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새 외교 투톱 전면에…'대미 강경' 전랑외교 예고

강민경 기자 2023. 1. 2.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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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핵심 이익" 놓고 더 강경한 발언 이어갈 듯
'늑대 전사' 친강, "대만 독립시 미중 군사충돌" 발언 다시 주목
5일(현지시간)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열린 아세안 외교장관 회의 중 동아시아정상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 로이터=뉴스1 ⓒ News1 박기현 기자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중국의 외교를 이끄는 두 사령탑이 교체됐다. 왕이(70) 전 외교부장은 외교라인 최고직인 공산당 외교담당 정치국원으로 한 발짝 올라섰고, 이른바 '전랑 외교'의 상징격인 친강(56) 전 주미대사는 외교부장으로 발탁됐다.

두 인물 모두 중국의 행보를 비판하는 서방 국가들을 향해 날카로운 발언을 쏟아낸 강경파 외교관들로, 향후 중국의 대미 외교가 더욱 공세적인 성향을 띨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시진핑 대신 세계 누비던 왕이 "외부세력 간섭 반격" 강경입장 재차 확인

중국 공산당의 외교담당 정치국원은 우리 국가안보실장,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카운터파트'에 해당하는 자리다. 외교부의 수장은 외교부장이나, 중국은 당을 중심으로 돌아가기 때문에 실질적인 외교 지도자는 외교담당 정치국원이 맡는다.

왕이 정치국원은 지난 1일 외교정책 실무를 관장하는 중앙 외사공작위원회 판공실 주임 자리에도 올랐다. 중국 공산당 이론지 추스의 2023년 신년호에 해당 직함으로 외교 방침에 관한 논문을 게재하면서 겸직 사실이 확인된 것이다.

외사공작위 판공실 주임은 정년 퇴임을 앞둔 전임자 양제츠 전 정치국원이 맡던 직책이기도 하다. 왕 정치국원은 논문에서 대만문제를 "중국의 핵심 이익 중에서도 핵심"이라고 표현하며 "외부 세력의 내정 간섭에 결연히 반격한다"는 입장을 재차 확인했다.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15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발리의 누사두아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 중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회담을 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올해 70세인 왕 정치국원은 '7상8하' 즉, 67세까지는 유임하고 68세부터 물러난다는 중국 공산당 지도부의 관행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10월 제20차 공산당 당대회에서 중앙정치국원에 포함됐다.

그는 1982년 외교부에 입부해 2004년부터 2007년까지 주일 대사를 지냈고, 2008년부터 2015년까지 국무원 대만사무판공실장 등의 요직을 거치면서 중국의 가장 까다로운 외교 문제들을 최전선에서 다뤄 왔다. 2013년부터 2022년까지 무려 9년간 외교부장에 재임했다.

외교 전문매체 포린폴리시(FP)는 왕 부장이 재임 기간 국제기구에 대한 중국의 시각을 비판적으로 전환하고, 인권과 주권 문제, 해외 원조 등 서방이 옹호하는 많은 가치 기반 문제에 직접적으로 도전해 왔다고 평가했다.

왕 부장은 특히 코로나19 유행 당시 시진핑 주석이 국내에 칩거하는 동안 그를 대신해 중국의 중남미와 중동, 아프리카 등지의 동맹국과 협력국들을 누비는 대리인 역할을 했다. FP는 그가 과장스러운(larger-than-life) 성격으로 알려져 있다는 후문을 전했다.

친강 미국 주재 중국 대사. 사진은 친 대사가 중국 외교부 산하 정보국 국장 시절 수도 베이징에서 열린 한 행사에서 연설을 하고 있는 모습 2013.12.15 ⓒ AFP=뉴스1 ⓒ News1 정윤미 기자

◇중국의 '늑대 전사' 친강, 강성발언 이어갈까 주목

친강 신임 외교부장은 지난해 12월30일 임명되며 왕 정치국원으로부터 바통을 이어받았다. 그는 중국의 성장한 경제력과 군사력을 바탕으로 무력과 보복 등 공세적인 외교를 말하는 '전랑 외교'를 대표하는 인물이다. 전랑이란 중국의 인기 애국주의 영화 '특수부대 전랑'에 나오는, 힘으로써 상대를 위협하는 늑대 전사를 말한다.

친 부장은 젊은 만큼 소셜미디어(SNS) 사용에도 능숙하며 트위터에서만 25만명의 팔로워를 거느리고 있다. 그는 여러 채널을 통해 '중국의 입'으로서 자국의 입장을 강경하게 표명했다. 간혹 지나치게 공격적인 발언으로 논란을 만들기도 했다. 2021년 8월 주미대사 시절엔 미국 관리들과 화상회의를 하며 "의견차를 해결할 수 없다면 미국은 제발 입을 닥치라"고 일갈하기도 했다.

인도 매체 리퍼블릭월드는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이달 중국을 방문하는 가운데 미국과의 관계를 관리하는 것이 친 부장의 과제라고 분석했다. 여기에 러시아와 북한 등 반미 전선을 구축할 전략적 파트너들과의 관계도 다져야 한다.

중국 북동부 톈진 출신인 친 부장은 2014년부터 2018년까지 외교부에서 의전 담당관을 지내면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눈에 든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중국 외교부 대변인을,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는 외교부 부부장직을 지냈으며 2021년 여름 주미 중국대사로 부임했다.

그는 특히 대만 문제와 관련해 한치도 물러설 수 없다는 입장을 여러 번 표명했다. 그는 지난해 1월 미 공영라디오방송 NPR에 출연해 "대만이 독립의 길을 간다면 미국과 중국이 군사적으로 충돌할 가능성이 크다"면서 날을 세웠다. 외교부장을 맡은 이후에도 강성 발언을 이어가며 강대강 대치 국면을 조성할 이목이 집중된다.

past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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