DNA 대조 작업을 진행하기로 해서, 수사에 실마리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범행 동기를 밝혀내는 것도 향후 수사의 핵심이 될 전망입니다.

돈을 빼앗을 목적으로 사람을 살해했다는 강도살인 혐의가 입증되면 무기징역이나 사형, 둘 중 하나만 선고할 수 있지만, 이기영의 진술대로 우발적으로 살인한 것으로 인정해 살인죄를 적용할 경우 양형이 훨씬 가벼워지기 때문입니다.

이기영의 추가 범행 의혹과 관련해선 새롭게 밝혀진 게 없습니다.

이기영의 통화 기록을 토대로 지인 380여 명을 조사했는데, 또 다른 과거 여자친구 등 360여 명의 안전이 확인됐고, 나머지 20여 명도 전화번호를 바꿔서 연락이 닿지 않는 등, 특별한 범죄 혐의점은 없다는 게 경찰의 판단입니다.

경찰은 이기영을 이번 주 안에 검찰에 넘기고, 송치 이후에도 일부 혐의에 관한 수사를 계속할 방침입니다.

YTN 김근우입니다.

YTN 김근우 (gnukim0526@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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