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명품 거래 취소했다고 수수료 15% 떼가는 네이버

김규식 기자(dorabono@mk.co.kr) 2023. 1. 2. 17:36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허위 매물 근절한다며 부과
취소당한 구매자엔 혜택없어
논란 일자 공정위 조사 진행

리셀 플랫폼 업체들이 중고 거래가 취소된 뒤 판매자에게 거액의 수수료를 받고 있어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중고 제품을 판매한다고 플랫폼에 글을 올린 뒤 거래를 일방적으로 취소하면 피해는 소비자가 보지만 오히려 플랫폼이 '노쇼 수수료' 수익을 거두고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리셀 플랫폼 1위 네이버크림은 중고 거래가 체결된 뒤 판매자가 일방적으로 이를 취소하면 판매액 가운데 15%를 수수료로 받고 있다. 크림은 소비자들 사이에서 거래를 중개하는 이른바 'C2C(Customer to Customer)' 플랫폼을 지향하고 있다. 플랫폼은 판매자와 구매자의 자율적 거래를 유도하면서 판매액 가운데 일부를 수수료로 거두고 있는데, 파기된 거래에도 플랫폼이 나서 징벌적 수수료까지 이중으로 부과하고 있는 셈이다. 판매자로서는 거래하는 기간에 가격이 올라 이미 체결된 거래라도 취소한 뒤 다른 사람과 거래하면 추가로 수익을 거둘 수 있다. 플랫폼이 페널티를 부과하는 것은 자연스럽지만 이 과정에서 수익을 플랫폼이 거둬 소비자들 사이에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실제로 취소 수수료로 수익을 거두는 것은 리셀 플랫폼 2위인 무신사 솔드아웃 또한 마찬가지다. 이 같은 문제는 지난해 10월 양정숙 무소속 의원이 국정감사에서 지적하면서 불거졌다. 양 의원은 당시 "취소·환불 약관에 위법 소지가 있다"면서 "판매자는 얼마든지 취소(거래 거절)가 가능한데 구매자는 취소를 하지 못하는 구조다. 또 페널티 15%도 구매자가 아닌 플랫폼이 수취한다"고 꼬집었다.

네이버크림은 허위로 매물을 올리는 사례가 자주 나타나 불가피한 조치였다고 해명했다. 특정 업체가 실제로 제품이 없는데도 먼저 판매한다는 글을 플랫폼에 올리고 소비자와 거래가 체결되면 갑자기 이를 취소하는 사례가 다수 나타났다는 것이다. 네이버크림 관계자는 수수료 수익을 플랫폼이 거두는 것은 부당하다는 지적에 대해 "그런 지적이 있어 어떤 해결 방안이 있는지 검토하는 단계"라고 밝혔다.

반면 중고 거래 플랫폼 당근마켓은 악성 거래에 별도 수수료를 거두지 않는 대신 지역별로 묶어 평판을 관리하는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악성 거래를 통해 거두는 수익 없이 C2C 거래를 활성화하는 방식을 채택한 것이다. 무신사 솔드아웃은 판매 취소 수수료를 거두는 대신 소비자(구매자)에게 일정 포인트를 지급하고 있다. 무신사 관계자는 "소비자의 재구매를 지원하는 차원에서 5000포인트를 주고 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공정거래위원회는 리셀 플랫폼이 취소 수수료 수익을 거두는 것을 두고 조사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판매자는 거래를 자유롭게 취소할 수 있는데 구매자는 취소할 수 없어 위법 소지가 있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한편 리셀 플랫폼은 무료 수수료 정책이 불공정 거래를 부추긴다는 비판에 따라 올해부터 거래 수수료를 잇달아 인상했다.

[김규식 기자]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