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文·李 만남에 “애잔… 무료한 전 대통령 바짓가랑이 잡아보려고∼”

이재명 민주당 대표 2일 문재인 전 대통령 예방…지난해 당 대표 취임 후 두번째
현 정부 정책에 ‘민주주의 후퇴’라는 민주당… 文도 공감한다고 전해
국민의힘 “전직 대통령의 사과, 이재명의 혐의 실토 기대… 헛꿈에 불과했나”

문재인 전 대통령(오른쪽)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일 경남 양산시 하북면 평산마을에 있는 문 전 대통령 사저에서 단체 사진 촬영을 하기 전 대화하고 있다. 양산=연합뉴스

 
국민의힘은 2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문재인 전 대통령의 만남을 ‘애잔한 모습’으로 표현하면서 “가슴이 답답하다”고 반응했다.

박정하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평산마을에 들어앉아 정치 평론이나 소일거리로 삼으며 무료한 시간을 보내는 전직 대통령과 자신의 사법 리스크 방탄을 위해 전직 대통령의 바짓가랑이라도 잡아보려는 이재명 대표”라며 이같이 밝혔다.

박 수석대변인은 “새해 벽두부터 각종 범죄혐의에 연루된 야당 대표를 불러 그를 중심으로 당이 뭉쳐야 한다느니, 어렵게 이룬 민주주의가 후퇴해서는 안 된다니 하는 훈장질을 하는 전직 대통령에게서 품격이라고는 눈을 씻고 찾아볼 수 없다”고 문 전 대통령을 비난했다.

앞서 이 대표는 같은 날 경남 양산 하북면 평산마을을 찾아 문 전 대통령을 예방했다. 이 대표의 문 전 대통령 예방은 당 대표 취임 직후인 지난해 8월에 이어 두 번째로, 민주당이 현 정부 정책을 ‘민생·안보 위기’와 ‘민주주의 후퇴’ 등으로 규정한 데 대해 두 사람 모두 공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 전 대통령은 현 정국에 관해 ‘민주주의가 퇴행하는 것 같아서 안타깝다. 역사가 퇴행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며 ‘어렵게 이룬 민주주의가 후퇴하지 않도록 지켜야 한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복수의 참석자들은 전했다. 신년 인사를 건넨 이 대표에게는 “새해 건강하시고 복 많이 받으시라”며 “민주당이 잘해서 국민들께 희망을 주는 정당이 됐으면 좋겠다”고도 덕담했다고 한다.

특히 문 전 대통령은 “민생·경제가 참 어려운데, 이 대표를 중심으로 민주당이 똘똘 뭉쳐 민생·경제를 해결하는 데 최선의 노력을 해 주셨으면 좋겠다”면서 “여당이 못하는 것까지 국민의 삶을 챙겨달라”고 당부했다는 게 참석자들의 전언이다.

문재인 전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2일 경남 양산시 하북면 평산마을 사저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이야기를 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제공

 
이에 박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내로남불, 갈라치기, 알박기 등 각종 편법과 꼼수를 동원해 오직 ‘내 편을 위한 철옹성 쌓기’에만 열중하던 분이 퇴임하고 나니 갑자기 국민의 삶과 애환이 눈에 밟히는가”라며 “전 대통령에겐 북한 굴종 외교, 통계 조작, 친환경 사업 비리 등 자신들이 전방위적으로 범한 불법과 실정을 가려 줄 이 철옹성이 든든할 것”이라고 비꼬았다.

계속해서 “철옹성 뒤에 숨어 사법 정의의 칼날을 피해 보려는 이재명 대표의 절박함이 안쓰럽기도 하다”고 꼬집었다.

나아가 “새해를 맞아 전직 대통령이 자신의 잘못된 국정운영에 대한 진솔한 고백과 진정성 있는 사과를 내놓는 모습, 민주주의의 위기를 타파하기 위해 이재명 대표가 자신의 범죄 혐의를 책임 있는 자세로 실토하는 모습이 펼쳐지길 바랐던 건 역시나 헛꿈에 불과했나 싶다”고 말했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