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용 의자 그냥 가져가세요” PC방 사장님 눈물의 폐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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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개에 달하는 게임용 의자는 일부 중고로 내다팔고, 나머지는 무료 나눔을 결정했다.
PC방 사업자 B씨는 "게이머들이 대부분 PC에서 모바일로 넘어갔다"며 "'리그오브레전드(LoL)'나 '배틀그라운드'처럼 PC방에서 친구들과 즐길 새 대박게임이 나오지 않는 이상 PC방 창업을 권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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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현일 기자] #. 경기도 일산에서 PC방을 운영하는 41세 A씨는 지난해 12월 폐업을 결정하고 중고거래 커뮤니티에 PC방 컴퓨터와 모니터를 모조리 매물로 내놨다. 60개에 달하는 게임용 의자는 일부 중고로 내다팔고, 나머지는 무료 나눔을 결정했다.
소자본 창업 아이템으로 각광받던 PC방이 최근 5년 사이 급감하며 빠르게 자취를 감추고 있다. 특히 대학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었던 PC방이 하나 둘씩 사라지더니 지금은 대형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들이 그 자리에 들어선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이용자 감소를 1순위 이유로 꼽고 있지만 임대료·인건비 상승과 더불어 게임사에 지불하는 게임 이용료 증가, 새로운 대작의 부재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2일 발간한 ‘2022 대한민국 게임백서’에 따르면 전국 PC방 숫자는 2009년 2만1547개(통계청 기준)에 달했으나 2021년 현재 9265개(국세청 기준)로 집계됐다. 10여년 사이 절반 넘게 사라진 셈이다.
한때 PC방은 지금의 커피전문점만큼 길거리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시설이었다. 백서에 따르면 PC방 평균 창업비용은 3억원 수준이다. 매장과 설비만 갖추면 비교적 손쉽게 시작할 수 있어 30~40대 초기 창업자들의 인기 사업 아이템이었다.
그러나 최근 PC방 사업자들은 경영 악화를 호소하며 폐업에 내몰리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전국 PC방 1062곳의 지난 1년간 운영비를 조사한 결과 ‘인건비’ 비중이 41.1%로 가장 높았으며 ‘게임회사에 게임 이용의 대가로 지불하는 PC 게임 이용료(가맹비)’(26.5%), ‘임차료’(20.3%)가 그 뒤를 이었다.
조사 대상의 20.7%는 지난 2020년 대비 ‘운영비 지출이 늘었다’고 답했는데 그 원인으로는 ‘PC게임 이용료 증가’(68.5%)를 가장 많이 꼽았다. 특히 PC 보유 대수가 많은 대규모 매장일수록 ‘인건비’와 ‘임차료’ 부담이 높았다.
실제로 PC방 사업자들이 부담하는 PC 게임 이용비는 연평균 3054만원 수준이었다. 여기에 CD·DVD나 스팀(STEAM) 등 온라인 마켓에서 파일 형태의 게임 소프트웨어를 구입 및 대여하는 패키지 구입비로도 연평균 316만원을 지출한 것으로 집계됐다.
최근 치솟고 있는 매장 임대료도 부담을 키우는 요소로 지적된다. 백서에 따르면 PC방 평균 월세는 200만원 수준이다.
체감하는 경영 상황이 악화됐다고 응답한 PC방들을 대상으로 주요 원인을 조사한 결과 ‘고정비용 상승’(57.9%)이 가장 높았다.
이외에도 ‘고객 성향 변화’(27.1%), ‘좋은 콘텐츠 부족’(5.6%) 등을 원인으로 꼽았다.
PC방 사업자 B씨는 “게이머들이 대부분 PC에서 모바일로 넘어갔다”며 “‘리그오브레전드(LoL)’나 ‘배틀그라운드’처럼 PC방에서 친구들과 즐길 새 대박게임이 나오지 않는 이상 PC방 창업을 권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joz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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