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당권주자들, ‘보수 심장’ 대구·경북 구애경쟁

오후 국민의힘 경북도당 집결
“원조TK” “모태 TK” 언급하기도

2일 오후 국민의힘 대구시당에서 열린 2023년 국민의힘 대구·경북 신년교례회에 참석한 나경원 전 의원(왼쪽부터)과 윤상현 의원, 권성동 의원, 안철수 의원이 당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김용재 기자] 국민의힘 당권주자들이 ‘보수의 심장’으로 불리는 TK(대구·경북)로 향해 구애경쟁을 펼쳤다. 두 달 앞으로 다가온 3월 8일 차기 당대표 선거가 ‘당원투표 비율 100%’로 진행되기로 결정되면서 당권을 노리는 이들의 행보에 가속도가 붙는 모양새다.

권성동·안철수·윤상현 의원과 나경원 전 의원 등 주자들은 이날 오후 대구 경북도당에서 열린 ‘2023년 대구·경북 신년교례회’에 일제히 모습을 드러냈다. 이어서 인근 한 호텔에서 지역 언론이 주최한 신년교례회에도 연달아 참석했다.

영남권은 국민의힘 책임당원(작년 8월 기준 78만명)의 40%가 집중된 지역이다. 주자들은 차기 지도부의 최우선 과제는 총선 승리와 윤석열 정부의 성공임을 강조하며 자신이 적임자임을 어필했다.

친윤(친윤석열)계 핵심으로 꼽히는 권성동 의원은 경북도당 인사말에서 지난 대선 승리에 대해 “윤 대통령이 가장 마음의 빚을 지고 있는 곳이 대구·경북”이라며 “대통령 지지도가 60%까지 올라가게 대구·경북이 큰 역할 해달라. 그럼 총선은 반드시 승리한다”고 말했다.

나경원 전 의원 역시 “내년 총선 승리가 정권교체의 완성”이라며 “당·정은 혼연일체가 돼야 한다. 당내는 절대 화합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TK와의 연고를 부각하는 데에도 공을 들였다. 권 의원은 자신의 조상이 안동에 뿌리를 두고 있고, 처가가 경북 구미라며 스스로를 ‘원조 TK’라고 소개했고, 나 전 의원도 이에 질세라 모친의 태중에 있을 때 부친이 대구 비행장에서 근무 중이었다면서 자신이 ‘모태 TK’라고 말했다.

윤상현 의원은 “저는 박근혜 대통령을 모셨다”면서 옛 친박계로 TK와 연결고리를 부각했고, 의사 출신인 안철수 의원은 코로나19가 극심했던 지난 2020년 부인과 함께 대구를 찾아 의료봉사활동을 벌였던 일화를 내세웠다.

이날 경북도당 행사에는 당권주자들 외에도 TK 지역 시도당과 당원협의회 주요 인사들이 집결했다. 당권주자들 중 김기현 의원은 개인 일정으로 부득이하게 참석하지 못했고, 조경태 의원도 지역구인 부산시당 신년교례회 일정이 겹쳐 불참했다.

앞서 이들은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윤 대통령이 주재한 신년인사회에도 나란히 참석했다. 이 자리는 5부 요인 등 국가 주요 인사들을 비롯해 주요 참석자 수만 200명 규모였던 영빈관 행사는 대통령과 내밀한 대화를 주고받기는 어려운 상황이었던 것으로 파악된다.

윤 대통령은 한 테이블에 나란히 자리한 권성동·김기현·안철수 의원과 나경원 전 의원 등에게 “금년 한해 화이팅 합시다. 열심히 하라” 등의 의례적 인사를 건넨 것으로 알려졌다.

brunch@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