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동정담] '부동산공포'와 마주하기
새해 경제 전망은 비관론 일색이다. 코로나가 한창이던 작년과 재작년보다 경기 침체 우려가 커졌다. 미국발 금리 인상 충격 때문인데 특히 부동산시장 붕괴는 한국뿐 아니라 미국과 유럽, 홍콩 등 전 세계가 마주한 리스크다. 뉴욕타임스는 "2023년 주택시장은 파티가 끝난 다음날 아침과 같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팬데믹 이후 시중에 돈이 너무 많이 풀려 집값이 급등한 미국에선 금리 인상 충격에 거래량이 급감하고 월세가 떨어지기 시작했다. 부동산정보업체 레드핀은 새해 미국 집값이 평균 4% 하락할 것으로 예측했다. 2011년 이후 최대 하락폭이다. 영국도 비슷한 상황이다. 글로벌 부동산서비스회사 존스랭라살은 올해 영국 집값이 6%, 부동산 운용사 새빌스는 10%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미국과 영국의 대다수 조사기관들은 이번 부동산 위기가 2008년 금융위기 직후와 같은 버블 붕괴까지는 가지 않을 거라고 전망한다. 그 근거 중 하나로 미국 내 전문가들은 집값이 대출원금을 밑돌아 은행에 압류된 비율이 여전히 1%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통계를 든다. 금융위기 직후엔 이 비율이 4%를 넘었다. 우리나라도 그동안 LTV, DTI 규제를 적용하면서 집값이 대출원금을 밑돌고 경매물건을 양산하는 악순환 소지를 차단했다. 미국 내 부동산 조사기관들은 또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정책과 맞물려 하반기엔 대출금리가 하락 전환할 것으로 예상한다. 한국은행도 상반기 내로 기준금리 인상이 멈출 거라는 게 시장의 대체적인 전망이다. 영국은 고용 상황이 양호하고 주담대 대부분이 고정금리인 점 등이 부동산 시장 '버팀목'으로 꼽힌다. 한국 실업률은 2%대 초반으로 다른 선진국들보다 양호하고 고정금리 주담대 비중도 석 달째 70%를 넘고 있다.
대출을 끼고 집을 산 주택 보유자들은 올해 어느 때보다 허리띠를 졸라매야 할 듯하다. 하반기로 갈수록 상황이 나아질 거라는 각국 전문가들의 낙관론이 작은 위안이 될 수 있다.
[박만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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