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라운지] 강남 규제의 역설…강북 10% 떨어질 때 4% 하락

대출 규제 ·토허제로 급매 적어
노원 -12%·도봉 -11% 하락때
서초 -2%, 강남 -4% 절반 그쳐

[사진 출처 = 연합뉴스]

2일 한국부동산원 전국 매매가 변동률에 따르면 지난해 1월 3일~12월 26일 전국 매매가 변동률(누적)은 전국은 -7.25%, 수도권은 -9.16%를 기록했다. 서울도 -7.23%로 하락했는데 노원구(-12.04%), 도봉구(-11.79%)가 큰 하락세를 보였다.

반면 서울 서초구 -2.49%, 강남구 -4.33%, 용산구 -4.77% 등 고가 지역이 밀집한 곳은 하락세가 덜했다.

하락폭이 컸던 곳은 급매가 쏟아진 지역이었다. 노원, 도봉, 성북 등 서울 외곽 지역은 투자 매물과 처분 기한이 있는 매물이 쏟아지면서 급매로 인한 하락폭이 컸다고 분석된다.

반면 용산, 서초, 강남은 하락폭이 적었다. 그만큼 '급매물'도 적었다는 뜻이다. 대부분 아파트가 15억원 초과여서 대출금리 인상으로 인한 타격이 적었다고 분석된다. 2019년 12월부터 15억원 초과 아파트에 대한 주택담보대출 금지가 적용됐다. 15억원 초과 아파트를 사려면 대출 없이 사야 한다는 뜻이다. 규제 이후 강남에 아파트를 매수한 실거주자들은 100% 현찰로 자금을 마련한 사람들이다.

전세를 안고 사는 '갭 투자자'도 적다. 서울 강남구 압구정·삼성·청담·대치동은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실거주만 매수할 수 있다.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주택·상가·토지를 거래하려면 관할 구청장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주거용의 경우 실거주 목적으로만 이용할 수 있어 갭 투자가 불가능하다. 매입 후 2년 동안은 매매와 임대도 금지된다. 갭 투자 수요가 차단될 수 있었다. '규제'로 인해 오히려 폭락 장에서 하락이 방어된 셈이다.

송파구는 하락폭이 컸는데 이곳은 잠실동만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여 있다. 송파구는 -8.03%를 기록했다. 급매가 쏟아진 대단지 헬리오시티는 송파 가락동에 위치해 있다. 이곳은 전용 84㎡가 올해 초만 해도 20억원대였으나 현재는 호가가 16억원까지 내려갔다.

[이선희 기자]