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금융사 수장 '기본과 원칙' 강조…"내실 다지며 위기를 기회로"
[스포츠한국 홍성완 기자] 4대 금융사 수장들이 신년사를 통해 기본과 원칙을 통한 리스크 관리로 위기 상황을 타개해 나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아울러 올해에는 변화와 혁신을 통해 내실을 다지면서 위기를 기회로 삼고 도약을 준비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2일 새해 첫 영업일을 맞은 금융사들은 일제히 수장들의 신년사를 발표하고, 올해 목표와 경영 방향 등을 피력했다.
◆ 조용병 신한 회장 '변화와 혁신' 강조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은 변화를 통해 도약하는 새해가 되자는 뜻을 임직원들에게 전했다.
조 회장은 신년사에서 "지난 한 해 뜻 깊은 성과에도 불구하고 더욱 험난한 환경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며 "글로벌 위기의 폭풍이 거세고, 3고(高) 현상이 불러온 저성장 앞에 우리 사회 모두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새로운 금융을 향한 고객의 기대와 사회적 역할에 대한 눈높이도 더욱 높아졌다"며 "그룹 내부 구성원의 다양한 목소리를 담아낼 문화적 구심점도 필요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이런 안팎의 변화를 정확히 꿰뚫고 구체적인 전략을 추진해야 할 것"이라며 "모든 그룹사가 각자의 영역에서 차별적 경쟁력을 갖추고, 공감과 공유를 바탕으로 서로 협업하며 원신한의 역량을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 회장은 중기 계획으로 'Value-up 2025! RE: Boot(밸류업 2025 리:부트)'라는 기치 아래 가치 창출과 확장을 제시했다.
그는 "수익의 규모와 크기보다 더 중요한 기준은 신한과 동행하는 이해관계자 모두의 가치가 함께 성장하는 것"이라며 "이는 금융 본업의 역량을 강화하는 것에서 시작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원칙과 기본을 지키며 철저한 리스크 관리에 만전을 기하자"며 "고객에게 최고의 가치를 제공하기 위해 DATA(데이터) 기반의 개인화된 금융을 제공하고, 자본시장과 글로벌 경쟁력 또한 세계적인 금융사의 수준으로 올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 회장은 또 '변즉생 정즉사(變卽生 停卽死)'라는 슬로건을 통해 변화와 혁신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그 어느 때보다 변화와 혁신이 절박한 상황으로, 변화하면 살아남고 안주하면 사라질 것"이라며 "변화 없이는 성장과 도약도 없다"고 단언했다.
그러면서 "세대교체를 단행한 것 역시 과거와 현재에 머무르지 않고 더 큰 미래로 가고자 하는 결단이었다"며 "새로운 신(新), 나라 한(韓) 두 글자에 담긴 새로운 금융을 향한 염원을 함께 새기며 끊임없이 변화하고 더 높은 단계로 도약하자"고 당부했다.
◆ 윤종규 KB 회장 "기본과 원칙 기반한 지속가능 성장 추구"
윤종규 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고객과 주주, 임직원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먼저 전하며, 새해 위기 상황에 대한 대처와 내실 다지기에 비중을 둘 것임을 밝혔다.
아울러 2021년부터 일관되게 추진해 온 중장기경영전략인 'R.E.N.E.W'를 경영환경 변화에 맞춰 새롭게 정립한 'R.E.N.E.W 2023'으로 제시했다.
윤 회장은 "우리의 성장 전략은 '지속가능하고 내실있는 성장'"이라며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작금의 상황에서 중요한 것은 덩치를 키우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의 혹한기 또는 빙하기가 왔을 때 견딜 수 있는 체력을 기르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당장의 이익보다는 내실을 다지는 성장이 중요하다"며 "내실이 없는 성장에 매달리지 말고, 차별화된 고객 가치로 시장을 선도하고 수익성과 성장성, 그리고 건전성을 모두 갖춘 '튼실한 성장'을 이뤄 나가자"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2023년은 쉽지 않은 경제환경으로 인해 KB를 포함한 모든 경제주체가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겠지만, 언제든 다시 회복해 제자리로 되돌아 갈 수 있도록 '회복탄력성(Resilience)'을 높여야 한다"며 "비가 온 뒤에 땅이 굳어지듯 위기 이후에 더욱 강인하고 경쟁력 있는 KB를 만들어 나가자"고 덧붙였다.
