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인플레법 완화 훈풍에 … 자동차·배터리株 탄력

강인선 기자(rkddls44@mk.co.kr) 2023. 1. 2.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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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4%·LG엔솔 2% 상승
소재株 포스코케미칼도 급등
車판매 늘고 비용하락 전망 속
침체땐 하반기 실적타격 우려

계묘년 새해 첫 거래일인 2일 완성차와 2차전지 배터리 기업들 주가가 일제히 상승했다. 완성차 기업들은 그간 주가를 눌러왔던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적용 기준이 소폭 완화된다는 소식이 주요 상승 요인이었고, 2차전지 기업들은 올해 증익에 대한 기대감이 부각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들은 경기 침체를 앞두고 '소비 둔화'라는 공통 악재에 직면해 있어 첫날의 온기가 올해 내내 이어질지는 조금 더 두고 봐야 한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2일 현대차는 이날 전 거래일 대비 6000원(3.97%) 오른 15만7000원에, 기아는 2200원(3.71%) 오른 6만1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코스피가 전 거래일 대비 0.48% 하락 마감한 것을 감안하면 큰 주가 상승폭이다. 2차전지 공급망에 속한 기업들도 주가가 올랐다.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는 각각 2.41%, 1.86% 올랐다. 2차전지 소재인 양극재와 음극재를 공급하는 포스코케미칼 주가도 6.39% 상승했다.

이날 완성차 기업들의 상승세는 지난주 미국 재무부가 전기차 보조금 지급 대상 기준을 완화하겠다고 발표한 덕분인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 재무부는 지난달 29일(현지시간) IRA의 전기차 세액공제 규정 추가 지침을 통해 리스·렌탈·관용차로 사용되는 전기차는 최대 7500달러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정명지 삼성증권 연구원은 "IRA의 구체적인 시행령 개정안은 3월에 나오겠지만 (이번 미국 재무부의 조치로) 현대차와 기아가 전기차 보조금 규제를 피해 갈 수 있는 부분이 생겼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미국 자동차 시장 중 렌트·리스 비중이 30%가량일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차와 기아의 올해 실적 전망이 긍정적인 점도 주가를 지지하는 요인으로 보인다.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증권가 컨센서스(3개사 이상 증권사 전망치 평균)에 따르면 현대차의 영업이익은 지난해 9조3451억원을 기록했을 것으로 보이는데, 올해는 10조491억원으로 11%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기아도 같은 기간 영업이익이 6조8928억원에서 7조7501억원으로 12% 증가할 것으로 집계됐다. 유지웅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차의) 올해 도매 판매는 전년 대비 6.7% 증가한 427만6000대로 예상되며 재료비와 고정비 하락으로 상반기에 이익 모멘텀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또 지난 1일 현대차가 사우디아라비아 정부와 사우디 내 자동차 생산 확대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한 것도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 관계자는 "이번 MOU는 자동차 반조립(CKD) 공장 설립에 대한 타당성 검토를 포함한다"고 말했다. 공장이 완공되면 현대차의 중동 지역 첫 자동차 생산 공장이 된다.

다만 현대차와 기아의 실적은 올해 경기 침체의 골이 얼마나 깊을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장문수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올해 자동차 시장은 공급망 차질에서 점진적으로 회복되겠지만 충분한 수준에 도달하는 것은 연말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상반기 기저효과로 미국과 유럽 실적은 증가하겠지만 증가세가 하반기까지 지속될지에 대해선 경기 둔화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포스코케미칼 등 완성 배터리 기업과 양극재 기업들도 이날 상승 대열에 합류했다. 이들은 지난해 긍정적인 주가 흐름을 이어갔으나 12월부터 테슬라발 전기차 수요 감소 우려와 밸류에이션 부담으로 주가가 떨어졌다.

그러나 올해 본격적인 이익 상승 모멘텀이 부각되면서 주가가 낙폭을 되돌린 것으로 분석된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의 올해 영업이익은 2조5153억원으로 작년 예상치(1조5006억원) 대비 67%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SDI 역시 영업이익이 2조5302억원으로 지난해 예상치(1조9333억원)보다 31%가량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대신증권은 SK온의 영업이익이 올해 흑자 전환해 1117억원 수준을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정 연구원은 "한 해 첫 거래일은 원래 전년 주도주였다가 낙폭이 컸던 기업들의 주가가 상승하곤 한다"며 "아직 올해의 주도주가 뚜렷하게 부각되지 않는 가운데 지난해 주도주였던 기업들에 대한 투자자들의 미련이 남아 있는 모습"이라고 해석했다.

[강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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