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태조이방원` 시대?… "상반기 저점 후 상승 전환"
"작년 이어 올해도 관심 종목"
반도체, 하반기 반등 가능성
지난해 하반기 증시 '깜짝 랠리'를 이끌었던 테마 '태조이방원'(태양광·조선·이차전지·방산·원전)이 올해도 여전히 투자 유망업종으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올 상반기를 기점으로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금리동결이 전망되는 가운데 외국인 수급 회복과 함께 하반기 반등이 유력하다는 분석에 무게가 실린다.
디지털타임스가 2일 국내 주요 증권사 리서치센터 14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에 따르면 각 리서치센터장들은 올해 관심을 가질 만한 업종으로 배터리(2차전지), 태양광, 방산, 조선, 원전 등을 꼽았다.
2차전지 업종은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뿐 아니라 유럽핵심원자재법(RMA)의 구체화가 호재로 작용하며 올해도 성장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에서 지난해 유가증권시장 투자자별 순매수 종목을 분석한 결과 외국인과 기관은 공통적으로 '2차전지주'를 가장 많이 순매수했다.
외국인이 1조430억원 어치 사들인 삼성SDI는 지난해 수익률이 -9.1%에 그치면서 코스피지수 등락률(-25.2%)을 훌쩍 웃돌았다. 기관이 가장 많이 사들인 LG에너지솔루션도 수익률 -13.6%를 기록하며 시장 수익률 대비 선방했다. 김지산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1분기까지는 박스권에서 어려운 장세가 이어질 수 있지만, 2분기 이후 상승 추세 전환을 염두에 둔 저가 매수 전략을 권고한다"면서 "2차전지 등 성장산업 주식을 싸게 살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대신증권 정연우 센터장도 "2차전지의 구조적 성장이 예상된다"면서 "산업 사이클상 2023년에도 여전히 성장국면에 있는 것으로 판단되며, 2022년에 이어 여전히 시장 주도주 역할이 전망된다"고 전했다.
메리츠증권(이경수 센터장), 미래에셋증권(서철수 센터장), 삼성증권(윤석모 센터장), 키움증권(김지산 센터장) 등 다수의 리서치센터가 2차전지를 올해 주목해야 할 업종으로 지목했다.
이 외에도 태양광 대장주 한화솔루션은 지난해 24.3% 수익률을 냈고, 방산주로 꼽히는 한국항공우주의 경우 50% 이상 뛰었다. 올해도 글로벌 친환경 기조와 신냉전 기류의 영향으로 성장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
황승택 하나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에너지 대란으로 각국에서 에너지 안보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다"면서 "원전은 글로벌 에너지 독립에 유력한 방안이자 실제 진행되는 산업으로 올해도 시장의 관심이 많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도 "경기침체에서도 기업실적이 긍정적으로 전망되는 분야에 주목해야 한다"며 미국의 IRA에 따른 광산채굴(건설기계), 사우디 투자에 따른 수혜주(건설,인프라,자재), 신냉전 기류에 따른 국방력 강화(방산주) 등을 올 유망테마로 꼽았다.
이밖에 반도체 업종에 대한 관심도 유효할 전망이다. 경기침체 우려에 IT 수요가 위축되면서 '혹한기'를 겪고 있지만 하반기부터는 반등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정연우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반도체 업황은 현재 부정적이나 투자 축소와 철회로 2023년 하반기에는 수요 우위국면에 진입, 업황과 실적 개선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주식시장의 선반영 특성을 감안하면 2023년 상반기를 저점으로 상승 전환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삼성증권 윤석모 센터장도 "재고증가에 따른 우려가 장기간 주가에 반영된 가운데 하반기 제품가격과 업황 회복 기대감의 선반영이 예상된다"며 "외국인 순매수 전환 시 대표적 수혜 업종"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중국이 '제로 코로나'에서 방역 완화로 코로나 정책을 선회한 가운데 중국 리오프닝 관련 수혜주도 주목할 만한 업종으로 거론됐다. 김승현 유안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유통·면세·화장품 업종의 경우 매력적인 밸류에이션을 갖췄다"면서 "한국과 중국의 리오프닝 효과가 본격적으로 반영될 것"으로 예상했다. 교보증권 김형렬 센터장은 "올해 인플레이션과 고금리가 모든 산업을 압박할 것"이라면서 "산업으로 접근하기보다 경기침체에 강한 방어력을 보이는 종목 대응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신하연기자 summer@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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