윤 회장은 '고객 중심'의 핵심가치 아래 기본과 원칙에 충실하면서 변화를 이뤄나가자는 뜻을 강조했다. 또한 고객 중심 경영 속에서 KB의 핵심가치를 내재화해 지속가능한 KB를 만들어 나갈 것을 주문했다.
이와 함께 윤 회장은 "동여탈토(動如脫兎)는 '토끼가 위기에 닥쳤을 때 빠르고 민첩하게 움직여 위기를 벗어난다'는 뜻"이라며 "급변하는 시대의 흐름에 맞춰 끊임없는 도전과 혁신으로 토끼의 기민함처럼 'Agile(애자일) KB'로 변화해 '세상을 바꾸는 금융'이라는 우리의 미션을 실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위기는 곧 기회로 내실이 강한 기업은 위기에 더 강하다"며 "내실 있는 기초체력을 바탕으로 위기를 기회로 만들고 지속가능한 성장을 해 나간다면 누구도 넘볼 수 없는 '1등 금융그룹'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 "하나되는 '하나금융', 亞 최고 금융그룹 목표"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은 신년사에서 위기 속에서 변화를 통해 성장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특히, '마지노선'의 일화를 통해 현실에 안주하지 말고, 좀 더 높은 도약을 위한 행동에 나설 것을 임직원들에게 주문했다.
함 회장은 "대한민국 4대 금융그룹, 글로벌 선도 금융회사, 자산관리의 명가, 최우수 외국환은행 등 생각만으로도 가슴이 벅차고, 엄청난 규모의 자산과 매년 증가하는 이익을 바라보며 어쩌면 우리 마음 속에도 이미 '마지노선'이 자리 잡아 풍전등화의 현실에도 안도하고 있는지 모른다"고 지적했다.
이어 "문제는 앞서가는 경쟁자들 또한 끊임없이 변화하고 혁신하며 우리보다 훨씬 나은 성과를 이뤄내고 있다는 것"이라며 "그룹 내 14개 자회사 중 해당 업종에서 최고의 자리에 있는 회사가 몇 개나 되는가"라고 일침을 가했다.
그러면서 "우리만의 진정한 위기는 바로 여기에 있다. 냉정하게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며 "지금 우리는 과거의 성과에 안주하기보다, 더 늦기 전에 보폭을 넓혀 더욱 빠른 속도로 미래를 향해 나아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함 회장은 '경쟁력 강화'와 '글로벌 위상 강화', '디지털 금융 혁신' 등 세 가지 영역에서의 목표를 제시했다.
그는 "기업금융(IB), 외국환, 자산관리, 캐피탈, 신탁 등 우리가 잘하는 것을 전면에 내세워 강점을 극대화해야 한다"며 "취약한 손님기반을 비롯한 우리의 약점을 보완하되, 보험, 카드, 자산운용 등 비은행 부문의 M&A를 포함한 모빌리티, 헬스케어, 가상자산 등 비금융 부분에 대한 적극적인 제휴와 투자를 통해 새로운 영업으로 업(業)의 범위를 확대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국내에서 잘 하고 있는 IB, 자금, 자산관리 등 우리만의 강점과 노하우가 명확한 분야를 기반으로, 해외로 진출해 핵심 사업으로 만들어야 한다"면서 "뿐만 아니라 급변하는 글로벌 정세를 반영해 단순히 투자 유망지역이 아닌 지역별, 업종별로 차별화된 전략을 바탕으로 M&A와 디지털 금융으로 글로벌 영토를 확장해 위상을 공고히 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혁신은 거창한 기술 개발이 아닌, 손님들이 보다 편리하게 금융을 이용하고 직원들이 더욱 효율적으로 업무에 집중할 수 있도록 인프라 개선과 영업의 도구를 만드는 것"이라며 "부족한 지식과 기술력은 과감한 제휴와 투자를 통해 다양한 파트너십으로 보완하고, 가상자산, 메타버스 등 앞으로 다가올 새로운 디지털 영역 개척을 위해 보다 적극적이고 과감하게 도전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이와 함께 함 회장은 "우리에게는 통합의 저력이 있다"며 "더 이상 출신, 성별, 업권의 구분은 무의미하며, 모두가 같은 방향을 바라보고 서로를 위한 희생과 배려를 통해 원하는 목표를 반드시 이뤄내고야 마는 '하나'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 "비금융 포트폴리오 확대 속도"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도 기본과 원칙을 통한 내실을 다지고, 이를 통한 비은행 사업 확대를 위한 M&A에 적극 나서겠다는 뜻을 밝혔다.
