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묘년 새해엔 슬기로운 토끼처럼 건강관리 해볼까?

지혜로운 토끼처럼 미리 습관 고쳐 건강한 삶 이어가야
걷기·달리기 등 유산소 운동 실시…‘채식 위주’ 식단 짜기
‘적정체온 관리’로 면역력 유지해야…‘혈자리 지압’도 좋아

토끼는 십이지 동물 중 네 번째로 성장과 번창, 풍요를 상징한다. 특히 토끼는 영리하고 기민한 동물로 잘 알려져 있다. 사진은 2023년 계묘년을 맞아 서울 월드컵공원에 설치된 토끼 조형물. 자생한방병원 제공

 
2023년 새해가 시작됐다. 올해는 검은 토끼의 해인 ‘계묘년(癸卯年)’이다. 토끼는 십이지 동물 중 네 번째로 성장과 번창, 풍요를 상징한다. 특히 영리하고 기민한 동물로 잘 알려져 있다. 

새해를 맞아 열심히 운동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갑자기 운동 강도를 높이거나 생활 패턴을 바꾸는 등 무리하는 사람이 있는데 오히려 건강에 좋지 않을 수 있다. 

따라서 지혜로운 토끼처럼 미리미리 습관을 고쳐 건강한 삶을 이어나갈 수 있도록 하는 게 좋다. 토끼처럼 건강하게 살아가는 데 도움이 되는 생활습관들에 대해 알아보자. 

2일 의료계에 따르면 현대인의 바쁜 삶을 살아가기 위해서는 ‘기초 체력’을 기르는 것이 우선이다. 신년에는 깡충깡충 부지런히 뛰어다니는 토끼처럼 건강을 위해 걷기와 달리기, 자전거 타기 등 유산소 운동을 시작해 보자. 특히 달리기와 걷기는 심폐 기능을 강화하고 혈액순환을 도와 만성질환을 예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표적 유산소 운동인 달리기·걷기는 만성질환을 예방하는데 도움된다. 게티이미지뱅크

 
미국 로렌스 버클리 국립연구소 연구팀이 규칙적으로 달리기 하는 사람 3만3000여명과 걷기 운동을 하는 사람 1만5000여명을 6년간 관찰한 결과, 달리기는 고혈압 발생 위험률을 4.2%, 당뇨병과 심혈관 질환 위험을 각각 12.1%, 4.5% 낮추는 것으로 나타났다. 걷기 운동은 각각 7.2%, 12.3%, 9.3%를 낮춰 달리기보다 효과가 더 컸다. 

운동의 강도와 실천시간도 중요하다.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한국인을 위한 신체활동 지침서’에 따르면 걷기 같은 중강도 운동은 일주일에 150분 이상(주 5회 30분), 달리기 등 고강도 운동은 75분 이상(주 3회, 25분)으로 각각 권고하고 있다. 이때 운동 시간을 계산해 달리기와 걷기를 병행하는 인터벌 운동을 실시하면 더 효과가 커진다. 

하지만 바르지 못한 자세로 달리기·걷기 운동을 하게 되면 척추·관절에 체중이 불균형하게 쏠려 부담을 안기고 통증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운동 중 허리나 무릎 등에 지속적으로 통증이 발생한다면 즉각 운동을 중단하고 진료를 받아야 하는 이유다.

자생한방병원 이남우 원장은 “유산소 운동은 혈액순환에 도움이 되고 체지방 감소를 통한 체중관리에 효과적”이라면서 “하지만 요즘처럼 쌀쌀한 날씨에 야외 운동은 근육을 수축시켜 통증을 야기할 우려가 있어 철저한 준비운동도 빼놓아서는 안 된다”라고 조언했다. 

채식 위주 식습관은 체중감량 및 만성질환 예방에 효과적이다. 게티이미지뱅크

 
또한 초식동물인 토끼는 당근을 비롯한 각종 야채들을 주식 삼아 섬유질 위주로 식사한다. 섬유질은 장 건강을 활성화시키고 체내 노폐물 배출을 촉진해 비만, 고혈압 등에 시달리는 현대인들에게 필수적이다. 신년 건강을 위해 토끼처럼 채소와 통곡물 등 섬유질 식단의 비중을 높이면 각종 만성질환 예방에 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특히 만병의 근원인 비만은 고혈압과 당뇨를 비롯해 암 등의 발병률을 높인다. 우리나라는 서구화된 식습관으로 인해 최근 비만 인구가 늘고 있는 추세다. 실제 국민건강통계에 따르면 국내 비만율은 2010년 30.9%에서 2020년 38.3%로 증가했다. 

