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쏘시개 '플라스틱 방음터널' 충북에도 있다

박건영 기자 2023. 1. 2.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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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십 명의 사상자를 낸 제2경인고속도로 방음터널 화재와 관련해 충북 청주지역도 안전지대가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사상자를 키운 원인으로 지목된 '열가소성 플라스틱'을 사용해 만든 방음터널이 청주지역에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들 터널 역시 제2경인고속도로 방음터널 화재의 '불쏘시개' 역할을 한 열가소성 재질로 이뤄졌다는 점이다.

청주지역 방음터널에 사용된 소재는 PMMA보다 인화점이 170도가량 높은 450도인 폴리카보네이트(PC)가 사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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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신오거리 고가차도 등 2곳…유사 화재 사례도
청주시, 불연성 소재 전면 교체 등 대책 마련 나서
열가소성 플라스틱 소재로 이뤄진 방음터널이 있는 충북 청주시 서원구 개신고가차도.2023.1.2/뉴스1 ⓒ News1 박건영 기자

(청주=뉴스1) 박건영 기자 = 최근 수십 명의 사상자를 낸 제2경인고속도로 방음터널 화재와 관련해 충북 청주지역도 안전지대가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사상자를 키운 원인으로 지목된 '열가소성 플라스틱'을 사용해 만든 방음터널이 청주지역에 있기 때문이다.

3일 충북도 등에 따르면 도내 설치된 방음터널은 청주시 서원구 개신동 개신오거리 고가차도와 청주시 흥덕구 비하동 중부고속도로 등 2곳이다.

이중 개신 고가차도는 진입 구간부터 출구까지 308.7m 길이의 방음터널로 둘러싸인 밀폐된 구조다.

문제는 이들 터널 역시 제2경인고속도로 방음터널 화재의 '불쏘시개' 역할을 한 열가소성 재질로 이뤄졌다는 점이다.

불이 난 제2경인고속도로 방음터널은 폴리메타크릴산메틸(PMMA)이 사용됐다.

다른 소재보다 다소 저렴하고, 인화점이 280도 정도로 높지 않은 방염 소재다. 하지만, 불연소재는 아니어서 화재 위험성이 크다.

청주지역 방음터널에 사용된 소재는 PMMA보다 인화점이 170도가량 높은 450도인 폴리카보네이트(PC)가 사용됐다. 이 역시 방염 소재일 뿐 불연소재는 아니다.

지난 2020년 2월17일 오전 11시8분쯤 고가차도에서 불이 나 방음벽으로 번졌다. /뉴스1

개신고가차도는 이미 한 차례 큰 화마에 휩싸인 적이 있다.

2020년 2월17일 오전 11시8분쯤 고가차도를 달리던 SUV와 마주 오던 승용차가 충돌했다.

사고 충격으로 승용차에서 시작한 불은 벽면을 타고 천장으로 번졌다.

방음터널이 불에 녹으면서 만들어낸 검은 연기는 순식간에 터널 내부를 집어삼켰다.

소방당국은 고가차도를 통제한 뒤 20여 분 만에 불을 껐다.

당시 차량 통행량이 많지 않아 큰 피해로 이어지지는 않았으나 아찔한 순간이었다.

개신고가차도는 청주의 주요 교차로인 사창사거리와 대규모 주택단지가 밀집한 산남동‧방서지구‧동남지구 등을 연결하는 내부 순환로 길목에 있다.

인근에 충북대학교병원도 있어 차량 통행량이 많은 곳이다.

교통체증이 심한 시간에 유사한 사고가 났다면 대형 인명피해로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크다.

이번 제2경인고속도로 화재로 계기로 이런 위험성을 파악한 청주시도 대책 마련에 나섰다.

시는 개신오거리 고가차도 방음터널의 위험성을 조사하는 동시에 방음터널을 불연성 소재로 교체가 가능할지 등에 대한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개신오거리 고가차도 인근이 주거 밀집 지역인 관계로 철거는 어렵고 방음터널의 소재가 전면 교체할 수 있는지를 내부적으로 논의하고 있다"라며 "소요되는 예산도 많을 것으로 예상되고, 만약 공사가 진행되면 불편도 클 것으로 예상돼 신중히 검토하고 있는 단계"라고 말했다.

pupuman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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