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D 프린트로 조각한 앵무새
벼락스타 된 작가 이상수
15일까지 예화랑 개인전
하루아침에 거짓말처럼 인생이 바뀌기도 한다. 이상수 작가(40)는 20년을 조소작업에 매달린 무명작가였다. 작년 봄 출품한 아트페어에선 작품을 1점도 팔지 못했다. 연말까지만 작업을 하고 미술계를 영영 떠날 생각을 했다. 당근마켓에 작업 장비도 팔 생각을 하고 있었다.
지난해 10월 12일, 아침에 일어났더니 인스타그램 구독자 수가 수천 명이 늘어 있었다. 해외 웹진 '콜로설(colossal)'에서 그의 작업을 소개한 것이었다. 작업에 대한 문의 메일이 왔을 때도 기대 없이 답장했지만 이 우연한 '발견'이 그를 일약 스타로 만들었다. 한 달 만에 구독자가 수만 명이 늘고 작업 의뢰가 이어지더니 개인전까지 열게 됐다. 서울 강남구 가로수길에 자리한 예화랑의 3층 전시장을 채운 전시 'Drawing in the air'가 탄생한 사연이다. 1월 14일까지 열리는 전시장에는 동물원처럼 귀여운 색색의 동물 조각이 가득하다. 제프 쿤스가 풍선으로 동물을 만든다면, 그는 플라스틱 레진으로 동물을 만든다. 최소한의 선으로 마치 드로잉한 것처럼 동물의 형태가 날렵하다. 길쭉한 사각 파이프를 손으로 꼬아 묶은 것 같은 조각. 비결은 3D프린팅이다. 최근 만난 작가는 "어린 시절 회화 작가가 꿈이었는데, 조소의 길에 들어서 20년을 매달렸다. 좀 더 회화적으로 보이고 싶은 조각을 만들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횃대에 앉은 앵무새, 기지개를 펴는 샴고양이, 머리를 맞댄 플라밍고 등은 출력한 플라스틱을 매끄럽게 가공하고 채색해 만들었다. 그는 5년 전부터 3D 설계 프로그램으로 가상공간에 드로잉을 하는 작업을 해왔다.
[김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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