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뮤지컬 ‘물랑루즈!’] 19세기 말 파리 클럽 초대된 듯···눈·귀 쉴틈없는 '화려함의 극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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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장에 들어서는 순간 눈을 어디다 둬야 할지 모를 만큼 열정적 붉은 빛의 향연이 관객들을 기다린다.
화려한 무대 세트부터 시작해 수천 겹의 붉은 커튼이 객석 벽면까지 감싸고, 천장에는 커튼과 함께 설치된 10여개의 샹들리에가, 좌우 벽면에는 대형 코끼리와 풍차 모형이 설치돼 있다.
그리고 주인공 크리스티안 역의 배우가 무대 위에 올라와 손짓하는 순간, 관객 모두 19세기 말 프랑스 파리 한 클럽의 손님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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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크박스 뮤지컬' 원작 장점 살려
화려한 샹들리에·대형 풍차 등
압도적 스케일로 '돈 냄새 물씬'
아이비·김지우 등 열연도 빛나
공연장에 들어서는 순간 눈을 어디다 둬야 할지 모를 만큼 열정적 붉은 빛의 향연이 관객들을 기다린다. 화려한 무대 세트부터 시작해 수천 겹의 붉은 커튼이 객석 벽면까지 감싸고, 천장에는 커튼과 함께 설치된 10여개의 샹들리에가, 좌우 벽면에는 대형 코끼리와 풍차 모형이 설치돼 있다. 관객들은 압도된 듯 객석으로 가는 것을 잠시 잊고 이 갖가지 장치들을 바라본다. 이는 모두 지난 달 16일부터 서울 블루스퀘어 신한카드홀에서 공연 중인 뮤지컬 ‘물랑루즈!’의 무대 세트로, 화려함의 물량공세가 2시간여 동안 쉴 틈 없이 내달릴 쇼를 예견하게 만든다. 공연 10분 전부터는 ‘프리쇼’라는 이름으로 앙상블 배우들이 무대 위에서 유혹하듯 걸어다니며 분위기를 고조시킨다. 그리고 주인공 크리스티안 역의 배우가 무대 위에 올라와 손짓하는 순간, 관객 모두 19세기 말 프랑스 파리 한 클럽의 손님이 된다.
‘물랑루즈!’는 1899년 클럽 물랑루즈를 배경으로 클럽의 ‘다이아몬드’로 불리는 여가수 사틴과 젊은 작곡가 크리스티안의 사랑이야기를 화려한 쇼, 음악과 버무린 뮤지컬이다. 사틴은 크리스티안과 사랑에 빠지지만, 클럽을 구하기 위해 재력가 몬로스 공작을 유혹해 새로운 공연 ‘보헤미안 랩소디’를 무대에 올리게 된다. 바즈 루어만 감독이 2001년 만든 동명의 뮤지컬영화가 원작으로, 2019년 미국 브로드웨이에 입성한 후 지난해 토니상 뮤지컬 부문 작품상 등 10관왕에 오른 작품이다. CJ ENM은 2017년 작품 제작 단계에서부터 공동 프로듀서로 참여했고, 덕분에 아시아 초연 무대를 한국에서 이번 공연으로 장식할 수 있었다.
작품은 19세기부터 현대를 아우른 대중음악을 활용한 ‘주크박스 뮤지컬’로 크게 성공했던 원작을 계승하고 있다. ‘레이디 마말레이드’ ‘록산느의 탱고’ 등 원작에 나온 노래는 물론 비욘세 ‘싱글 레이디’, 레이디 가가 ‘배드 로맨스’, 아델 ‘롤링 인 더 딥’ 등 새로운 곡까지 70여 노래의 멜로디가 원작보다 더 정교한 타이밍에 등장한다. 워낙 잘 알려져서 관객들에게도 익숙한 곡들이다 보니, 극에 쉽게 몰입하게 하는 효과를 발휘한다. 특히 1부의 마지막 장면인 ‘엘리펀트 러브 메들리’에서는 무려 20곡의 멜로디를 쪼개 넣으며 사틴과 크리스티안의 감정 변화를 표현해낸다.
이 같은 뮤지컬 곡들 위로 당시의 화려한 클럽을 재현한 무대는 쇼뮤지컬에서 보여줄 수 있는 모든 것들을 다 쏟아낸다. 그야말로 ‘돈 냄새가 물씬 나는 뮤지컬’인 셈이다. 이번 공연은 해외 오리지널 창작진이 직접 참여한 레플리카 작품으로, 사틴이 극중에서 입는 16벌의 의상은 물론 무대에 등장하는 와인 병 하나까지 거의 모든 소품들을 해외에서 가져왔다. 또한 오프닝에서부터 12분간 계속해서 춤과 노래를 이어가며 관객들의 기선을 잡고, 크리스티안이 압생트를 마신 후 앙상블 배우들과 ‘샹들리에’를 부르며 날아다니듯 움직이는 장면도 군무의 합이 인상적이다. 아이비·김지우가 연기한 사틴, 홍광호·이충주의 크리스티안 등 주요 배역들도 노래와 연기로 극에 제대로 녹아든다. 덕분에 관객들은 그야말로 쉴 틈이 없다. 모든 이야기가 끝나고, 커튼콜을 예상하고 객석에서 일어선 관객들을 향해 던지는 앵콜곡은 마지막 남은 흥까지 다 끄집어낸다. 공연은 3월 5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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