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경제 견인차에서 근심거리가 된 중국...‘위드코로나’ 전환에도 여전히 먹구름

이종섭 기자 2023. 1. 2.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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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를 맞은 지난 1일 중국 구이저우성 퉁런시의 한 슈퍼마켓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신화연합뉴스

중국 광둥(廣東)성 선전(深圳)시의 한 완구업체는 지난달 전체 직원의 약 90%가 코로나19에 감염됐다. 급격한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공장을 제대로 가동할 수 없는 상황이 된 것이다. 이 업체 관계자는 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2주 만에 거의 모든 직원이 코로나19에 감염됐다”며 “노동력 부족으로 지난달 25일 납품할 예정이던 한국 고객사 주문을 이번 달로 연기할 수 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중국이 경제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3년 가까이 유지해 온 ‘제로(0) 코로나’ 정책을 포기하고 ‘위드 코로나’로 전환했지만 경제 상황은 좀 처럼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중국 국가통계국이 지난달 31일 발표한 12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7.0으로 전달(48.0)보다 1.0포인트 낮아져 코로나19 발생 초기인 2020년 2월(35.7) 이후 최저치를 나타냈다. 제조업 PMI가 50 아래면 경제가 위축 국면에 있는 것으로 본다. 지난달 전격적인 방역 완화 조치 이후 코로나19 감염자가 급격히 확산하면서 오히려 경기가 더욱 위축됐음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중국 경제는 지난해 코로나19 확산과 그에 따른 반복적인 봉쇄 조치로 큰 충격을 받았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 국내총생산(GDP)이 120억위안(약 2경2020조원)을 돌파해 명목 성장률이 최소 4.4%를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지만 실질 성장률은 3%대에 그칠 것이란 전망이 많다. 이는 지난해 중국 정부가 제시한 성장률 목표 5.5% 안팎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새해 들어서도 경제 전망은 그리 밝지만은 않다. 지난달 방역 완화 이후 급격히 확산되고 있는 코로나19 감염의 파고를 아직 넘어서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공정원 연구진은 최근 의학저널 ‘프론티어스 오브 메디슨’에 게재한 논문에서 베이징과 상하이, 광저우(廣州) 등 주요 대도시들은 코로나19 확산의 정점이 끝나가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이번 달 춘제(春節·설)를 전후해 노인 인구가 많고 의료시설이 열악한 농촌과 중소도시로 코로나19가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또 춘제 연휴를 마치고 귀성객들이 복귀하는 2월 말에서 3월 중순까지는 중국 전역에서 감염 파고가 이어질 수 있다는 게 방역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1일(현지시간) 미국 CBS 방송에 출연해 올해 세계 경제의 3분의 1이 불황에 빠질 것이라면서, 특히 중국의 ‘위드 코로나’ 이후 혼란 상황이 세계 경제 성장을 더 끌어내릴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경제 전문가들은 중국의 올 1분기 경제성장률을 1% 미만으로 전망한다. 캐피털 이코노믹스 애널리스트들은 중국 1분기 경제성장률을 0.8%로 내다봤고 HSBC 이코노미스트들은 0.5%의 성장률을 예상했다.

전문가들은 다만 중국이 코로나19 감염 물결을 넘어선다면 2분기 또는 하반기에는 경제 회복과 반등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한다. 위샹룽(餘向榮) 씨티그룹 중국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블룸버그통신에 “중국 정부는 가능한 빨리 감염의 높은 파도를 통과하는 접근법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며 “빠른 정책 전환은 경제 회복으로 가는 길이며 코로나19가 올해 연간 경제성장률에 미치는 영향은 예상보다 적을 수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 투자은행들도 중국의 방역 정책 전환에 따른 2분기 이후 경제 회복을 기대하며 성장률 전망치를 상향하고 있다. 모건스탠리는 중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5%에서 5.4%로 높였고, 골드만삭스와 노무라도 각각 4.5%와 4.0%에서 5.2%와 4.8%로 전망치를 상향했다.

베이징 | 이종섭 특파원 noma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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