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40년 전 조상 안동에” “아버지 대구비행장 근무”···국민의힘 당권주자 TK 구애
국민의힘 당권주자들이 2일 대구·경북(TK) 신년교례회에 참석해 TK 연고를 강조했다. 당대표 선출 전당대회가 100% 당원투표로 치러지게 되면서 당원 수가 많은 TK 표심 잡기에 적극적으로 나선 것이다.
권성동 의원은 이날 오후 대구 수성구 국민의힘 대구시당에서 열린 대구·경북 신년교례회에 참석해 “내가 원조 TK”라며 “우리 조상이 540년 전에 안동에서 강릉으로 이주했다. 이만하면 원조 TK를 자부해도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권 의원은 강원 강릉에서 태어나 강릉에서 내리 4선을 하고 있다. 그는 “처가가 구미 선산”이라며 “이 정도 되면 TK 아닌가”라고 강조했다. 권 의원은 또 “대구·경북의 현안이 신공항을 만드는 건데 제가 원내대표 시절 (신공항 법안을) 공동발의했다”며 “윤석열 대통령께서 가장 마음의 빚을 진 곳이 대구·경북이다. 대구·경북의 발전을 위해서 윤석열 정부가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나경원 전 의원은 “권성동 의원이 원조 TK를 (강조)하던데 제가 왜 대구·경북 당원 동지 여러분과 늘 생각이 같을까 생각해봤더니 제가 모태 TK더라”라며 “저희 어머님이 저를 가지셨을 때 저희 아버님이 대구비행장에서 근무했다”라고 말했다. 나 전 의원은 서울 중구와 동작을에서 국회의원을 지냈다.
차기 총선 승리에서 수도권 표심이 중요하다고 설파한 수도권 당권주자들도 예외는 없었다. 윤상현 의원(인천 동구미추홀구을)은 “제 어머니 고향이 경북 의성이라 강재섭 전 대표로부터 대구·경북 출마를 제의 받았지만 수도권을 고집했다”며 “그래도 내 어머니의 고향이 보수의 심장인 TK임에 항상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안철수 의원(경기 성남분당갑)은 “2020년 2월29일 대구에 의사가 정말 부족하니까 한 사람이라도 와달라는 문자를 받고 대구 동산병원에 왔던 일이 생각이 났다”며 “제 수술복이 흠뻑 젖도록 열심히 대구시민들과 함께 노력한 결과 코로나 1차 대란을 물리칠 수 있었다”고 말했다. 2020년 코로나 1차 대유행이 발생한 대구에서 의료봉사 활동을 한 인연을 강조한 것이다. 앞서 안 의원은 윤 의원이 지난달 30일 제안한 당대표 후보 전원 수도권 출마 선언에 동조한다는 뜻을 밝히며 “내년 총선거는 수도권에서 성패가 좌우된다”고 밝혔다.
당권주자들이 TK 연고를 강조한 것은 전당대회가 당원투표 100%로 치러지기 때문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은 지난달 23일 당대표 경선 방식을 당원투표 100%로 바꾸는 전당대회 규칙(룰)을 개정했다. 2021년 국민의힘 중앙당 선거관리위원회가 작성한 ‘전당대회 선거인단 예측안’에 따르면 선거인단(당원) 32만8889명 중 영남권 당원은 51.3%(16만8628명)로 가장 많았다.대구·경북 28.0%(9만2118명), 부산·울산·경남 23.3%(7만6510명)이었다.현재는 2021년에 비해 당원이 78만명으로 늘었지만 TK 등 영남권 당원 비중은 40%로 여전히 가장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문광호 기자 moonlit@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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