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코로나에 잠잠했던 ‘위조지폐’… 대면활동 늘자 덩달아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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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5월 A씨는 경기 성남의 한 복사집을 찾았다.
같은 해 9월 통화위조·위조통화행사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법원은 "(위조지폐 제작 및 행사는) 단순히 불법적인 이익을 얻는 것을 넘어 통화에 대한 공공의 신용과 거래 안전을 해하는 범죄"라며 "사기 피해자들 대부분이 택시기사나 중소상인들이라는 점에서 죄책이 가볍지 않다"고 꾸짖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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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1월까지 23% 증가 146건
5억 제조·소지한 일당 잡히기도
경기 불황 속 생활고에 범행 늘어
컬러프린터 보급 확대 등도 영향
지난해 5월 A씨는 경기 성남의 한 복사집을 찾았다. 그는 촬영해둔 5만원 지폐 사진을 컴퓨터 바탕화면에 옮긴 뒤 컬러 복합기를 이용해 미리 준비한 한지에 지폐 앞뒷면을 인쇄했다. 이 같은 방법으로 5만원권 지폐 9장을 위조한 A씨는 며칠 뒤 택시에서 요금을 위조지폐로 지불했다. 이후 칵테일바와 카페 등에서 7번이나 위조지폐를 더 사용한 A씨는 결국 수사기관에 덜미가 잡혔다.
2일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11월까지 발생한 위조지폐 관련 범죄(기타통화에관한죄)는 146건이다. 2021년 한 해 동안 발생한 위조지폐 관련 범죄(118건)보다 23.7% 늘어난 수치다. 위조지폐 관련 범죄는 2019년 374건, 2020년 234건, 2021년 118건으로 최근 3년간 꾸준히 줄어드는 추세였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1월 ‘2021년 위조지폐 발견 현황’을 공유하며 “코로나19 장기화 등으로 대면 상거래 목적의 화폐 사용 부진이 지속됐다”고 위조지폐 감소의 이유를 설명했다.
경찰은 이들이 함께 운영하는 경기 수원의 옷가게에서 위조지폐 제조에 사용한 복합기와 노트북, 3억원 상당의 위조지폐를 추가로 발견했다. 이들은 경찰에 “인터넷에서 위폐 제조 방법을 찾아보고 전달 초순부터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달 11일에도 전북 완주의 한 약국에서 “위조지폐를 받았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경찰에 체포된 태국 국적의 불법체류자 2명은 “경기도의 한 마사지 가게에서 일하면서 손님에게 받은 돈인데 위조지폐인 줄 몰랐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전문가들은 경기 불황 등이 위조지폐 범죄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고 보고 있다.
송재룡 경희대 교수(사회학)는 “어려운 상황을 극복할 수 있는 수단과 방법을 취하기 어려워지면 일부 사람들은 비도덕·비윤리적인 수단과 방법을 찾는다”며 “위조지폐를 만들고 쓰는 행위도 그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이어 “정교한 복합기 등도 (예전에 비해) 보급이 많이 됐다”며 “위조지폐를 만들 수 있는 기술을 손쉽게 취할 수 있는 것도 원인”이라고 덧붙였다.
이희진 기자 hee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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