손 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올 한해 우리는 상반기까지 거센 파고를 넘는데 초점을 맞춘 내실경영을 하되, 그 뒤에 따라올 기회 또한 즉각 잡을 수 있도록 성장 엔진의 피봇(Engine of Growth Pivot)도 함께 도모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올해 최우선 전략은 'Biz(비즈) 핵심역량 Value-up(밸류업)'과 '차별적 미래성장 추진'을 통해 종합금융그룹으로서의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시장 환경이 어려울수록 자회사들의 핵심사업 시장 지위를 제고해 수익기반을 강화해야 한다"며 "증권/보험/VC 등 작년에 시장이 불안정해 보류해온 비은행 사업포트폴리오 확대는 올해 속도를 높일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고객 중심 디지털 플랫폼 확장' 전략을 추진하면서 혁신과 신사업 기회를 만들겠다는 구상도 설명했다.
손 회장은 "고객 접점이 풍부한 은행과 카드는 디지털 플랫폼의 금융과 비금융 서비스 연계성을 확대하는 등 생활밀착형 플랫폼으로 그 기능을 대폭 확장해 비대면 고객기반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이제는 금융그룹들도 테크 경쟁력이 가장 큰 무기인 시대"라며 "AI(인공지능), 데이터 등 금융의 핵심 미래기술 분야는 업계를 선도하고, NFT나 블록체인 등 다양한 혁신기술들도 신사업 기회로 만들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손 회장은 불확실한 대내외 경제 상황에 따라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고, 내부통제 체계를 정교화하는 등 기본 전략에 충실하면서 내실을 다져나가야 한다는 점도 당부했다.
그는 "상반기까지는 그 어느 때보다도 자산 건전성, 자본비율, 유동성 관리에 집중해 체력을 적절히 비축해야 한다"며 "코로나 여신지원 연장에 따라 건전성에 착시가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큰 만큼 잠재리스크 관리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금융당국에서 추진하는 내부통제 개선안들을 선제적으로 수용해 금융사고 예방 업무를 고도화하고, 금융소비자보호법 시행 3년 차를 맞아 금융 취약계층을 포함해 금융소비자들의 편의와 권익을 제고할 수 있는 방안들도 적극 확대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ESG부문 강화와 내부적인 그룹 체계 혁신으로 내실을 다지는 경영의 중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손 회장은 또 "우리는 지난 4년간 그룹체제를 탄탄히 다져온 만큼, 그동안 응축했던 힘을 바탕으로 올해 더 멀리, 더 높은 곳으로 비상해야 한다"며 "모두에게 위기의 한 해이기도 하지만, 힘을 모아 어려움들을 극복해 나간다면 대도약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모든 그룹과 임직원들이 위기를 두려워하기보다 '한 번 날면 반드시 하늘 높이 올라간다'는 '비필충천(飛必沖天)'의 기세로 우리가 가진 저력을 믿고 강력히 돌파해 나가는 한 해로 만들어 가자"고 말했다.
스포츠한국 홍성완 기자 seongwan626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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