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1등 소믈리에의 와인 꿀팁은

홍성용 기자(hsygd@mk.co.kr), 이승환 기자(presslee@mk.co.kr) 2023. 1. 2.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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亞 경연 최정상 오른 한희수씨
1990년 이후 첫 여성 우승자
보르도 와인전문학교 졸업후
23살부터 현장에서 기본쌓아
"와인 고르기 성공하려면
입맛 파악, 가격대 특정부터"

"가격이 3만원대인 와인이라도, 지금 당장 내가 마시고 싶을 때 마실 수 있고, 나에게 맛있다면 그게 바로 좋은 와인입니다."

롯데백화점이 지난해 8월 영입한 한희수 소믈리에(사진)는 "30만·50만원짜리 값비싼 와인도 15년을 묵혀 둬야 와인의 진면목이 드러난다면 지금 당장 즐기고픈 나에게 좋은 와인이 아니다"며 "내가 마시고 싶을 때 맛있는 와인이 가격과 상관없이 좋은 와인"이라고 설명했다.

한 소믈리에는 지난해 12월 베트남 호찌민에서 열린 '제8회 프랑스 와인 아시아 소믈리에 경연대회'에서 1등을 거머쥐며 아시아 최정상의 자리에 본인의 이름을 새겼다. 프랑스 정부가 만든 브랜드 '테이스트 프랑스'가 주관하는 이 대회는 1990년 첫 대회 이후 소믈리에 경연대회 중 가장 이름 있는 대회다. 이 대회에서 여성 소믈리가 우승을 차지한 것은 한 소믈리에가 최초다.

와인으로 유명한 프랑스 보르도 지역의 '카파 포르마시옹' 와인 전문학교를 졸업한 한 소믈리에는 23세 어린 나이에 SPC그룹 외식사업부에 입사했다. 이후 롯데백화점에 합류하기 전 4년 동안 SPC그룹의 28개 레스토랑 전체를 관리하는 헤드 소믈리에직을 맡아 업력을 키웠다. 그는 5만~10만원대 와인이라면 소비자 관점에서 양질의 와인이라고 치켜세웠다. 한 소믈리에는 "선물을 받았을 때 기분 좋은 5만~10만원 사이 가격 와인이 한국 시장에 정말 많다"며 "좋은 와인을 분별하는 데 가격은 큰 문제가 아니다"고 덧붙였다.

먹기 좋은 와인을 고르기 위해서는 본인 취향을 간파하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한 소믈리에는 "소주, 맥주, 위스키 중 무엇을 즐겨 마시는지 등 평상시에 자신이 즐기는 주종을 보고 와인 취향을 유추할 수 있다"고 밝혔다.

에일맥주를 즐겨 마신다면 깊이 있는 청량감을 즐긴다고 유추할 수 있고, 위스키를 좋아한다면 높은 알코올 도수에 저항감이 없다고 생각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 소믈리에는 "에일맥주라면 자주 마시는 게 밀맥주인지, 앰버맥주인지, 흑맥주인지에 따라 어떤 보디감을 선호하는지 추측할 수 있다"며 "꽃향기가 나는 상큼한 제품을 좋아한다면 플로럴한 향이 나는 와인을 더 선호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소주를 즐기는 사람 중에 '처음처럼' 소주를 즐기다가 최근에 '새로' 소주로 바꿨다면 아마도 미세한 단맛을 덜 좋아하고 드라이한 제품을 찾는 것일 확률이 높다"며 "그럼 단맛은 덜하고 드라이한 와인을 추천받을 수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과일향이 나는 청량한 스타일의 와인, 가격대는 5만원대 미만'이라고 얘기해야 더 적절한 와인을 추천받을 수 있다는 얘기다.

음식에 궁합이 잘 맞는 와인을 고를 때(페어링)는 요리법에 따라 선택하는 와인이 달라질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와인을 페어링할 때 보통 '색깔 대 색깔'로 생각하면 좀 쉽다. 육류가 빨간색이니까 레드와인, 생선은 하얀색이니까 화이트와인과 먹는 것이다. 음식 색깔이 노란빛이라면 보통 화이트와인을 고르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한 소믈리에는 "똑같은 생선구이도 레몬즙만 가볍게 뿌려 내서 참숯에 구운 도미와, 버터를 잔뜩 넣어 팬에 구운 도미는 완전 다른 음식"이라며 "상큼한 레몬즙의 도미는 오크를 사용하지 않은 청량한 스타일의 화이트와인과 어울리고, 버터를 풍부하게 넣은 도미는 그 풍미와 보디감을 잡아줄 동급의 풀 보디감의 화이트와인이 필요한 것"이라고 조언했다.

'빈티지'(연도)는 반드시 오래된 게 더 좋은 건 아니라고 했다. 한 소믈리에는 "2017년 보르도 지역에 냉해가 있었다. 그럼 2018년 와인이 더 좋은 상품"이라며 "코르크 마개 대신 스크루 캡을 쓰는 이유는 더 저렴한 상품이라서라기보다 와인이 가지고 있는 신선함을 잘 보관하기 위함이다. 지금 당장 마시기 좋은 와인이라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홍성용 기자·사진/이승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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