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빅3 수장 위기 예상은 같지만 해법은 달라

신동빈 롯데회장 "변화와 혁신으로 ‘새로운 롯데’ 건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고객·상품에 집중 '기본' 강조"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 "남이 가는 길보다 우리만의 길 찾아"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

롯데와 신세계, 현대 등 국내 유통 3사 수장들이 위기 돌파에 다른 해법을 제시해 관심이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끊임없는 '변화와 혁신'을,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기본'을 꼽았으며,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은 '나만의 길'을 선택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와 신세계 그리고 현대백화점 등 유통 3사는 '계묘년' 새해 시무식을 갖고 신년사를 각각 발표했다. 우선 신 회장은 “새로운 영역의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끊임없이 변화하고 노력해야 한다”며 “단순히 실적 개선에 집중하기 보다 기존의 틀을 깨부수고 나아가겠다는 의지가 중요하다"며 임직원 개개인의 끊임없는 혁신을 강조했다.

활기차게 도약할 수 있는 역동적인 마음가짐과 유연한 사고를 가질 수 있는 기업문화에도 관심을 보였다. 신 회장은 “조직 내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젊은 리더십과 외부에서의 새로운 시각을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마인드도 필요하다”며 “도전 과정에서 혹여 어려움에 봉착한다 해도 그 속에서 또 다른 인사이트를 찾는 유연한 사고를 갖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반면 정 부회장은 신 회장과 생각이 조금 다르다. 정 부회장은 '위험과 위기 도약의 자산은 기본'이라며 ‘기본’을 강조하는 메시지를 신년사에 남겼다. 정 부회장은 고물가·고환율·고금리 시대에 “고객과의 접점이 큰 리테일 비즈니스는 더 큰 위기에 직면하게 될 것이며 이럴 때일수록 다시 ‘기본’으로 돌아갈 것”을 주문하며 “‘기본’의 핵심은 ‘고객’과 ‘상품’이며 '고객에 대한 광적인 집중'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조직 관리 측면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위기의식으로 철저하게 무장돼 있어도 위기는 찾아오기 마련”이라며 “위기는 어떻게 대처 하느냐에 따라 오히려 기회가 되기도 한다”고 위기대응에 대한 관점 변화를 임직원에 촉구했다. 그러면서 “불이 나면 누구의 책임이냐 등의 얘기를 하기보다 먼저 불을 끄는 게 우선”이라며 “발생한 위기를 진정성 있게 돌아보고 다시는 반복되지 않도록 대응 방식도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은 “글로벌 경기침체와 인플레이션, 수요 둔화 등 대내외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이 증폭되고 비즈니스 패러다임의 변화 주기가 빨라지는 ‘격변의 시대’를 맞고 있지만, 위기 극복의 저력을 바탕으로 고객 신뢰를 더욱 확고히 하고, 남들이 가는 길을 따르기보다 우리만의 성장의 길을 찾아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한 “당장의 이익에 집중하기보다 ‘고객이 우리의 제품과 서비스를 이용하는 이유’에 대해 본원적인 고민을 하면서, 바뀐 경영환경에 맞게 사업의 내용과 방식을 변화시켜야 생존이 가능하다”며 “고객과 시장, 경쟁자의 변화를 다양한 관점에서 바라보는 ‘리프레이밍’을 통해 우리가 놓치고 있는 게 무엇인지 잘 살펴야 한다”고 역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