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한동훈, 당 대표 너무 일러"… `윤심 논란` 총선 악영향 경계

김미경 2023. 1. 2.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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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에 출마 생각 물었더니 웃어"
국민의힘 전당대회 개입 선그어
논란 지속땐 불리하다 판단한듯
윤석열 대통령이 2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23년 신년인사회'에서 신년인사를 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연합뉴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2일 오후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2023년 법무부 시무식에서 신년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지난 1일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2023 국민의힘 신년인사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연합뉴스

윤석열(얼굴) 대통령은 국민의힘 차기 전당대회에 직·간접적으로도 개입할 의사가 없다고 밝혔다. 자신의 최측근인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전당대회 출마에 선을 그었고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이나 윤심(尹心)은 없다는 게 윤 대통령의 입장이다.

윤 대통령은 2일 공개된 조선일보와의 신년 인터뷰에서 한 장관의 출마 가능성에 대해 "당 대표는 너무 이르다"면서 "한 장관과 업무 문제로 통화할 때 '당대표에 출마할 생각이 있는 거냐' 물었더니 그냥 웃더라"고 말했다. 한 장관 차출설을 일축한 셈이다.

한 장관도 지난달 7일 국회 법제사법위운회 출석 전 기자들과 만나 "저는 지금까지 법무부 장관으로서 최선을 다해 왔고, 앞으로도 그 생각밖에 없다"고 출마설을 부인한 바 있다. 한 장관은 "저한테 그런 얘기(전당대회 출마 요구)를 한 사람은 아무도 없다"며 "법무부 장관으로서 중요한 할 일이 많이 있고, 제가 아직 많이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장관의 역할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단호하게 말씀드린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전당대회 후보군들이 윤심 경쟁을 벌이고 있다는 분석에 대해서도 고개를 저었다. 윤 대통령은 "(대통령) 선거 때는 무슨 윤핵관이라더니, 대통령이 되니까 윤심 이란다"며 "여의도 정치를 얼마나 했다고 거기에 무슨 윤핵관이 있고 윤심이 있겠나"라고 일축했다.

윤 대통령은 이어 "정치에서 '핵심 관계자'라는 말은 결국 어떤 지위나 관계가 아니라 어떤 사람을 배제하기 위한 말 같더라. 대통령 참모 중 누구를 핵심 관계자라고 하면 그 사람은 결국 이제 집에 가야 한다는 말로 들리더라"며 "그래서 윤핵관이 누군지도 모르겠고 설령 있다고 하더라도 누구라고 말을 할 수가 없게 됐다"고 지적했다.

윤 대통령 지지층에서도 한 장관의 출마에 반대하는 의견이 더 많다. 여론조사 전문업체인 알앤써치가 지난달 14일 발표한 한 장관 당 대표 출마 찬반 여론조사(뉴스핌 의뢰, 조사기간 11~12일,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의 ±3.1%포인트,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결과를 보면 찬성은 22.5%에 불과했고, 반대가 61.7%로 압도적이었다.

한 장관이 법무부 장관에서 바로 여당 지도부가 되는 것에 반발심리가 크다는 게 정치권 안팎의 해석이다.

여권에서도 전당대회가 윤심 경쟁으로 흐르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당이 대통령에 끌려다니는 모양새가 되면 내년 4월에 치르는 22대 총선에 유리할 게 없다는 판단에서다. 특히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간신히 40%를 유지하고 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오는 3월 치르는 전당대회를 앞두고 '윤심 후보' 논쟁이 격화하자 "국민에게 윤심이라든지 친소(親疏)관계 이야기보단 당 개혁이나 총선승리 비전을 갖고 하는 게 총선에도 도움되고 당 지지율도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주 원내대표는 이날 BBS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 인터뷰에서 '이번 전대에 오로지 윤심이 어디 있냐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것 같다'는 질문을 받고 "당대표가 되려는 분 중 대통령과 척 지고 싸우려 드는 사람이 누가 있겠느냐"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대통령이 취임한 지 1년이 안 되고 대통령 중심으로 당이 단합해 국정을 이끌어가야 한다는 분위기가 많으니까 '대표 선거에 도움되지 않을까' 해서 서로 '윤심이 어떻다, 어떻게 찬하다' 이야기를 한다"며 "저는 전대가 당 개혁 방안이나 총선승리 비전 중심으로 토론하는 당 대회가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과 같은 '윤심 경쟁 전당대회'의 모습은 별로 바람직하지 않다고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윤심' 논란이 불거진 것은 전당대회 규칙에서 당원투표 비율을 100%로 개정하는데 윤 대통령의 입김이 작용한 탓이다.

정치권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여권 인사들과의 사석에서 "전대 룰을 변경할 거면 당원투표 비율을 100%로 하는게 낫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국민의힘은 일사천리로 당헌 개정에 나섰다. '반윤'(反尹) 당권주자인 유승민 전 의원이 여론조사에서 선두로 나서자 역선택을 막겠다는 것을 명분삼아 당헌을 개정한 것이다.

유승민 전 의원은 이날 "당을 대통령에게 예스(Yes)만 하는 예스맨으로 100%로 채운다면 당과 정부가 잘될 것 같으냐"며 "과거 100% 예스맨으로만 채워 망했던 경험이 한두 번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유 전 의원은 "(당헌 개정안이) 유승민 방지법이라고 하는데, 저를 떨어뜨리기 위해 전대 룰을 (개정)하는 건 좋지만 대통령의 사당화가 되는 건 정말 안 좋은 것"이라며 "국민이 보기에는 당이 너무 오른쪽으로 극우화되는 것 아니냐는 걱정을 할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김미경·한기호기자 the13oo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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