비만 탈출을 위해서는 채식 위주의 식단을 구성해야 한다. 채식은 체중 감량에 효과적일 뿐 아니라 혈당 수치를 낮추는 데 좋다. 하지만 채식만 할 경우 고르지 못한 영양섭취로 인해 건강에 해로울 수 있어 단백질과 탄수화물 등 필수적인 영양소 섭취량도 두루 살피는 것이 현명하다. 또 규칙적인 식사시간 준수, 과음·과식 절제 등의 습관도 좋은 건강법이다. 

운동과 식단관리도 중요지만 평소 생활습관이 평생의 건강을 좌우한다. 정온동물인 토끼의 습성은 올바른 건강 생활습관을 돌보는 데도 도움을 준다. 바로 토끼의 길고 큰 귀를 통해서다. 

큰 귀로 체온을 조절하는 토끼처럼 사람도 체온 관리가 건강의 지름길이다. 연합뉴스

 
토끼 귀는 뛰어난 청력보다는 체온을 일정하게 유지하기 위한 도구다. 온몸이 털로 뒤덮인 토끼는 땀샘이 없고 열이 많아 추위를 잘 타지 않지만 더울 때는 혈액을 얇은 귀로 보내 열을 발산시켜 체온을 효과적으로 낮춘다.

하지만 인체는 추위와 더위에 매우 민감한 만큼 항상 체온유지 및 관리가 필요하다. 체온이 1도 떨어질수록 면역력은 30%가량 낮아지는 것으로 알려진 만큼 적정 체온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계절별 옷차림에 신경 써야 하는 이유다. 

한의학적으로 체내 한기가 머물게 될 경우 혈액이 정체되는 증상인 어혈을 야기해 원활한 신진대사를 방해한다. 이는 특히 생리불순, 자궁질환 등 여성질환의 주요 원인이 되기도 한다. 무엇보다 몸의 중심이 되는 복부를 항상 따뜻하게 유지하면 내부 장기의 기능과 척추건강 유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별주부전 설화에 등장하는 토끼는 용왕 앞에 끌려가도 살아남을 정도로 지혜롭고 임기응변이 탁월한 동물로 그려진다. 올해 ‘공부’와 ‘자기개발’을 새해 목표로 세운 이들이 많을 것이다. 하지만 바쁜 하루 일과만으로도 녹초가 되기 일쑤인 만큼 빠른 두뇌회전을 위한 지압법 숙지를 추천한다. 

머리의 혈액순환과 피로 해소에 효과적인 ‘태양혈’(좌), ‘풍지혈’(우). 자생한방병원 제공

 
태양혈(太陽穴) 지압법은 머리의 혈액순환을 촉진시키고 피로를 해소하는 데 좋다. 태양혈은 눈과 귀 사이의 지점으로 음식을 씹을 때 따라 움직이는 부분이다. 이곳을 5초간 10회 정도 지그시 눌러주면 된다. 

또한 풍지혈(風池穴) 지압은 머리를 맑게 해 집중력 향상에 효과적이다. 풍지혈은 목 뒤 중앙에서 양쪽으로 1.5cm 정도 떨어져 있다. 하루 3번 10초씩 검지나 엄지로 자극해주면 좋다. 

한의학에서는 육체적 피로감이 집중력·기억력에 악영향을 주는 증상을 기력이 부족한 ‘기허(氣虛)’의 일종으로 보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한약 치료를 실시한다. 대표적으로 황제의 약이라고도 불리는 공진단은 면역력 증진, 피로 회복과 집중력 향상에 효과적이다. 

자생한방병원 척추관절연구소가 SCI(E)급 국제학술지 ‘영양소(Nutrients)’에 게재한 연구논문에 따르면 공진단이 노화를 억제하는 ‘시르투인1’ 유전자를 활성화시켜 신경세포 보호와 성장을 촉진한다는 것이 최초로 확인되기도 했다.

이 원장은 “새해 거창한 건강 목표를 잡고 갑자기 심한 운동을 한다거나 생활 패턴을 바꾸는 등 무리하는 것보다 차근차근 건강에 도움 되는 생활습관을 만들어 가는 것이 중요하다”며 “‘건강은 배려하는 마음에서 나온다’는 말이 있듯 올해부터는 자신의 몸을 위한 배려로 건강한 삶을 시작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승구 온라인 뉴스 기자 lee_owl@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