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갑은 닫아도 스크롤은 못 참지” 경기침체 전망 속 웹툰의 활로

김대영(kdy7118@mk.co.kr) 2023. 1. 2.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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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 작업에 특화된 서울 마포구의 한 웹툰카페.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올 상반기 경기침체 전망 속에서 웹툰업계가 ‘내실 다지기’에 나선다. 월간 활성사용자 수(MAU)보다 유료 이용자를 확대하는 데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2일 웹툰업계에 따르면 국내 웹툰산업은 연평균 30%의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 실태조사를 보면 2021년 국내 웹툰산업 매출액은 1조5660억원으로 전년보다 48.6% 증가했다.

웹툰산업 실태조사가 이뤄진 2017년과 비교하면 4.1배 늘어난 수준이다. 전체 콘텐츠 산업 중에서도 가장 가파른 상승세다. 매출 유형별로 보면 ‘유료 콘텐츠’ 비중이 63.2%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올 상반기 산업 전반에 걸쳐 경기침체를 예고하는 전망이 쏟아지자 웹툰업계는 ‘내실화’에 초점을 맞췄다.

핵심은 유료 이용자 확보다. 웹툰산업이 성숙기에 접어든 지 오래인 국내 상황을 고려하면 유료 이용자 확보에 힘이 실릴 수밖에 없다. 웹툰업계는 유료 구독자 추이에 따라 안정적 성장 기반이 좌우된다고 본다.

한 업계 관계자는 매경닷컴과의 통화에서 “그동안 MAU가 늘어나는 추세였다면 지난해부터는 이용자들의 로열티를 높이는 데 집중하고 있다”며 “무료 이용자를 유료 이용자로 전환하고 적은 비용을 쓰던 이용자들이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하게 만드는 탄탄한 구조를 만드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전했다.

웹툰업계, 유료 이용자 확보 ‘박차’…추세는?
네이버웹툰의 경우 이미 지난해부터 유료 이용자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네이버웹툰의 국내 평균 MAU는 지난해 2분기 기준 2040만명이다. 유료 이용자는 같은 기간 539만5000명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유료 이용자 1명이 평균적으로 지출하는 금액은 9000원에 불과했다. 네이버 계열 웹툰을 보는 미국(1만3000원)과 일본(3만5000원)보다 낮다. 네이버웹툰이 해외 시장을 통한 수익 창출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이유다.

전체적인 유료 이용자는 꾸준히 늘고 있다. 네이버웹툰의 글로벌 통합 유료 이용자는 지난해 3분기 기준 890만명을 돌파했다. 증감을 거듭하는 MAU와는 대조적이다.

거래액도 늘었다. 같은 기간 네이버웹툰의 글로벌 거래액은 457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1% 증가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유료 이용자 수의 비중이 큰 점을 강조해 왔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경우 탄탄한 마니아층을 보유하고 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거래액은 지난해 1분기와 2분기에 각각 2310억원, 2135억원을 기록했다. 일본에서는 카카오의 픽코마가 앱만화 시장 점유율 50%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카카오의 경우 유료 기반의 웹툰이 많아 거래액이 우상향을 보이는 추세”라고 말했다.

웹툰업계는 경기침체 상황에서 일정 수준 매출 성장률이 둔화될 수 있지만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앤데믹과 어려운 거시경제 환경으로 글로벌·국내 플랫폼 매출 성장률이 둔화되는 것은 세계적 현상”이라며 “다만 자사는 유료 결제에 기반한 콘텐츠를 판매하고 마니아들의 로열티가 매우 높아 무료 기반의 플랫폼보다는 영향이 적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내다봤다.

경기침체 타격 ‘제한적’…국내 시장 활로는?
경기침체 국면에서는 소비심리가 위축되지만 웹툰의 경우 편당 비용 부담이 크지 않다는 점이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 관계자는 “웹툰 등은 편당 200~300원의 결제 금액이 발생해 결제료가 높은 다른 콘텐츠에 비해 영향이 적을 것으로 조심스럽게 예측하고 있다”고 했다.

콘텐츠 체류시간을 늘리면 양적으로 포화상태에 이른 국내 시장에서도 추가적인 성장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

최인수 영산대 웹툰학과 교수는 “하드 유저들 외에도 새로운 연령층이나 새로운 타깃의 이용자들이 웹툰 소비자로 편입될 수 있다”며 “웹툰이 다른 장르와 융합하면서 콘텐츠 체류시간을 확대하면 국내 시장도 성장의 여지가 많이 남아있다”고 말했다.

전반적인 흐름도 긍정적일 전망이다. 최 교수는 “여러 기업의 진출 현황이나 사업방향을 볼 때 국내 시장은 물론 해외 수출이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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