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극장 뮤지컬의 ‘묘미’...현실 잊게하는 스펙터클 [김덕희의 온스테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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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새해가 밝았다.
아직 종식되지는 않았지만 일상적 방역체계로 전환되면서 모든 것이 빠르게 회복되었고, 코로나19라는 긴 터널을 통과하면서 큰 타격을 받아왔던 뮤지컬계는 2022년 사상 최초로 매출 4000억원을 돌파하며 코로나 이전을 뛰어넘었다.
아무튼 이러한 매출 증가의 이유 중 하나는 연말과 연시의 뮤지컬 대전의 영향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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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데믹 보복소비'라는 의견도 있지만 다른 공연 장르에 비해서 뮤지컬 장르의 회복 속도가 빠르다는 것은 장르의 기반이 단단해졌다는 것과 관객의 니즈가 점점 더 확장되고 있다는 의미로도 해석될 수 있다. 아무튼 이러한 매출 증가의 이유 중 하나는 연말과 연시의 뮤지컬 대전의 영향이기도 하다. 매년 연말은 대극장 뮤지컬의 황금시즌으로 매출이 가장 높은 시기이고 대극장 공연이 가장 많이 올라가는 메인 시즌이다.
연말연시를 화려하게 장식하고 있는 뮤지컬 작품 중에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와 '물랑루즈'를 눈여겨보자. 한 작품은 1957년에 초연한 20세기를 대표하는 고전 뮤지컬이고, 또 한 작품은 2019년에 초연한 따끈따끈한 브로드웨이 뮤지컬이다. 이 두 작품에 대한 여러가지 매력과 이야기거리 중에서 오늘은 무대미술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고자 한다. 대극장 뮤지컬에 있어서 화려한 무대를 통한 스펙터클의 구현이야말고 빼놓을 수 없는 요소이기 때문이다.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의 배경은 1950년대의 뉴욕이다. 관객이 입장하면 무대 위에는 뉴욕의 뒷골목을 연상시키는 아파트들이 세워져 있다. 그리고 좀 더 자세히 보면 아파트의 창문마다 일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일상이 비춰지고 있다. 무대 위에 세워진 대형 구조물들도 압도적인데 그 안에 섬세하게 구현한 LED 영상을 통해 무대미술의 완성도를 높이고 있다. 더구나 건물 자체가 세 파트로 나뉘어서 통째로 이동하고 회전하면서 각 장면마다 놀라운 무대미술을 선보인다.
'물랑루즈'의 배경은 1889년 세워진 캬바레 '물랑루즈'다. 관객이 입장하면 무대가 아닌 극장 자체에 압도된다. 브로드웨이 초연 때에도 약 400억원의 제작비로 화제가 되었던 작품답게 무대뿐 아니라 극장 전체가 '물랑루즈'로 바뀌어 있어서 좌석에 앉는 순간부터 화려한 '물랑루즈'의 세계안으로 들어가는 경험을 할 수 있다. 매 장면마다 변화하는 화려한 무대를 보는 것만으로도 관객들은 충분히 대극장 뮤지컬의 묘미를 만족스럽게 즐길 수 있게 된다.
무대 위 공연이 현실이라고 생각하는 관객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무대는 관객에게 만들어진 현실 혹은 보고싶은 환상을 제공하면서 공연을 보는 순간만큼은 진실하다고 믿게 만들어준다. 관객의 눈앞에 펼쳐지는 환상적인 무대야말로 관객을 환상의 세계로 빠져들게 만드는 극장의 마법이고, 관객은 이 무대를 통해 환상 속에 숨겨져 있는 또 다른 현실을 찾아가게 되는 것이다.
서울시뮤지컬단 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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