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중기, 글로벌 슬립테크 시장 '정조준'
수면제품에 뇌파·AI 등 접목
지오엠씨, 뇌파활용 수면베개
CES 2023 참여, 세계무대 데뷔
비알랩, 매트리스에 누우면
수면건강 자동 모니터링 제공
슬립테크(수면과 기술의 결합어) 기업 지오엠씨의 오승범 부사장은 4일 미국 라스베이거스행 비행기에 오른다. 이달 5~8일 현지에서 열리는 소비자가전전시회(CES) 슬립테크관에서 이 회사가 개발한 수면 유도 제품을 다수 선보이기 위해서다. 오 부사장은 "최근 SCIE(과학인용색인 확장판)급 국제 학술지에 임상 성과가 실려 주목받은 수면 베개와 수면 전용 조명·스피커 등을 전 세계에 알릴 예정"이라며 "유망한 다국적 기업들과의 제휴도 적극 모색하겠다"고 했다.
불면증에 시달리는 성인 인구가 계속 늘어나면서 국내외 수면 산업이 급팽창하고 있다. 이제는 전통 수면 제품인 베개, 매트리스 등의 품질만을 향상시키는 차원을 뛰어넘은 지 오래다. 숙면을 유도하는 뇌파음, 수면자의 수면 건강을 모니터링하는 인공지능(AI) 소프트웨어 등 혁신 기술을 도입해 전자기기화한 제품이 다수 등장하는 등 수면산업의 패러다임 자체가 슬립테크 쪽으로 급변모하고 있다. 성인 불면증을 치료하기 위해 일상 전 영역에 최첨단 정보기술(IT)이 접목되는 것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지오엠씨의 경우 자체 개발한 수면 뇌파 '펄스톤'을 활용한 수면 베개의 임상 성과가 지난해 11월 SCIE급 국제 학술지 '응용 정신 생리학 및 생체 자기 제어'에 등재돼 주목받은 바 있다. 전통 베개에 수면 뇌파가 나오는 기술을 결합시켜 임상 효과를 인정받은 사례는 전 세계에서 처음이다. 이 기술은 베개에만 머물지 않고 올 상반기 현대건설의 서울 신사동 모델하우스에서도 소개될 예정인데, 적용되는 시기는 추후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스타트업 비알랩의 최근 행보도 이러한 변화와 무관하지 않다. 이 회사는 매트리스에 탑재한 센서로 사용자 수면 상태를 모니터링하고, 솔루션을 제공하는 플랫폼 '제이블'을 개발해 'CES 2023'에서 이를 공개한다. 비알랩에 따르면 제이블은 사용자가 몸에 특정 장치를 부착하지 않고 침대에 눕기만 하면 된다. 매트리스에 부착된 센서로 사용자의 수면 정보를 정밀 분석해 수면 무호흡증, 불면증 등을 줄이기 위한 솔루션을 제공하는 식이다.
세원인텔리전스는 매트리스 범위에 국한하지 않고 일상 전 영역에서 수면 건강을 모니터링하는 AI 소프트웨어를 개발해 주목받고 있다. 매트리스, 베개, 방석, 가슴에 붙이는 패치, 바닥에 까는 요, 전철·비행기 좌석 등에 폭넓게 적용될 수 있는 실시간 건강 모니터링 플랫폼을 개발한 곳으로, 표준과학연구원 출신이자 국내 수면과학 권위자인 박세진 박사가 2020년 설립했다.
박 박사는 "수면 중 심장박동, 심장세동 등 개인의 건강을 실시간 모니터링하면서 대상자의 수면 건강을 관리하는 소프트웨어가 핵심"이라며 "특수한 빛과 소리가 불면증에 시달리는 개인이 깊은 수면 상태에 들어갈 수 있도록 유도하는 기능도 제품 종류에 맞게 반영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국내 업체들이 슬립테크 분야에 적극 뛰어드는 것은 시장 규모가 그만큼 커지고 있어서다. 한국수면산업협회에 따르면 국내 수면 산업 시장은 지난 10년간 5배 넘게 커졌다. 2011년 4700억원 규모에 머물렀던 데서 2015년 2조원, 지난해 3조원대로 확대됐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조사에 의하면 국내 불면증 환자가 2017년 56만명에서 2021년 68만명으로 늘어나는 등 환자가 늘어나는 데 따른 변화다.
매해 1월 CES는 전 세계 슬립테크 기업들의 격전장이 되고 있다. 스타트업과 중소·중견기업, 대기업 가릴 것 없이 자사 신제품을 박람회에 선보이면서 경쟁과 협력을 이어나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매트리스 재질·쿠션감, 실내 온도 등을 최적화해 숙면을 돕는 시절은 지났다"며 "최첨단 기술을 활용하는 IT 수면 기기가 앞으로의 시장을 주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시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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